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승차권 어떻게 뽑나요?”

평화뉴스
  • 입력 2005.10.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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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0.18) 개통한 대구지하철 2호선...
“승차권 발매기 너무 높아 휠체어 장애인은 표 못 뽑아”
“우대권 발매기도 너무 높아....가다 끊어지는 점자블럭

대구지하철 2호선 '승차권 발매기'...비장애인의 키높이 맞춰져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손이 닿지 않는다.(왼쪽 사진) 특히, '장애인' 등을 위한 '우대권 발매기'조차 너무 높아 장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오른쪽 사진
대구지하철 2호선 '승차권 발매기'...비장애인의 키높이 맞춰져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손이 닿지 않는다.(왼쪽 사진) 특히, '장애인' 등을 위한 '우대권 발매기'조차 너무 높아 장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오른쪽 사진

어제(10.18) 개통된 대구지하철 2호선.
그러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아 또 한번 장애인들을 울리고 있다.

특히, ‘매표 무인화’에 따라 각 역마다 ‘승차권 자동발매기’가 설치됐지만, 승차권을 뽑는 버튼 위치가 모두 1m25cm 높이로 비장애인인의 키높이 맞춰져 있어 휠체어를 타야하는 장애인은 버튼에 손이 닿지 않는다.

심지어, 장애인과 노인 등을 위한 ‘우대권 발매기’조차 승차권 뽑는 위치가 너무 높아 장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DPI(장애인연맹)은, “대구지하철 1호선도 이런 문제로 ‘우대권 발매기’ 버튼 위치를 낮추는 번거로움을 겪었다”면서, “똑같은 문제를 되풀이하는 대구지하철공사측의 안일한 행정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점자블럭이 '승차권 발매기'로 이어지지 않아 시각장애인은 발매기를 찾기조차 어렵다.
점자블럭이 '승차권 발매기'로 이어지지 않아 시각장애인은 발매기를 찾기조차 어렵다.


또, 대구지하철 2호선에 점자블럭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대병원역과 두류역에는 점자블럭이 우대권 발매기로 이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일부 점자블럭은 노란색 고무판 대신 값비싼 대리석을 설치해 저시력 장애인들에게 오히려 불편을 주고 있다.

또, 2호선 점자블럭에 야광 표지판이 전혀 없는 점과, 장애인 화장실의 전등 스위치가 너무 높아 장애인이 쓸 수 없는 점, 승차장 추락사고를 막기 위한 ‘스크린 도어’가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구DPI(장애인연맹)은, “대구지하철 2호선 26개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트를 설치하고 휠체어가 지날 수 있는 개찰구를 별도로 만든 것을 비롯해 1호선보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나아진 것도 있지만, 승차권 발매기 높이와 점자블럭 등 여전히 고쳐야 할 부분도 많다”면서, “특히, 발매기 부분은 지난 7월 ‘매표 무인화’ 시행 때부터 줄기차게 요구한 문제인만큼, 지하철공사측이 하루 빨리 이를 고쳐 장애인들의 불편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사진 제공. 대구DPI(장애인연맹. http://www.dpidaegu.org)



노란 고무판 대신 대리석으로 깐 점자블럭...그러나, 저시력 장애인에겐 투명한 대리석 블럭이 더 불편하다.
노란 고무판 대신 대리석으로 깐 점자블럭...그러나, 저시력 장애인에겐 투명한 대리석 블럭이 더 불편하다.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에 즈음하여>

대구DPI(상임대표 김병하)는 지하철 2호선 개통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번에 개통한 2호선은 1호선과 달리 장애인과 이동약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대폭 개선되었다. ▲ 26개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였고(1호선의 경우 30개 역사 중 3개역에만 설치되어 있다) ▲ 휠체어가 통과할 수 있는 개찰구를 별도로 설치하여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접근을 한층 용이하게 시공하였다. 또한 ▲ 거의 대부분 역사에 장애인 화장실이 남ㆍ여로 구분되어 있어 장애인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는 점(1호선에는 남ㆍ여로 구분된 장애인 화장실이 거의 없다)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 개선의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2호선은 몇 가지 부분에서는 문제가 있다.

첫째, 휠체어 장애인들이 혼자서 승차권을 구할 수 없다. 2호선은 1호선과 마찬가지로 매표업무를 무인화하여, 승객들이 직접 승차권 자동발매기에서 표를 뽑아야 한다. 그런데, 장애인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우대권발매기(장애인, 노인, 국가유공자들이 무료 승차권을 뽑을 수 있는 발매기)까지 일반인의 키높이에 맞춰 설치함으로써(버튼 높이 1m25cm) 휠체어 장애인들은 혼자서 표를 뽑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지난 7월 1호선의 매표업무 무인화 시행 당시 대구DPI의 문제 제기로 1호선에 설치된 모든 우대권발매기의 버튼 위치를 낮추는 번거로움을 이미 겪은 지하철공사측이 또다시 똑같은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안일한 행정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점자블럭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지하철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경대병원역과 두류역에는 점자블럭이 우대권발매기로 이어지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표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일부 점자블럭은 노란색 고무판 대신 비싼 돈을 들여 투명한 대리석으로 설치하였는데, 이는 오히려 저시력 장애인에게 큰 불편만 초래한다. 점자블럭의 색깔을 보고 길을 찾는 저시력 장애인들은 투명한 점자블럭을 전혀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2호선 점자블럭에는 야광표지판이 전혀 없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지하철공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1호선 역사 내 점자블럭에 야광표지판을 부착하여 화재나 테러로 정전이 되었을 때를 대비하였다. 이 부분은 대구지하철의 안전성을 한 단계 높여주는 역할을 하였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2호선에는 그런 설비가 전혀 없어 지하철공사가 벌써 지하철 참사의 기억을 잊었는지,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넷째, 경대병원역, 두류역 등 일부 역사의 경우 장애인 화장실의 전등 스위치가 너무 높게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의 경우 혼자서 전등을 켤 수 없게 시공되어 있다.

다섯째,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의 승차장 내 추락사고 방지를 위한 스크린도어 턱없이 부족하다. 2호선의 경우,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점차 빈번해지는 철로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스크린도어 설치 비율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이에 대구DPI는 ▲ 우대권발매기 버튼을 낮추어 휠체어 장애인들도 스스로 표를 구할 수 있도록 조치 할 것 ▲ 점자블럭의 재질을 적절한 것으로 교체하고 문제가 있는 동선을 재시공할 것 ▲ 스크린도어를 추가로 설치할 것 ▲ 장애인 화장실의 전등 스위치를 재조정할 것을 지하철공사측에 요청하는 바이다.

아울러 장애인 편의시설이 매우 열악한 지하철 1호선의 시설도 대폭 보강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특히 ▲ 점진적으로 1호선 30개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장애인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보장하고 ▲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로 구분하여 장애인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 주요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여 철로 추락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2005. 10. 19

대구DPI (대 구 장 애 인 연 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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