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없는 사진, 누가 찍은 것일까?"(8.9)

평화뉴스
  • 입력 2005.08.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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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비평]
매일.영남(8.3/8.5) ‘사진 출처’ 평균 35% 그쳐...
불분명한 출처, 언론 진실의 문제

사진 출처가 없는 기사...8월 1일자 매일신문(15면-경제) / 영남일보(13면-경제)
사진 출처가 없는 기사...8월 1일자 매일신문(15면-경제) / 영남일보(13면-경제)


모든 신문 기사에는 기자의 이름이 따라붙는다.
그런데 ‘사진’ 기사에는 왜 실명을 제대로 쓰지 않을까?

독자의 눈은, 깨알같은 기사보다 보도사진에 먼저 가기 쉽다.
특히, 사진 한 장이 그날 기사의 내용을 대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대구지역 주요 일간지는 보도 사진에 대해 출처를 밝히지 않는 사례가 많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은 지난 8월 3일과 5일자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를 따져봤다.
단순 인물사진과 그래픽 사진을 뺀 모든 사진에 대해 ‘출처 있음’과 ‘출처 없음’, ‘출처 불분명’으로 나눠 헤아렸다.

‘출처 있음’은 사진 설명에 [연합뉴스] 등의 사진 제공자나 기자 이름이 붙어 있는 경우.
‘출처 없음’은 사진 설명이나 기사 어디에도 사진의 제공자나 기자 이름이 전혀 없는 경우.
‘출처 불문명’은 사진과 기사가 함께 있는 것 가운데, 기사 끝에만 이름이 있어 사진 제공자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로 구분했다.

<매일신문>
- 8월 3일자 : 전체 사진 40장 / 출처 있음 14장(35%) 출처 없음 8장(20%) 출처 불분명 18장(45%)
- 8월 5일자 : 전체 사진 47장 / 출처 있음 17장(36%) 출처 없음 15장(32%) 출처 불분명 15장(32%)

<영남일보>
- 8월 3일자 : 전체 사진 51장 / 출처 있음 21장(41%) 출처 없음 18장(35%) 출처 불분명 12장(24%)
- 8월 5일자 : 전체 사진 52장 / 출처 있음 14장(27%) 출처 없음 10장(19%) 출처 불분명 28장(54%)

위 사례에서 보듯, 이들 두 신문의 ‘출처 있음’은 평균 35%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영남일보 8월 5일자는 52장의 사진 가운데 27%에 해당하는 14장만 출처를 밝히고 있다.

그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출처 불분명’은 어떨까?
매일신문 8월 3일자는 45%, 영남일보 8월 5일자는 무려 54%가 ‘출처 불분명’이다.

"취재기자가 직접 찍은 사진일까?"...8월 3일자 매일신문(8면-경북) / 영남일보(11면-경북)
"취재기자가 직접 찍은 사진일까?"...8월 3일자 매일신문(8면-경북) / 영남일보(11면-경북)


‘출처 불분명’ 가운데는, 사진 촬영자와 취재기자가 동일인이어서 기사 끝에만 이름을 붙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처 불분명’은 관공서나 기업 등에서 사진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취재기자가 사진까지 찍었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그 기자 이름을 사진 설명에 붙이는 경향이 있는데다, 무슨 행사나 홍보성 사진은 다른 신문에도 거의 비슷한 장면으로 많이 실렸기 때문이다.

특히, 관공서나 군, 기업의 공보.홍보실 등에서 제공했을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많지만, 실제로 사진 설명 끝에 관공서나 군, 기업의 이름, 혹은 사진 제공자의 이름이 찍혀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기사에는 반드시 기자 이름을 붙이면서 ‘사진’에는 왜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을까?

해당 언론사나 기자는 대부분 사진 출처를 알고 있다.
관공서나 기업이 적극적인 홍보와 언론플레이에 나서는 요즘.
그 출처를 밝히는 것이 신문사에 불명예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하지만, 이것은 ‘언론 진실’의 문제다.
독자는 기사와 사진의 출처에 ‘알 권리’가 있으며 그것은 언론의 의무다.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불분명’하게 다가가는 것은 독자들에게 진실을 속이는 일이다.

또한, 사진은 그 자체로서 기사의 가치가 있으며,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성도 있다.
보도된 사진을 다른 신문이 인용하려고 할 때는 해당 신문사에 일정한 비용을 줘야한다.
그런 경우야 거의 없겠지만, 혹 ‘제공받은’ 사진을 돈을 받고 파는 일은 없는지도 묻게 된다.

언론 스스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밝히는 것.
그것은 진실을 말하는 언론의 원칙이며 독자에 대한 의무다.
지역 신문의 변화를 기대한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평화뉴스 매체비평팀]은, 5개 언론사 6명의 취재.편집기자로 운영되며,
지역 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토론한 뒤 한달에 2-3차례 글을 싣고 있습니다.
매체비평에 인용된 기사 가운데 '기자 이름'은 편집과정에서 지웠음을 알려드립니다.
매체비평과 관련해, 해당 언론사나 기자의 반론, 지역 언론인과 독자의 의견도 싣고자 합니다.
의견이 있으신 분은 pnnews@pn.or.kr로 글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 평화뉴스(www.pn.or.kr)

(이 글은, 2005년 8월 9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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