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행사 홍보, 심하다(3.22)

평화뉴스
  • 입력 2006.04.08 17: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체비평] 매일신문.영남일보,
'뮤지컬. 웰빙센터' 집중 보도...“지면 사유화” 논란


매일신문 3월 10일자 1면
매일신문 3월 10일자 1면
매일신문과 영남일보의 `지면 사유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두 신문은 자사에서 기획한 사업을 주요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해 언론의 공적기능을 포기한 듯한 의구심마저 든다.

매일신문은 최근 자사가 주최하는 공연 `뮤지컬 그리스`와 관련한 보도를 1면 사고와 사설, 칼럼, 주간지에까지 비중 있게 다루었다. 이 공연은 올해로 창간 60주년을 맞은 매일신문이 기념사업 일환으로 다음달 12일부터 23일까지 17회에 걸쳐 공연될 작품이다.

매일신문이 `뮤지컬 그리스`와 관련해 지난 2월부터 지면에 언급한 횟수는 무려 6회. 매일신문은 지난 2월3일자 사설 `대구뮤지컬산업 성패 시민에 달렸다`를 시작으로 △`뮤지컬 그리스 제작진 본사 방문`(2월8일자 29면), △`뮤지컬 그리스 대구 옵니다`(3월10일자 1면 사고), △`뮤지컬 공연 1천200명 초청, 대구은행 우수고객 사은행사`(3월16일자 14면), △주간지 라이프매일 커브스토리(3월16일자 1면, 3~6면) △`야고부-정치는 쇼다`(3월21일자 27면) 등 `그리스` 관련기사를 연이어 쏟아냈다.


특히 2월3일자 사설 `대구뮤지컬산업 성패 시민에 달렸다`에서는 `끼워넣기식 보도`로 자사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매일신문 2월 3일자 사설(31면)
매일신문 2월 3일자 사설(31면)
`프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관련된 이날 매일신문의 사설은 `뮤지컬을 대구시민이 보고 즐겨야 지역문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라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사설 중간에 자사행사인 뮤지컬 `그리스`가 4월12일 개막된다는 `홍보성 멘트`를 끼워 넣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뮤지컬을 대구시민이 보고 즐겨야 문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라는 이날 사설에서는, `프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뿐만 아니라 매일신문의 자사행사인 `그리스`도 대구시민이 반드시 관람해야 한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설의 맥락을 이용한 자사행사 홍보. 언론의 공적기능을 포기한 듯한 의구심마저 드는 이날 사설은 지면의 사유화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매일신문 3월 21일자 칼럼 '야고부'(27면)
매일신문 3월 21일자 칼럼 '야고부'(27면)
자사행사 `끼워넣기식 보도`는 3월21일자 27면에 실린 `칼럼 야고부`에서도 보인다.
이날 칼럼은 `정치와 뮤지컬이 닮았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정통 브로드웨이 뮤지컬 그리스(4월12~23, 대구오페라하우스)가 5.31 지방선거의 열기로 뜨거워질 대구를 찾는다`는 내용을 칼럼 중간에 은근슬쩍 끼워넣고 있다.

매일신문의 자사행사와 관련한 지면사유화는 3월16일자 `라이프매일`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매일신문이 목요일마다 주간지 형태로 발행하고 있는 라이프매일은 이날 모두 5개면에 걸쳐 뮤지컬 그리스를 집중보도하고 있다.

매일신문 3월 16일자 <라이프매일> 1면과 3면
매일신문 3월 16일자 <라이프매일> 1면과 3면


이날 라이프매일은 1면 표지를 비롯해 △오리지널 뮤지컬 그리스 드디어 대구에 온다(3면), △뮤지컬 그리스 이렇게 태어났다(4면), △뮤지컬 그리스 알고보면 재미 2배(5면), △뮤지컬 제대로 즐기기(6면) 등 커버스토리 형식으로 자사행사를 대대적으로 기사화 했다. 특히 그리스 브로드웨이팀의 공연이 대구에서는 처음 이라는 내용과 함께 국내언론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는 공연 제작사측의 말을 인용, 자사행사를 지나치게 포장하기도 했다.

매일신문 3월 16일자 <라이프매일> 4면과 5면
매일신문 3월 16일자 <라이프매일> 4면과 5면


영남일보 역시 ‘지면 사유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영남일보는 최근 자사사업인 `웰빙센터`와 과 관련된 기사를 1면 사고를 비롯해 특집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영남일보 기사에 따르면 `웰빙센터`는 요가, 태극권, 명상법 등 건강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좌로 다음달 3일 문을 열 예정이다.

영남일보 2월 24일자 1면...영남은 다음 날 25일 1면 중간쯤에도 같은 모양의 '웰빙센터' 홍보물을 넣었다.
영남일보 2월 24일자 1면...영남은 다음 날 25일 1면 중간쯤에도 같은 모양의 '웰빙센터' 홍보물을 넣었다.
사고에서는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웰빙센터'를 개설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영남일보의 수익사업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영남일보가 `웰빙센터`와 관련해 지난 2월말부터 지면에 언급한 횟수는 총 5회.

영남일보는 지난 2월24일과 25일 1면 명함판 크기의 사고를 비롯해 △`영남일보 웰빙센터 4월1일 문 엽니다`(2월27일 1면 사고), △영남일보 웰빙센터 수강생 모집합니다(3월6일, 17일 1면 사고), △건강한 삶을 원하세요? 그럼 生生일번지로 오세요 “지금 바로…”(3월17일자 30면) 등 웰빙센터와 관련된 사고와 기사를 잇따라 쏟아냈다.

영남일보 2월 27일자 1면 / 3월17일자 1면
영남일보 2월 27일자 1면 / 3월17일자 1면


특히 3월17일자 30면에서는 지면전체를 할애해 자사사업인 웰빙센터를 상세히 보도해 `지면사유화`의 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영남일보는 `웰빙센터가 4월3일 개강`한다는 제목과 함께 자아회귀명상법, 아헹가요가, 정통진씨 태극권, 난강기공, 음차건강학, 야생초 교실 등 6개 강좌 모두를 상세히 보도했다. 또한 23부터 24일까지 무료공개특강을 한다는 박스기사를 웰빙센터 약도와 함께 실어, 철저하게 자사 이기주의적인 보도형태를 보였다.
영남일보 3월 17일자 30면...전면을 '웰빙센터' 홍보로 채웠다.
영남일보 3월 17일자 30면...전면을 '웰빙센터' 홍보로 채웠다.


신문이 자사의 영리추구를 위해 지면을 할애 할 것인지 말것인지는 국내언론이 안고있는 딜레마임은 분명하다.
신문사도 하나의 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기사를 남발 하거나 지면을 사유화하는 보도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공공의 성격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언론이 스스로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매일신문과 영남일보가 간과해서는 않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평화뉴스 매체비평팀]은, 6개 언론사 7명의 취재.편집기자로 운영되며,
지역 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토론한 뒤 한달에 2-3차례 글을 싣고 있습니다.
매체비평과 관련해, 해당 언론사나 기자의 반론, 지역 언론인과 독자의 의견도 싣고자 합니다.
의견이 있으신 분은 pnnews@pn.or.kr로 글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 평화뉴스(www.pn.or.kr)

(이 글은, 2006년 3월 22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