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 당신의 생각은?"

평화뉴스
  • 입력 2006.05.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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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 대구시장 예비후보 인터뷰...
이재용 "새마을기념관 건립" / 김범일 "조시장과는 다를 것" / 이연재 "학연.지연 끊어낼 것"

대구시장 예비후보...이재용(열린우리당). 김범일(한나라당). 이연재(민주노동당)
대구시장 예비후보...이재용(열린우리당). 김범일(한나라당). 이연재(민주노동당)

[선택 5.31 대구시장 후보 인터뷰 ] 이재용 열린우리당
20조 투자. 150만평 재개발 고교학군 폐지로 ‘밀집’ 해소..."새마을 기념관 건립"

열린우리당 이재용(51) 후보는 “힘있는 여당 후보만이 위기에 놓인 대구 경제를 살려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보름여 동안 사업장을 둘러봤다고 들었다. 시민들의 반응이 어떠했나.
=한결같이 대구에는 희망이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경제를 다시 살려낼 불씨를 지필 온기마저 사라졌다고 말하는 등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경제를 어떤 방법으로 살려낼 생각인가.
=오직 힘센 여당 후보만이 경제를 살려낼 수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섬유같은 전통 산업을 살리고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 당선되면 임기 초에 10조원을 투자하고 3년 안에 20조원으로 늘리겠다. 구체적인 경제 회복의 성과를 내 시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

-대구시의 빚을 절반으로 줄이고 도심지를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하철 공사 특별법을 제정해 지하철 건설로 생긴 부채 1조5천억원은 중앙 정부가 갚도록 하겠다. 도심지가 낙후돼 가고 있다. 도심지 150만평을 재개발하겠다.

-고교 학군제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학군제가 없어지면 학생들의 통학이 불편하지 않나.
=수성구 밀집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군제 폐지가 불가피하다. 80%는 통학하는데 1시간이 안 걸려 큰 불편이 없다고 본다. 나머지 20%는 기숙사나 특목고 신설 등의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시장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대구 섬유를 기반으로 성장한 삼성 기념관과 새마을 기념관을 짓겠다. 새마을 운동을 누가 시작했는지보다는 새마을 정신을 승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후보 개인 지지도는 높지만 열린우리당이 대구에서 인기가 별로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면 오히려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시민들도 많다.
=경제를 살리려면 집권 여당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의 살림을 책임지는 시장을 뽑는 것이지 정치색에 대한 호불호를 따져서는 안된다. 250만 대구당의 사무총장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

-만약에 시장선거에 떨어진다면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의향이 있나.
=현재로서는 시장선거에만 전념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앞산 터널과 수창공원 고층 건물 건립에 대해 생각을 말해달라.
=앞산 터널은 사업자 선정과 추진 과정에서 의혹이 많다. 공사 여부는 의혹을 밝힌 뒤 결정하겠다. 수창공원은 이미 개발하기로 결정된 사항이 아닌가.


치과의사서 시민운동가로…‘뚝심행정’ 유명

열린우리당 이 후보는 대학 재학 때 긴급 조치 위반으로 제적당한 적이 있다. 그는 졸업 후 대구에서 치과병원을 개업하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초대 회장과 환경운동연합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시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0년 동안 극단을 운영할 만큼 연극에도 조예가 깊다. 대구 남구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조직 폭력배들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퇴폐업소가 몰려 있는 양지로 ‘영계 골목’을 집중 단속해 모두 문을 닫도록 만들었다. 그는 대구 시장이 되면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양지로 정신’으로 시민들의 생존과 희망을 짓밟는 독점 지배구조와 전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구청장 재임 시절 닦아 놓은 기반이 아직도 탄탄해 한나라당에서도 “남구에서 이 후보의 조직은 철옹성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2002년 대구시장 선거와 2004년 총선에 연거푸 낙선했으며 2005년 6월부터 10개월 동안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선택 5.31 대구시장 후보 인터뷰 ] 김범일 한나라당
IT기업 유치 경제 해결 중앙정부와 협력관계 유지...“조 시장과는 다를 것”

한나라당 김범일(55) 후보는 “대구는 앞으로 할일이 태산처럼 많다”며 “오랜 공직 경험과 탄탄한 인맥을 갖춘 인물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경제살리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경제위기를 해결할 뚜렷한 방안이 있나.
=아이티 중심의 첨단 산업으로 구조를 개편하고 과학기술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결국 기업을 대구로 유치해와야만 경제를 살려낼 수 있지 않겠나. 어떤 방법으로 어떤 업종의 기업을 끌어올 생각인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중견 원천 기술업체나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를 유치하려고 한다. 이미 유치한 참테크, 디보스, 케이티브이 같은 업체를 말한다. 대구시의 기업 유치 시스템을 보강해야 하는 일도 시급하다. 대기업 유치는 당장 힘들고 2∼3년쯤 기다리면서 준비해야 한다.

