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 국민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

평화뉴스
  • 입력 2005.06.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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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이장희 교수...
“통일운동, 노선이 투명하고 북측과 독립적 입장 지녀야”

에 대한 토론회(6.22 경북대)[대구경북통일연대] 오택진 사무처장, [경북대] 배한동 교수, [대구여성회] 박미진 평화위원장, [한겨레] 박영률 기자(왼쪽부터)
에 대한 토론회(6.22 경북대)[대구경북통일연대] 오택진 사무처장, [경북대] 배한동 교수, [대구여성회] 박미진 평화위원장, [한겨레] 박영률 기자(왼쪽부터)

“남한 민간통일운동은 명백히 북한 노선으로부터 조직적으로나 이념적으로 독립적인 입장을 지니면서 운동을 전개햐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것은 보수 집단에 의한 공격의 빌미가 된다는 것도 항상 유념해야 한다. 통일운동 노선의 투명성은 국민적 공감과 대중성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보수적인 학자의 말이 아니다. [민화협 상임의장], [남북경협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등의 직함과 함께, 학계에서 진보적인 평화.통일전문가라 불리는 한국외국어대 이장희(법대 학장) 교수의 지적이다.

이장희 교수는 22일 오후 경북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 2회 평화통일포럼]에서, <6.16선언 이후 남북관계 변화와 민간통일운동의 방향>이란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외국어대 이장희 교수
한국외국어대 이장희 교수
이 교수는 “6.15선언 이후 남북관계와 남북경협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민간통일운동의 주도성과 역할이 더 커졌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러한 달라진 상황에 맞춰 민간 통일운동도 국민적 대중성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민간통일운동이 ‘전문성 결여’와 ‘명망가 중심의 통일운동’이라는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면서 “이제는 이런 한계를 넘어, 통일운동이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 남한의 민간통일운동이 북한의 노선으로부터 조직적으로나 이념적으로 독립적인 입장을 지녀야 하고, 이런 독립성과 노선의 투명성이 국민적 공감과 대중성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뿐 아니라 해외동포들에게 북한을 실체를 객관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는 통일교육을 강화하고, 민족화해 분위기를 왜곡하는 냉전언론에 대한 모니터를 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 교수 뿐 아니라 ‘민간 통일운동’에 대한 다른 토론자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경북대 배한동 교수는 “민화협과 통일연대 등 통일운동 단체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전국적인 분위기와 달리, 대구경북지역의 보수성과 통일에 대한 무관심을 어떻게 풀어갈지 통일운동단체들이 더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한겨레 박영률 기자는 “아직까지 통일운동이 명망가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이 있다”면서 “이런 명망가나 통일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만날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하거나 통일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여성회 박미진 평화위원장도, “여성과 여성단체가 통일운동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점이 있다”면서 “통일이 되면 여성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비롯해, 이제는 통일 이후의 문제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통일운동 현장에서 뛰고 있는 [대구경북통일연대] 오택진 사무처장은,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토론자들의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며, 그런 통일운동을 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면서 “다만, 한반도 통일문제를 얘기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런 정세에 대해 통일단체와 북한의 노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부분에서 북한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통일연대 오택진 사무처장
대구경북통일연대 오택진 사무처장
오 처장은 또, “6.15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우리의 법과 제도는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6.15선언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군의 사열을 받은 것(국보법 위반)을 어떻게 볼 것이며, 북의 남침을 전제로 한 주한미군이 통일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지를 비롯해, 변화하는 남북관계의 여러 문제를 다시 한번 짚어보고 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게 빨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이 자리에서, 초등학생 때 반공을 주제로 한 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지만, 대학생 때는 ‘국가보안법 폐지하라’는 유인물을 돌리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5개월동안 옥살이를 한 이채로운 경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토론회에 이어, ‘6.15선언 이후 지방교류협력사업의 발전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토론이 열렸는데, 경북대 평화문제연구소 문장순 연구위원의 주제발표를 비롯해 조병철(중부대 겸임교수).김진국(대구경북인의협 공동대표).김두현(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남명선(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대구경북사업본부장)씨가 남북교류협력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대구대 홍덕률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구시협의회(민주평화통일포럼]이 주최하고, [6.15 실천을 위한 남측준비위원회 대구경북본부]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의 중구협의회]가 공동 주관했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대구대 홍덕률 교수의 사회로 열린
대구대 홍덕률 교수의 사회로 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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