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령성 단장, "전반적 북남관계 후퇴했다"

평화뉴스
  • 입력 2004.02.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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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다운 협력 단 한 건도 없었다"...분기점에 선 남북관계 "민족공조" 촉구




◇ 4일 오전 13차 남북장관급회담 1차 전체회의에서 북측의 김령성 단장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중한 내용으로 기조발언을 한 것으로 조선신보가 보도했다.

"6.15공동선언에서 천명된 우리 민족끼리의 리념을 존중하지 않고 북남 관계를 지금과 같이 계속 빈말로만 굼때려 한다면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측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13차 남북장관급회담 첫 전체회의에서 지난 1년간의 남북간의 교류협력 사업을 평가하면서, 남측의 입장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측 신언상 회담 대변인이 기자브리핑을 통해 전한 것보다 훨씬 강도 높은 것으로 북측 김령성 단장은 서울 도착 후 줄곧 남북경협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4일자는 북측 김령성 단장이 기조발언을 통해 "지난 1년간 북남사이에 협력다운 협력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며 남측에 "우리 민족끼리의 근본리념에 충실했다고 볼 수 없다 등의 강한 불만을 표시하였다"는 내용의 발언 요지를 실었다.

"앞으로 6개월간 남측 입장과 태도 지켜보겠다"

기자들에게 비공개된 기조 발언에서 김 단장은 남측이 미국의 남북관계조절 요구를 일축하지 못했으며,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도 저버렸다고 간주한다며 "우리는 쌍방의 합의사항을 존중하여 개성공업지구관련법을 제정하여 세상에 발표하는 등 우리가 할 바를 다하"였으나 남측이 "개성공업지구건설을 비롯하여 경제협력과 관련한 쌍방사이의 합의사항을 신의있게 리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금 개성공업지구건설사업은 말로만 일관하고 시간이나 보냈으며 아무런 결과도 없이 중단상태에 빠진 금호지구 경수로 건설의 전철을 밟고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결국 남측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고립압살정책에 참여하고있다는 증거로 될 뿐"이며 이 때문에 경추위 발족의 전제가 되었던 전력협력문제, 해운협력 합의서가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더욱이 유감스러운 것은 개성공업지구 건설을 책임지고 추진하기로 약속한 귀측이 오히려 이 건설에 제동을 걸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족공조인가 외세공조인가"


김령성 단장은 "모든 사실은 지난해 경제협력분야를 비롯하여 전반적 북남관계가 진전된 것이 아니라 후퇴하였다는 것을 보여주고있다"며 "이런 것을 협력이라고 할 수 없으며 또 더이상 허용하지도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지난해 남북관계의 총화는 "민족공조인가 외세공조인가 하는 것이 북남관계의 전도를 좌우하는 관건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증하여 주고있다"며 남측이 "서로 자주성을 존중하고 평등한 기초우에서 외세와 이러저러한 관계를 갖는다면 구태여 그것을 문제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앞으로 6개월간 남측 입장과 태도 지켜보겠다"며 "만일 귀측이 6.15공동선언에서 천명된 우리 민족끼리의 리념을 존중하지 않고 북남 관계를 지금과 같이 계속 빈말로만 굼때려 한다면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남측에 '우리민족끼리의 이념'을 촉구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북, 민간.당국간 교류협력 질적 변화 추구

북한은 신년공동사설과 제 정당 연석회의 등을 통해 올해를 북미관계에 있어 결정적인 해로 규정하고 '우리민족제일주의' 기치 하에 '우리민족 대 미국'과의 대결구도로 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남북 민간은 물론 정부 당국간에도 '민족공조'를 실질적 실천으로 가져가려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민간차원에서는 지난달 고 문익환목사 서거 10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이 올해 남북민간공동행사에 대한 실무협의 과정에서 이같은 입장을 견지하기도 했다.


글/ 통일뉴스 송정미 기자
사진/ 통일뉴스 김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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