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공조 폭넓혀 통일을 현실로 꽃피우자"

평화뉴스
  • 입력 2005.08.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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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민족대회>...'7천만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 발표
"자주평화통일의 새날 여는 열쇠는 7천만 겨레에게 있다"

15일 오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8.15민족대회'에서 남북해외가 '7천만겨레에게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했다.
15일 오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8.15민족대회'에서 남북해외가 '7천만겨레에게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했다.


"대결과 불신의 온갖 유물을 청산하고 분단시대의 낡은 제도와 관념을 개혁합시다. 7천만 겨레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위협과 군사적 대결을 반드시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합시다. 온 겨레의 단합된 역량으로 민족의 운명을 위협하는 핵전쟁의 근원을 이 땅에서 제거합시다."

15일 오전 9시 25분경 광복 60돌을 맞아 남북해외 당국과 민간대표단이 나란히 자리한 가운데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회'가 열려 평화와 민족화합을 갈망하는 '7천만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14일 개막식과 남북축구경기로 온 민족이 함께 하는 대축전의 시작을 알린 남북해외 대표단은 이날 오전 장충체육관에 모여 "이미 시작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고 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도모해 나가자"며 "어떤 장애와 난관이 앞을 가로막아도 협력과 교류를 발전시키고 민족공조의 폭을 넓혀 6.15가 보여준 통일의 설계도를 현실로 꽃피워 나가자"고 제안했다.

오전 9시 20분경 북측민간당국대표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오전 9시 20분경 북측민간당국대표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축사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기남 북측당국대표단 단장,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이 이끄는 주석단 50여명이 환호 속에 입장한 뒤 개회됐다.

6.15남측위 전북본부 이강실 상임대표, 6.15북측위 홍광성 언론분과 위원, 6.15 중국지역준비위원회 문태환 부위원장이 7천만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낭독하고 "자주, 평화, 통일의 새날을 여는 열쇠는 7천만 겨레에게 있다"는 말로 끝을 맺자 장내는 환호와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객석에 앉은 남측 참관인들이 작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 이라고 외치자 북.해외 대표단도 함께 한반도기를 높이 들고 "조국통일"을 외쳤다.

8.15민족대축전의 본 대회 격인 '8.15민족대회'에서 우리민족이 나아갈 이정표를 제시한 남.북.해외 대표단은 대표발언에서 "남과 북의 평화협력은 어떤 무기보다 든든하게 외세의 간섭과 패권주의의 도전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남)", "리념 대결의 관점에서 벗어나 민족공동의 리익을 앞세워야(북)", "외세의 간섭을 반대하고 민족의 자주적 대를 튼튼히 세워야 한다(해외)"고 강조해 민족의 번영은 '외세배격'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반세기 정전상태를 해소하고 이 땅에 평화의 시대를 열기 위한 구체적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그 첫 번째 방안으로 '남과 북의 평화협력'을 들며 "무엇보다도 핵전쟁의 위협을 이 땅에서 제거하고 군사적 적대행위를 종식시키는 일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과 연대를 발전시키는 것도 우리가 힘을 합쳐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며 "사소한 차이를 넘어 대승적 합의를 이루어나가는 지혜 역시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기남 북측당국대표단 단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백낙청 상임대표와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이 나란히 앉았다.
김기남 북측당국대표단 단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백낙청 상임대표와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이 나란히 앉았다.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은 특유의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겨 '시일야방성대곡'하던 어제 날의 약소민족이 아니다. 한떨기 꽃망울이 짓밟혀도 수백만이 분연히 일어나 촛불바다를 이루는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 바로 오늘의 우리 민족이다"고 말해 3명의 발언자 중 가장 많은 함성과 박수를 받았다.

미 장갑차에 깔려 압사 당한 심효순.신미선 양을 추모하기 위해 날마다 촛불을 들어왔던 남측 참가자들에게 안경호 위원장의 발언은 남녘의 아픔을 북녘도 함께 통감하고 있다는 감동을 줬다.

