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로 울고 웃는 업체들

평화뉴스
  • 입력 2004.02.10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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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과 관련된 각종 속설로 인해 장례업체가 호황을 누리는 반면 윤달을 피하려는 고객들로 결혼·이사업체가 울상이다.

올해 달력을 살펴보면 음력 2월이 ‘2월 20일~3월 20일’에 이어 ‘3월 21일~4월 18일’까지 한 번 더 있다.

이 두 번째 음력 2월(3월 21일~4월 18일)이 4년마다 한번 돌아오는 음력 윤달이다.

예로부터 “윤달에 ‘수의(壽衣)’를 맞추면 부모가 무병장수 하고 이사를 하거나 결혼을 하면 나쁜 기운을 탄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또 윤 2월은 ‘공달’ 즉 ‘없는 달’이라고 해 이 때 액운이 따르기 쉽다고 믿는 묘 이장이나 묘 관리를 하는 사람이 많다.

이로 인해 수의를 미리 맞추거나 묘 이장과 관련된 문의전화로 장례업체가 반짝 특수를 노리고 있다.

9일 대구시 남구 장의사백화점의 경우 윤 2월간 묘 이장이 8건이 예약돼 있고 상담 중인 전화가 20여건에 이르고 있어 더 이상 일을 받을 수 없는 지경이다.

이 업체 김덕수(57) 사장은 “4년 전 윤달에도 평소 5배가 넘는 50여벌의 수의가 판매 됐고 올해도 이 정도는 족히 팔릴 것”이라며 “송장을 거꾸로 메달아 놔도 불운이 들지 않는다는 윤달을 기다렸다 묘 이장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예식·이사업체는 예약손님이 끊어져 울상이다.

수성구 ㅋ 예식장 예약 담당자에 따르면 윤달에는 단 한건의 예식이 잡혀 있지 않고 있으며 시내 대부분 예식장의 예약실적도 마찬가지다.

이 담당자는 “결혼 시즌이지만 윤달이라는 이유로 할인까지 해줘도 예약을 하지 않는다”며 “결혼 당사자들인 신세대들은 미신이나 속설을 믿지 않지만 정작 결혼 날을 잡는 부모들이 아직 속설을 따진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야외 촬영과 사진 등을 지원하는 웨딩이벤트업체와 청첩장 인쇄업체, 신혼여행 알선 업체도 불황을 타고 있으며 이삿짐센터도 마찬가지다.

ㅇ 익스프레스 관계자는 “‘바람든 날’로 통하는 음력 2월과 윤 2월에는 다른 달에 비해 이사를 하는 사람이 절반가량 줄어든다”며 “속설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윤달이 되면 타격이 크다”고 털어놨다.



대구신문 최태욱기자 cho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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