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기>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평화뉴스
  • 입력 2004.02.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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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구서 추모행사...대구시민에게 드리는 호소문도


2.18 대구 지하철 참사 1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저녁, 대구를 비롯한 전국 6개 종단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 범어성당에서 "희생자 추모기도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와 원불교, 천도교와 유교를 포함한 전국 6개 종단 성직자와 신자 3백여명이 참석해,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기를 기원했다.

특히, 대구 뿐 아니라, 서울과 청주, 광주, 부산지역에 있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자와 신자 50여명도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대구종교인평화회의 대표 원유술 신부(범어성당 주임)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참사의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참사의 슬픔을 걷어내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 대구를 희망의 도시로 만들어가자" 말했다.

오늘 추모행사에서는, 6개 종단 대표가 차례로 분향과 묵상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 뒤, 각 종단별 종교의례에 따라 추모 기도가 이어졌다.

이에 앞서, 천주교 소년소녀합창단 [뿌에리 깐또레스]가 '진혼곡'을 연주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또, 바리톤 이인철씨는 '그리운 마음'을, [광주 불교 사암합창단]은 '추모의 노래'로 희생자에 대한 아픔을 달랬다.

대구종교인평회화의는 이날 대구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이기심과 탐욕, 끝없는 경쟁과 사회적 소외,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을 벗어나, 정직과 원칙을 지켜 희망과 평화를 나누는 대구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한편, 지하철 참사 1주년인 오늘은,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추모식이 거행된다.

글/ 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배선희 기자





대구시민에게 드리는 글

192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고 148명의 부상을 당한 대구지하철 참사의 1주기를 맞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날의 아픔을 결코 잊을 수 없으며, 안타깝고 간절한 마음으로 숨져간 넋들의 명복을 빕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정신적.육체적 고통 속에 있는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 및 그 가족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이 참사의 상처와 아픔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이기심과 탐욕, 끝없는 경쟁과 사회적 소외,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의 소치임을 고백하며 고인들의 영령 앞에 우리 모두 진실로 참회하여 안전과 생명, 희망과 평화의 도시로 가꾸어 나갑시다.

실천사항

1. 서로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더불어 사는 대구를 만듭시다.
2.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며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는 대구를 만듭시다.
3. 모든 일에 여유를 가지고 희망과 평화를 나누는 대구를 만듭시다.

우리 지역의 6개 종단과 대구종교인평화회의는 이 일에 적극적으로 기도하고 활동하며 적극 실천하기로 다짐하오니 대구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2004.2.17.
6대 종단 대구종교인평화회의





◇ 천주교 소년소녀합창단인 [뿌에리 깐또레스]가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진혼곡]을 연주하고 있다.



◇ 종단의 의례에 따라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는 원불교 종교인들.



◇ 희생자 추모에는 종교가 따로 없었다. 십자가 초 앞에서 분향하는 스님들



◇ 스님들이 [반야심경]을 읊으며 희생자들의 영생을 기원하고 있다.



◇ [추모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광주 불교 사암합창단]



◇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추모시를 읽고 있는 원유술 신부



◇ 추모행사가 열린 범어성당 제대 위에는, 참사 희생자 수를 뜻하는 <192>가 꽃으로 수놓아져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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