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수업결손, 아이들은 어떡하나?”

평화뉴스
  • 입력 2005.09.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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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칼럼 55> 권만구
...“학기중 잦은 연수와 출장, 수업결손 심각하다”
“교육의 가치, 교육의 중심은 아이들인데.


이제 1년의 반환점을 돌아 가을학기가 시작되었다.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여름내 쉬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려 학업에 충실하고자 노력할 것이고, 교사들 역시 방학동안 다양한 연수의 기회를 통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있어 좀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가을학기부터는 제발 사라져 주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학기중에 여러 가지 이름으로 시행되어지는 교사들의 출장이나 연수이다.

학기중 혹은 아이들과 함께 교육적인 활동에 있어야 할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교육행정당국이 치르는 행사장에 있어야 하거나 ‘무슨 무슨 연수’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은 알만한 학부모나 교사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수업의 결손의 형태를 살펴보면,
굳이 학기중에 필요한 연수가 아닌데도 연수를 하는가 하면, 도교육청이나 시.군 단위의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행사에 동원되어 출장이라는 이름으로 교실을 비워야하는 경우가 있고, 교육관련 시상식에 참여하는 이유로 교실을 비우는 등 다양한 이유와 명분으로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생기는 수업의 결손은 결국 ‘교육의 결손’으로 연결되어 교육의 소비자들이 원치않는 피해를 입게되는데도 학교와 행정당국은 책임의식을 갖지 못 할 뿐만 아니라 아무런 문제의식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여 진다.

또한 아이들의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게되는 수업결손의 원인은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교육행정청이나 학교의 교육관료들의 자기중심적인 교육사고에서 찾을 수가 있다. 즉, 눈만 떠면 외쳐되는 ‘소비자 중심의 교육행정’이 이러한 분야에서는 눈 닦고 찾아 볼 래도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행정의 중심에 교육의 수혜자이자 소비자인 우리의 아이들이 있어야 할터인데 전혀 그러하지 못하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이다.

모든 교육행정의 중심이 아이들에게 있다면, 아이들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어떠한 행위나 행정도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활동으로 주어진 시간에 ‘무슨 연수’니 ‘출장’이니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것들은 오전에 진행되는데 이해를 할 수 가 없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우는 교사간의 수업시간을 서로 바꾸거나 이동수업을 통하여 그나마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1명이 한 학급을 맡아서 진행하는 터이라 교사가 출장으로 공백이 생기면 그 반 뿐만 아니라 옆 학급까지 교육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오늘 우리 선생님이 안 계셔서 하루종일 놀았어요. 어떤 아이가 누구 누구를 괴롭혔어요.” “
“아니 선생님은 어디 가셨는데?”
“선생님은 아침부터 안 계시던데요... 아참! 출장 가셨데요.”
“그럼 다른 선생님이 수업을 하지 않으셨어?”
“응. 옆반 선생님이 오셔서 조용히하고 자습하라고 하셔서.....”
이렇게 자녀와 대화하는 학부모는 교육당국을 이해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교사가 출장을 가고 없으면 교장이나 교감이 수업을 대신하도록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내팽개치다니...’

이러한 모습으로 생기는 수업의 결손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교사들 사이에 나돌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출장이나 연수라는 이름으로 생기는 수업의 결손은 결국 행정당국에서 간단한 행정 조치로 해결 할 수 있다. 그것은 주로 오전에 행하는 행사들을 이이들의 수업이 끝나는 시간 이후에 진행시키면 되는 것이고, 교과연수나 직무연수는 방학 때 이행하면 된다. 또한 긴급하게 학기중에 시행하여야하는 연수라면 방과후에 시행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일각에서는 ‘교사는 오후 4시30분에 퇴근해야한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경북의 00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중에도 퇴근시간이라는 이유로 4시20분이 되니까 사라지는 교원을 우리는 보았고 교사의 퇴근시간을 반드시 지켜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교육에서 부수적인 일들로 인해 아이들의 수업이 피해를 입는 것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교육행정에서 아이들의 교육활동보다 더 앞서는 것은 있을 수가 없고, 교육이라는 공동체에서는 모두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행정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고 관료를 포함한 교직원 중심의 교육활동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는 아이들 중심의 교육이야말로 이 시대의 아이들을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으로 성장케하는 기본 모토가 될 것이다.

권만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칠곡지회장)
* 1962년 경북 칠곡군 왜관에서 태어난 권만구 회장은, 2004년부터 참학 칠곡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칠곡지역 월간지 [아름다운 세상 칠곡]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권 회장은 요즘들어 ‘지역과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글은, 2005년 9월 12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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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월) 권만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칠곡지회 회장)
9.19(월) 안미향(청소년 교육.문화센터 우리세상 대표)
9.26(월) 이명희(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
10.3(월) 조광현(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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