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교원평가를 바라고 있다”

평화뉴스
  • 입력 2005.07.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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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칼럼 48> 권만구(참학 칠곡지회장)...
"학부모들의 소박한 소망...건강한 교원들의 교육적 생각과 실천을 믿으며”

벌써 학교는 여름방학을 시작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상북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의 뿌리깊은 납품관련 비리문제가 해를 넘겨서까지 진행되어 교육개혁과 민주적이고 투명한 교육계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요구가 있었다면, 전국적으로는 무엇보다 교원평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달궈지고 있다. 여름방학을 하면서 달구었던 많은 교육개혁의 과제들은 잠시 쉬어 가는 듯하다.

그러한 수많은 과제들 중에서 여전히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 중 하나가 교원평가와 관련된 부분이다. 교원평가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 중에서 학부모가 바라보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물론 어떠한 사안이든지 찬반의 논쟁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논쟁은 좀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려는 많은 이들의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입장을 보면.
교원평가가 가져올 여러 가지 비교육적인 우려와 함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유교적 전통을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데 어찌 스승을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라는 자기검열을 의식속으로 끌여 들여 ‘교원평가’를 ‘스승평가’라는 말로 대체시켜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 자체를 불경스러운 것으로 단정짓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평소에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학생-교사-학부모’로 일컬어지는 교육의 3주체가 무색할 정도로 ‘교육을 알지도 못하는 무식하고 형편없는(?) 학부모’와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의 판단에 의한 평가를 어찌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자신들이 배운 교육학전공 교수라 하더라도 학부모라는 이름으로 만나면 ‘교육을 알지 못하는’ 학부모가 되기도 한다)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교원단체끼리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면...”

이러한 이야기 중 전자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일축시키면 되지만, 후자의 경우 여전히 학생이나 학부모를 교육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혹은 하고 싶지 않은 본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여전히 아직도 교사들 스스로가 잘못된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학부모와 학생들을 계몽의 대상으로 단정지어 ‘대상화’시키려 한다는 생각이 들어 참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평소 우리 사회의 마지막 개혁의 분야로서 교육개혁을 외칠 때 학생과 학부모가 건강한 교육의 주체로 바로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교원들. 그러나 교원 자신들이 대상이 되는 교원평가에는 여러 가지 교육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교원단체끼리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면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까지 든다. 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교육적인 입장이라기 보다는 직업인으로서 교원의 입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은 나만의 편협한 생각일까?

물론 반대하는 입장의 이야기가 모두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중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교원평가를 학부모-학생이 할 경우 악의적인 혹은 이기적인 평가로 인해 건강한 교육현장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교육행위가 위축당하고 교원들을 통제하려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학부모 입장에서도 우려하는 부분 중에 하나다. 그러나 이것은 부적적한 교사로 인하거나 비교육적 혹은 몰교육적인 행위로 인하여 학생-학부모가 당하는 고통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는 비유가 무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교원평가를 찬성하는 학부모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현실에서 부적격교사와 비교육적인 행태로 인하여 그나마 교육현장을 교육적이게 하기 위한 것으로 교원평가라는 제도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원평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최소한 교원 자신의 재교육과 자기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어 보다 나은 교육적 활동을 기대하는 것이다. 물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비교육적인 교원에 대하여는 퇴출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솔직한 입장이다.

그러나, 교원평가가 왜곡되어져 비정상적으로 시행되어 교사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일부 비교육적인 세력에 의해 학교를 장악하려는 것에 대하여는 단호히 거부하고자 하는 것은 한다.
학부모들의 소시민적 소망...“부적격교사나 비교육적 행위로 받은 아이들 상처가 줄어들기를”

학부모들은 교원평가를 기본적으로 찬성을 한다.
시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이 연구되어 제시되겠지만은 ‘교원평가’라고 하는 것 속에는 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로서 교장, 교감까지도 평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학교가 ‘교장 1인 천하’에 가까운 학교 현장을 들여다보면 교장의 학교 윤영에 대한 평가가 없는 단순한 교사평가는 아무런 소용이 없이 오히려 교사들의 건강한 교육활동들을 위축 혹은 왜곡시켜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져야할 관심들이 교장에게 집중되어 교육의 현장에서 교육이 없어지는 현상이 더욱 공고히 되어 질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학부모입장에서 바라보는 교원평가 역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다가오지만 어찌보면 대다수의 학부모들의 입장은 참으로 소시민적인 소망을 담고 있을 뿐이다. 교원단체에서 이야기하는 교원평가가 교원사회에 미칠 여러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체험적으로 겪은 부적격교사나 비교육적인 행위들로 인하여 받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상처가 그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소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교원평가를 이야기하면 무슨 한풀이를 하듯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물론 이 속에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들은 이야기까지 피를 토하듯이 토해낸다. 그러나 이러한 중에도 말을 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학부모도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이야기조차도 자신의 아이에게 무슨 피해나 입지 않을까 하는 극도의 피해의식으로 인해 말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농담처럼 학부모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자식을 학교에다 맡겨놓은 것이 죄지...”
학교의 행정이나 교사의 몰교육적인 태도나 행위를 보거나 경험하더라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말을 할 수가 없다. 이것에는 최소한 교원들의 상식을 믿고 싶지만 상식을 뒤업는 창의적인(?) 비교육적 행위로 부모들이 느끼는 비애와 모멸감은 더없이 극대화되어 간다. 그리하여 아예 체념하고 넋두리를 하는 것이다. “자식을 ... ”
“교원평가를 요구하는 것에는 건강한 교원들의 상식적이고 교육적인 생각과 실천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교원평가를 요구하는 것에는 교원 평가를 반대하는 이들의 이야기처럼 건강하지 못하고 이기저인 학부모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다 하더라도 교원평가를 요구하는 것에는 대부분의 건강한 교원들의 상식적이고 교육적인 생각과 실천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하여 교육현장이 일부 치맛바람을 부추키고 여기에 뇌화부동하여 자신의 이득만 챙기는 행태들이 없는 건강한 학교현장을 소망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리고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이 교원평가를 바라는 것은 최소한 ‘흙탕물을 일으키는 미꾸라지 한 마리’라도 연수와 재교육의 기회를 통한다면 그나마 지금보다는 물이 맑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교원평가, 쉽지 않은 우리의 과제인 것은 틀림이 없다.
학교현장을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동체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듯이 누구를 강제하거나 통제하려는 수단으로서의 교원평가가 아니라, 진정 우리의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미래의 모습이기를 바랄 뿐이다.

권만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칠곡지회장)
* 1962년 경북 칠곡군 왜관에서 태어난 권만구 회장은, 2004년부터 참학 칠곡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칠곡지역 월간지 [아름다운 세상 칠곡]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권 회장은 요즘들어 ‘지역과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글은, 2005년 7월 20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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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뉴스>는, 지역 시민사회의 건강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2004년 8월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시민사회 칼럼]을 싣고 있습니다.
7월부터는 제 4기 필진이 우리 지역 각계의 이야기를 담아 새롭게 글을 씁니다.
함께 고민하고 나눠야 할 가치를 위한 [시민사회 칼럼]에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7.4(월) 이명희(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
7.11(월) 조광현(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7.18(월) 권만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칠곡지회 회장)
7.25(월) 안미향(청소년 교육.문화센터 우리세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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