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섬김의 '감나무골 새터공동체'

평화뉴스
  • 입력 2004.01.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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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와 '생명 가게'로 주민공동체 일궈..대구시 북구 대현2동



◇ 감나무골 새터공동체 가족과 주민들이 겨울 김장을 담그고 있다
달동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 집 마당에 김장 담그기가 한창이다.(사진) 감나무골 새터공동체 실무자와 동네 어머니들은 올해 배추 200포기로 김장 김치를 담아 동네 홀몸 노인과 결손가정, 저소득층 40여가구에 나눠줬다. '감나무골 부모회'로 모이는 이들은, 해마다 김장 담아주기와 밑반찬 나누기를 포함한 다양한 주민 봉사활동과 생활나눔을 통해 훈훈한 이웃의 정을 쌓아가고 있다.

옛부터 감나무가 많아 '감나무골'로 불리는 대구시 북구 대현2동.
칠성시장과 경대교 중간쯤에 있는 이 달동네에서 12년째 주민공동체를 일궈가는 사람들이 있다.
[감나무골 새터공동체]. 이들은 지난 '90년 여름에 '새터공동체'로 만든 뒤, 이듬해 '91년 5월에 '새터탁아방'이란 이름으로 감나무골에 첫 발을 내딛였다. 그 후로 '감나무골 어린이 집'으로 이름을 바꿔 지역 맞벌이 부부와 결손가정의 아이들을 돌보는 한편, 지역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과 '노둣돌학교(자원봉사자학교)', 노인들을 위한 '물리치료실'과 '한방진료실', 주민들의 법적인 문제를 도와주는 '법률상담실'을 포함한 다양한 주민운동을 해왔다.
또, 어린이집 부모를 중심으로 한 '감나무골 부모회'와 지역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모임인 '물망초'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주민공동체를 일궈가고 있다. 이들은 감나무골 한켠에 [나눔과 섬김의 집]을 마련해 모든 주민활동의 보금자리로 쓰고 있다.

공동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춘희(38)씨는, "20대의 처녀·총각으로 이 동네에 들어와 이제는 40살 안팎의 학부모가 됐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뭔가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며 나눔과 섬김을 통해 소중한 지역공동체를 일궈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실제로, 처음 새터공동체를 시작한 이들은 인근 신암성당과 큰고개성당에 다니던 30여명의 가톨릭청년들인데, 이 가운데 이춘희·류인성씨 부부와 이유자·유병철씨 부부, 권금자·윤주수씨 부부는 모두 공동체 활동으로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실무자 역할을 하며 이 동네에 함께 살고 있다.

감나무골 12년의 거듭나기.
감나무골 새터공동체는 오는 20일 자원봉사자와 후원인,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갖고 주민운동의 새로운 틀을 마련한다. 동네에서 수요가 줄어든 [어린이집]을 하지 않는 대신, 그동안 여러 형태로 운영되는 것을 [작은 학교]와 [생명 가게]의 두 축으로 개편하게 된다.
[작은 학교]는, 기존의 공부방에다 청소년도서관을 새로 마련해, 지역 청소년과 아이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또, 상설물물교환센터인 [생명 가게]는, 재활용 실천을 통해 자원을 절약하고 생명과 환경의 가치를 일깨우는 한편, 주민들이 참여하는 지역복지공간으로서 지역공동체운동을 중심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새터공동체는 이를 위해, '작은 학교'와 '생명 가게'에 각각 운영위원회를 두는 한편,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후원사업에 힘을 쏟기로 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감나무골 새터공동체가 12년 전에 처음 내걸었던 이 가치처럼, 더 가지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눔과 섬김'을 통해 들꽃처럼 아름다운 주민공동체로 거듭나길 공동체 가족들은 소망하고 있다.


감나무골 나눔과 섬김의 집 (053)953-5550
후원 : 대구은행 030-05-146189-001 우체국 703231-02-017273 (예금주 이춘희)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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