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표단, "역사상 첫 현충원 참배"

평화뉴스
  • 입력 2005.08.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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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일 오후 3시, 북측 대표단 30명 참배...
"현충원 참배 어려운 결정, 언젠가는 넘어야 할 관문"

14일 오후 3시,  분단이후 최초로 8.15민족대축전 북측대표단이 현충원을 참배했다.
14일 오후 3시, 분단이후 최초로 8.15민족대축전 북측대표단이 현충원을 참배했다.

<2신>북대표단 30명, 역사상 첫 현충원 참배
14일 오후 3시 3분 경 북측당국대표단 단장인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과 북측민간대표단 단장인 6.15북측위 위원장 등 북측 민간.당국 대표단 30명이 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했다. 60년 분단 역사상 처음이다.

북측 대표단이 현충문을 통과할 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남자가 대표단 차량을 향해 뛰어나왔다가 경찰에게 제지당하기도 했으나 차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으며, 2시 59분 경 현충원에 도착해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현충탑까지 걸어갔다.

김기남 북측 당국대표단 단장, 안경호 민간대표단 단장이 선두에 섰으며 고경석 국립현충원장과 현충과장이 나란히 서고, 김기남 단장의 뒤에는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안경호 단장 뒤에는 리충복 6.15북측위원회 부위원장이 뒤를 따랐다.

북측 당국대표단 14명과 민간대표단 13명, 기자 3명 등 모두 30명의 북측 참배단은 5열 종대로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현충탑으로 향했다. 통일부 이봉조 차관을 대표로 한 남측 대표단은 북측 대표단을 안내한 뒤 참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사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가 새겨진 현충탑 앞에서 고정식 현충원 관장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묵념"이라고 외치자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분향과 헌화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으나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참배가 진행됐다. 북측에선 참배 시 따로 분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남측에서 배려해준 것으로 보인다.

현충탑 참배를 마친 북측 대표단은 고경석 현충원장에게 국립현충원의 시설과 규모에 대해 듣고 탑승차량을 향해 걸어나갔으며, 고경석 현충원장은 차에 탑승하는 김기남 단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 단장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고 기자가 소감을 묻자 승용차 문을 열고 웃으면서 "민족의 화합을 위해 앞으로 열심히 일해주십시요"라고 당부했다.

고경석 현충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현충탑으로 향하는 북측대표단.
고경석 현충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현충탑으로 향하는 북측대표단.

안경호 북측민간대표단 단장은 기자들에게 "역사적인 장면이니까 취재경쟁이 심한 것 같다"고 말하고 고 현충원장에게 "방문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인사했다.

참배까지 걸린 시간은 5분.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북측은 무명용사와 한국전쟁 전사자들에게 참배함으로써 분단 60년간 응어리진 미움과 갈등을 푸는 단초를 마련했다.

이날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는 지난 8월 5일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당국 차원의 8.15남북공동행사 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측이 현충원 참배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전격 추진됐으며 우리 정부는 이를 '남북관계의 전환적 의미'라고 받아들이고 절차 등을 주선했다.

한편 북측 민간대표단 안경호 단장은 공항에서 "북남간 과거의 대결관습을 청산하고 화해협력을 여는데 아주 중요한 전환적 의미를 갖는 사변이다"며 "대결 잔재를 쓸어버리는데 중요한 첫 걸음이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통일부는 북측대표단의 현충원 참배에 대해 "진정한 광복을 위해 과거의 역사와 화해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진정한 화해협력의 장애였던 불행했던 과거를 미래지향적으로 해소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금번 참배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갖는 다는 점에서 "그동안 미흡했던 군사적 분야 진전에 있어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1신> 북측대표단, 14일오후 국립현충원 참배예정...림동옥, “현충원 참배 어려운 결정, 관문은 넘어야”

북측 대표단이 14일 오후 3시경부터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다. 북측은 지난 5일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당국 차원의 8.15남북공동행사 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현충원을 방문하겠다는 파격적인 의향을 전달해온 바 있다.

북측이 경찰, 임시정부요인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당시 희생당한 장병들의 시신이 안장되어 있는 현충원을 방문하는 일은 남북관계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 당국 대표 14명, 민간대표 13명, 기자 3명 등 30여명이 참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참배에 참여하는 북측 당국대표단 주요 인물은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림동옥 부위원장,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이며 민간대표단에선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 김정호 부위원장, 성자립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등이다.

남측 대표단에선 통일부 이봉조 차관 등 10여명의 대표들이 동행하며 북측 대표단을 현충탑으로 안내하는 역할만 맡고 참배는 함께 하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국립 현충원에 가면 현충문을 통과해 도열하도록 되어 있는데 거기서부터는 우리측 대표단이 분리된다”며 “참배를 같이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같이 가게 되는 것”이라 설명하고 “현장에서는 국립 현충원장과 현충원 과장이 영접을 하고 오른쪽과 왼쪽에 도열하게 된다”고 밝혔다.

절차와 관련해선 “일반적인 절차를 따르되 약간 줄여선 한다”며 “헌화, 묵념, 경례 등의 절차에서 줄어드는 것이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측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도착 직후 환담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에게 “현충원 결정은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기본은 (이념을) 초월해야 한다. 언젠가는 넘어야 할 관문이다”고 입장을 설명하고 “6.15시대에는 모든 것을 초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임동원 통일부 장관은 “낡은 대결시대로는 더 이상 안 된다”며 “6.15정신으로 잘 극복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통일부 이봉조 차관도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현충원 참배와 관련해 “남북관계에 있어 전환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오랜 분단을 거치면서 우리가 겪었던 불행했던 과거는 남북의 진정한 화해협력 발전 과정을 위해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런 점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믿음을 깔고 있다”고 정부입장을 밝혔다.

김기남 단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현충원을 참배한다는 설이 무성한 가운데, 분단이후 처음으로 현충원을 참배하는 북측 대표단의 발걸음에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길로 나아가길 바라는 국민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통일뉴스(8.15)]- 인터넷공동취재단 글.이현정 기자 / 사진.김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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