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의 이강철 띄우기?(9.27)

평화뉴스
  • 입력 2005.10.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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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비평]...“지역개발 앞세운 홍보성 기사"
... "영남일보는 상대적으로 비판적”


매일신문의 ‘이강철 띄우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이 다음달 26일 대구 동을 재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홍보 일변도의 기사가 자주 눈에 뜨인다. 영남일보는 상대적으로 이 수석의 행보에 대해 비판적이다.

매일신문에서 보도한 이 수석과 관련된 내용을 보면, 필요 이상으로 기사를 키워 보도한다는 느낌이 들고, 다른 언론들이 일제히 지적하는 사전 선거운동 의혹 기사는 찾아 보기 어렵다.

매일신문 9월 2일자 1면 / 영남일보 9월 3일자 5면
매일신문 9월 2일자 1면 / 영남일보 9월 3일자 5면

매일신문은 9월 2일자에서 ‘지하철 3호선 설계비 30억 반영’이란 제목의 머리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를 보면, 대구지역 경제인들이 대구상공회의소에 모여 이 수석에게 현안 사항을 건의했고, 이 수석이 박병원 재경부 1차관. 이원걸 산업자원부 2차관 등 중앙부처 관료들을 옆자리에 앉힌 채 경제인들의 건의 사항을 검토해서 해결해 보겠다고 답변했다는 내용이다.

1면 머리기사는 신문사의 자율적인 판단으로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독자의 입장에서 이 수석이 지하철 3호선 설계비 30억원을 국비에 반영하도록 노력해보겠다는 내용이 1면 머리기사의 가치가 있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이 기사는보통의 1면 머리기사보다 유달리 잘 보이도록 제목을 크게 뽑았다. 그러나 경제인 간담회가 사전 선거운동이 될 수 도 있다는 기사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날인 9월 3일자 영남일보는 5면 3단 기사로 ‘이강철 수석 사전 선거운동 시비속으로...’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영남일보는 이 기사에서 상공회의소 간담회 내용은 아예 생략한 채 한나라당 성명을 인용해 이 수석의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했다. 열린우리당의 반박 성명도 함께 실렸다.

매일신문 9월 20일자 1면 / 매일신문 9월 21일자 3면
매일신문 9월 20일자 1면 / 매일신문 9월 21일자 3면

매일신문 9월20일자 1면 머리 기사인 ‘테크노폴리스, 지하철 3호선 등 대구시 정부 지원 요청’ 과 9월21일 11면 머리기사 ‘팔공산 테마관광단지 추진하겠다’ 기사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조해녕 시장과 이 수석이 20일 낮 대구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나 조 시장이 현안사업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 수석이 대통령께 건의해 현안을 해결하도록 노력해보겠다는 내용이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오찬 만남을 이틀에 걸쳐 중복해서 실었다. 언론 관행으로 볼때 매우 이례적이다.

매일신문 9월 20일자 12면
매일신문 9월 20일자 12면
매일신문 20일자 12면 기사 ‘공공기관 이전 통한 숙원해결 후보를 지지한다’도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재선거를 앞둔 동구 주민들이 숙원 사업을 해결해주는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숙원 사업 해결이 선거때 마다 표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향을 주는 또 다른 변수는 많다.

숙원사업을 잘 해결하는 여당 의원이 늘 당선되는 건 아니다.

매일신문 9월 23일자 1면 / 3면
매일신문 9월 23일자 1면 / 3면

매일신문은 23일자 1면 머리 기사에서 이강철 수석의 노력으로 지하철 3호선 설계비 30억원이 예산에 반영돼 지하철 3호선 건설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3면에서는 조 시장과 이수석이 활짝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이 크게 실리기도 했다. 매일신문은 또 이날자 1면 중간 기사에서 토지공사가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이 타당하다고 보고 대구시와 10월10일쯤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보도했다.

매일신문은 이 기사 끝부분에는 이 강철 수석이 토지공사 사장에게 요청해 토지공사가 대구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영남일보 9월 24일자 1면 머리기사 / 1면 우측기사
영남일보 9월 24일자 1면 머리기사 / 1면 우측기사

그러나 영남일보는 24일자 1면에서 ‘한나라당이 이강철 수석을 사전 선거운동으로 고발한다’는 머리기사를 보도했다. 또 영남일보 이날자 1면에서는 지하철 3호선 설계비를 국회에서 의결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매일신문 23일자 기사와 영남일보 24일자 기사는 같은 내용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접근했다. 두 신문을 비교해보면 언론이 같은 사항을 얼마나 다르게 보도할 수 있는지를 실감케한다.

한편, 이강철 수석은 오늘(9.27)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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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5년 9월 27일 <평화뉴스>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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