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뜨거운 가슴만 있으면 된답니다”

평화뉴스
  • 입력 2005.08.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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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민족대축전 다녀온 김해진(31)씨 가족
..."당장이라도 통일이 올 것만 같네요"

김해진(31).허영태(35)씨 부부와 아들 허율(3)
김해진(31).허영태(35)씨 부부와 아들 허율(3)
아직도 몸이 찌뿌둥해서 율이랑 뒹굴뒹굴하고 있는데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평화뉴슨데요 8.15민족대축전 다녀오신 소감 한번 써 보시면 어때요?’

그때서야 14일 아침 출발전 대구시청 앞에서 저희 가족이 사진 찍힌(?)것이 기억나더라구요.
가족이 함께 참석하는것이 좋아보이셨는지 사진을 한 장 찍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분이 평화뉴스 기자셨구나...

나의 글솜씨를 생각하면 거절해야하는것이 마땅하겠지만, 또 부탁을 잘 거절 못하는 성격이라 몇자 적어봅니다.(ㅠㅠ)

14일 오전 9시 30분 시청앞에서 대구시민단체회원들이 모여서 버스3대를 나누어 타고 서울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제 세살인 아들 율이에게는 ‘서울가서 축구보자’라고 해서 그런지 율이는 마냥 신나했습니다.
4-5시간을 달려 저희는 남.북 축구경기가 열리는 상암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무척 무더운 날씨였는데,벌써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표를 받고 겨우겨우 경기장에 들어서니 4시경.
좌석에 앉아 경기장을 휘익 둘러보니 생각보다 입장객이 적었습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서 그렇겠지...그래도 북한에서 손님들도 온다는데 좌석이 다 안차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이런 걱정과는 달리 시간이 되자 경기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개막식과 함께 축구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조국통일~ 빠빠빠 빰빰”
목이터져라 사람들이 응원을 했는데요, 남한이 북한을 3:0으로 안타깝게(?) 이기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비기면 좋았을걸 하고 모두들 생각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숙소인 연세대로 향할려는데, 연세대 쪽에서 거부를 해서 숙소가 경희대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경희대에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 30분경....

앉아서 응원만 했는데도 피곤하더라구요.
경희대에 도착해서 노천극장에 모든사람들이 모여 정렬을 한뒤 민노당 대표, 민중연대 대표등 여러 대표들의 발언 뒤 문화행사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 통일선봉대의 공연은 기억에 남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어린이 역할을 나눠서 하고 북한어린이들이 하는 율동들도 선보여 주었는데요, 무엇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통일에대해서 생각하고 노래하는것이 너무 예뻐 보였습니다.

이런저런 행사를 마치고 나니 새벽 3시쯤....
벌써 율이는 잠들어있었는데 갑작스런 숙소 변경으로 장소가 확보되지 않아, 겨우 겨우 문리대 1층로비에 자리를 깔고 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겨우 누울려고 보니 밖에서 잠든 율이가 모기에 물려 얼굴이 거의 모과처럼 되어있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깨지않고 잘 잤습니다.

몇시간을 잤을까 아침먹으라는 소리에 눈을 떴을때 로비에 빼곡이 사람들이 새우잠을 자고 있었고 심지어 바깥 건물 처마 밑에서도 사람들이 자고 있었습니다.

7시30분에 기상을 해서 아침식사을 한후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대학로로 이동했습니다.
노동자.농민.여성.청년.학생 부문 단체 사람들이 모두 모여 약간의 행사를 한 후 대학로에서 종각까지 도보행진을 했습니다. 저흰 도로 중앙으로 걷다가 율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 길갓쪽으로 빠져서 행진했습니다. 퍼포먼스식으로 천천히 해서 시간이 걸렸지만 시민들도 신기한듯 쳐다보았습니다. 종각근처에선 할아버지들께서 곱지않은 시선을 보이기도하셨지만요. 종각까지의 도보행진을 끝으로 저흰 버스에 몸을 싣고 대구로 향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일정이었습니다.

제가 8.15행사에 참석하게된것은 반미청년회라는 단체에 회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구요, 반미청년회에 가입하게 된 것은 남편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어떤 뚜렷한 사상이나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앞으로의 사회는 지금보다는 더나은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한 제1조건으로서 우리나라는 꼭 통일을 이루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요번 8.15민족대축전을 하나의 큰 문화행사에 참가하듯이 했습니다.
남편이나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과거에는 8.15행사가 이런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올해 행사땐 가족단위로 참가한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처럼 8.15행사도 점점 하나의 국민행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또한 이것은 우리의 통일이 멀지않았다는것 아니겠습니까?

요번에 올라가서 보니 북한사람들 머리에 뿔달린거 아니더라구요.
통일에는 어떤 사상 조건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만 있으면 된다는 남편의 말처럼, 내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통일이 올것만 같습니다.

* 대구시 수성구 중동에 사는 김해진(31)씨 가족은, 지난 8.14-15 이틀동안 서울에서 열린 <8.15민족대축전>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글을 써 주신 김해진씨께 감사드리며 가정에 늘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 평화뉴스



8.15민족대축전에 떠나기 앞서, 한반도기를 흔들어 보이는 율이...(8.14 대구시청 앞)
8.15민족대축전에 떠나기 앞서, 한반도기를 흔들어 보이는 율이...(8.14 대구시청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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