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된 미군시설 방치 금오산 정상은 폐허촌

평화뉴스
  • 입력 2004.02.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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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민 36만여명의 쉼터인 금오산 정상이 폐허촌처럼 변했다.
해발 976m 금오산 정상에는 미군들이 사용해오던 막사와 초소의 유리창이 깨져있고 벽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막사 주변에는 10년∼20년 전에 사용했던 소화기와 드럼통도 나뒹굴고 있다.
통신기지를 에워 싼 철조망도 녹이 슨 채 곳곳이 끊어져 흉물스럽다.
애초 미군 10여명이 주둔하던 통신기지였던 이곳은 지난 1991년 무인 통신기지로 바뀌면서 미군들이 철수한뒤 숙소와 훈련장, 초소 등 군사시설이 13년동안 방치돼왔다.
미군당국은 1953년∼1962년 금오산 정상 6200여평에 통신기지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50여년동안 미군부대가 금오산 꼭대기를 차지하는 바람에 금오산 정상 표지판은 정상에서 30m 떨어진 아래쪽에 세워져 있다.

20여년 동안 매일 금오산을 올랐다는 구미자연보호협의회 김복룡(52)이사는 “수천번 금오산을 올랐지만 군부대 철조망이 가로막아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 땅인데도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미경실련도 “미군들이 금오산 정상에 남겨놓은 시설물 때문에 시민들의 쉼터인 금오산이 멍들어 가고 있다”며 “국방부는 미군들이 사용하지 않는 통신기지 땅을 되돌려 받아 구미시민들이 금오산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미군 당국은 금오산 정상에 세운 건물 12채 가운데 9동은 철거하고 통신장비 등을 보관할 건물 3채는 보수하며 1채를 새로 짓는 계획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립공원 금오산에는 하루 평균 1400여명이 찾으며 이 가운데 주말에는 1천여명, 평일에는 수백여명이 산 정상까지 오른다고 금오산 관리사무소가 말했다.

글. 한겨레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제공.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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