행사장에 모인 2천여 관중들. 왼쪽에 해외측이, 가운데 북측이, 오른편에 남측이 앉았다.
행사장에 모인 2천여 관중들. 왼쪽에 해외측이, 가운데 북측이, 오른편에 남측이 앉았다.


안경호 위원장은 이어 "우리 민족끼리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누가 감히 끼어들어 감 놓아라, 배놓아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철저히 반대배격해야 한다"고 말하고 "반전평화공존에서 중요한 것은 동족인 북에 대한 외세의 적대시정책과 군사적 압살정책을 반대하여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곽동의 6.15해외측 공동위원장은 해외에서 '수모'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조국의 통일만을 염원해온 해외동포들을 대변해 "피눈물을 뿌리고 현해탄을 건넜으며 분열된 민족의 온갖 수모와 멸시를 다 받아온 해외동포이기에 우리는 식민지 통치의 과거청산은 끝나지 않았으며 진정한 광복은 남아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과거청산을 강조하고 "우리 민족의 진정한 광복은 분단의 역사를 끝장내고 남북한이 통일하는 길 이외에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

'여성들은 독일에 간호사로, 남자들은 탄광에서 온갖 민족적 차별을 받고 청소년과 장년들은 일본으로 끌려가 가혹한 고역으로', 곽동의 공동위원장이 분단으로 발생한 민족의 고초를 하나 둘 풀어내는 동안 곽 위원장의 목소리도 떨렸고 이를 지켜보는 참가자들의 눈빛에도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이런식으로 가면 통일되지 않겠어요?"

8.15민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아침부터 장충체육관을 찾은 학생들.
8.15민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아침부터 장충체육관을 찾은 학생들.


본 행사에 참석한 이희춘(27세)씨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통일이 눈앞에 와있다고 말을 하는데 여기 와서 발언을 듣고 북.해외 사람들을 직접 보니 정말 한 걸음만 내딛으면 통일이 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참관임 입장에서는 여기서 북측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갈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일반참관인은 1층과 2층에, 대표단은 바닥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있어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터라 이 씨는 바닥과 1층 계단석을 가로막고 있는 보호망을 '휴전선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채 1m도 되지 않는 보호망을 넘어 대표단석을 오가며 열심히 '남북교류'를 하는 참관인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기도 했다. 금강산 행사에서 혹은, 어제 열린 개막식에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남.북 인사들은 본대회 시작 전 눈웃음을 주고받거나 북측 대표단 석에 다가가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퇴장하는 북.해외 대표단에게 손을 내밀어 환호하는 남측 참관인들.
퇴장하는 북.해외 대표단에게 손을 내밀어 환호하는 남측 참관인들.


정덕기 민화협 부회장은 "이렇게 계속하면 통일이 될 것이다"며 "빨리 남녘에서 미국을 내보내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에 앞장섰으면 한다"고 당부하고 특히 "남녘 여러분들이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주어 감동했다"고 말했다.

6.5해외측 미주지역위 배강응 실행위원은 "이런 식으로 가면 빨리 통일이 되지 않겠어요?"라고 기뻐하고 "민족이 함께 남북을 응원하고 청년학생들이 우리를 뜨겁게 환영하는 것을 보며 통일이 가까워 졌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축포소리와 함께 행사가 끝난 뒤 북.해외 대표단이 장충체육관을 빠져나가자 남측 대표단은 이들을 뒤따라가서 못다 나눈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촬영을 하는 등 잠깐의 이별도 아쉬워했다. 이날 815민족대회에서 남.북.해외가 나아갈 통일의 이정표를 제시한 남.북.해외 대표단은 서대문 형무소를 참관해 남북분단의 상처를 곰씹는다.

글. 통일뉴스 현장취재팀 / 사진. 인터넷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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