교직원에 대한 인격모독과 성희롱 문제로 대학 구성원들에게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대구대 이재규 총장(사진)이, 총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일신문]은 오늘(5월11일자) 1면에 <이재규 대구대 총장 사퇴의사 전격표명>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총장 말을 인용해 "공인으로서 물의를 빚은데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면서 "다만, 개인적으로 약속한 2억원의 발전기금을 내고 내부적으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만큼 사퇴 시기는 8월말이나 9월초쯤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재규 총장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 총장은 [평화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퇴하겠다는 내용의 매일신문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보도에 난 사퇴의사나 사퇴시기는 매일신문 기자가 자기 생각을 쓴 것이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 총장은 또, "매일신문 기자와 어제 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그런 말(사퇴의사 표명)을 한 적이 없으며, 통화내용 가운데 상당한 부분이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그러나, 통화내용 가운데 빠진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이 보도와 관련해 나는 더 할말이 없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장과 통화하고 기사를 쓴 [매일신문] 이춘수 기자는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춘수 기자는, "어제(5.10) 오후에 이 총장과 통화한 뒤, 저녁에 다시 전화를 걸어 이 총장의 사퇴의사를 분명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 총장이 말한 사퇴시기와 관련해서는 "이 총장은 학기 말이나 그 전에 적절한 시기를 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으며, 그 말로 미뤄 사퇴시기를 '8월말이나 9월초'라고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총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언론과, 이를 전면 부인하는 총장.
누구말이 사실일까?
대구대 대학본부의 한 직원는 이와 관련해, "총장 사퇴문제가 얼마나 큰 사안인데 언론이 거짓보도를 하겠느냐"면서 "조금 부풀려진 부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자와 총장이 두차례나 통화했고, 보도 내용이 아주 구체적인 것으로 볼 때 '사실무근'이라는 이 총장의 말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또, 대구대 교수협의회 소속 한 교수는 "내일(5.12) 교수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이 총장의 퇴진여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예정인데, 이 총장이 내일 총회를 의식해 트릭(속임수)를 쓰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던졌다.
한편, 대구대 교직원노조는 지난 4월 초, 교직원들에 대한 인격모독과 성희롱,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등의 이유로 이 총장을 대구지방노동청에 고발했으며, 대구대 교수협의회도 지난 달 중순에 '이 총장에 대한 사퇴권고안'을 채택한데 이어 내일(5.12) 오후 4시에 임시총회를 갖고 이 총장의 퇴진 여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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