-대구가 내륙 도시이며 수도권 집중 현상 탓에 기업들이 대구로 오는 걸 꺼린다. 뾰족한 대안이 있는가.
=결사대의 심정으로 뛰겠다. 당선되면 1년 중 절반은 외국, 서울, 그리고 시민들이 사는 현장 속에서 살겠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되면 조해녕 시장처럼 중앙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하다.
=사업 계획을 완벽하게 만들어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 여야를 떠나서 중앙 정부와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 자신이 있다. 그러나 참여 정부의 대구 푸대접이 심한 건 사실이다. 결국은 대구가 발전하려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는게 필요하다고 본다.

-2년8개월 동안 대구시 정무부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경제 파탄의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은가.
=책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어려운 속에서도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져놨다고 자신한다.

-시민들은 관료 출신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관료 출신은 강점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관료들이 규정에 얽매이고 너무 틀에 박혀 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겠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조해녕 시장때와 대구시 행정이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시민들도 있다.
=여러 곳에서 조 시장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분명히 다를 것이다. 조 시장은 지하철 참사 이후 발목이 잡혀 시민들한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한 점은 아쉽다.


30여년 행정 잔뼈…부시장 업적은 미미

김 후보는 요즘 주변에서 “대구에서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이 아니냐”고 인사를 건네면 “선거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펄쩍 뛴다.

그는 1972년 총무처 사무관을 시작으로 총무처 의전국장, 청와대 비서관,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내며 30여년 동안 공직에서 잔뼈가 굵었다. 산림청장에서 퇴임한 뒤 대구지하철 참사 직후 조해녕 대구시장한테 스카우트돼 대구시 정무 부시장으로 부임했다. 정무 부시장 재임 중에는 조 시장의 그늘에 가려 뚜렷한 업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될 때까지 조 시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는 시민단체에서 반대하는 앞산터널과 수창공원 터에 고층 건물을 건립하는 계획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 후보는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고 친화력이 뛰어나다. 영어실력이 수준급이라는 평도 받는다.

그는 “당선되면 맨 처음으로 시민 화합과 자부심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택 5.31 대구시장 후보 인터뷰 ] 이연재 민주노동당
할인점 규제…영세상인 지원 공기업 비정규직 정규직화...“학연·지연 끊어낼 것”

“서민들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민주노동당 이연재(43) 후보는 “대구 지역경제가 오랫동안 침체되면서 서민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서민 경제를 우선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경제를 살려낼 구체적인 복안이 있으면 말해 달라.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영세 상인들을 죽이는 대형 할인마트는 더 이상 허가를 해서는 안된다. 경기침체의 원인 가운데 중요한 부문이 내수 부진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임금을 올려 내수를 늘려야 한다고 본다.

-시장이 되면 어떤 방법으로 비정규직을 없애 나갈 생각인가.
=먼저 대구시에서 지원하는 공기업에서 비정규직을 없애겠다. 나아가 예산으로 공사를 하는 관급업체들은 비정규직이 적은 업체들에게 입찰 때 인센티브를 줄 생각이다. 그러면 민간업체 쪽으로 이런 분위기가 자연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진단하나.
=특정 정당과 특정 고교 인맥이 정치, 행정,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 이 카르텔을 해체하는 게 시급하다. 지역의 주류 세력을 교체하지 않으면 경제를 되살릴 수도 없다고 본다.

-시장에 당선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대구는 행정이 닫혀 있고, 사회분위기가 폐쇄적이다.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살기가 힘든 도시로 낙인이 찍혀 있다. 학연, 지연 등으로 얽힌 연줄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런 분위기를 바꿔내지 못하면 국내 또는 외국 기업 유치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대구에서 사는 시민이면 누구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게임의 룰을 만들고 싶다. 시민운동을 펼쳐서 열린 도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대구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 지지계층이 일부 겹칠 수도 있다고 보인다. 두 당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열린우리당 소속 시장이 당선된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또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의 주류 계층을 해체할 수 도 없다.

-선거 비용은 어떻게 충당할 생각인가.
=등록비용 5천만원은 중앙당에서 지원받고 나머지는 대구시당 지원금과 후원금을 모아서 충당할 생각이다. 광역단체장 법정선거 비용 11억 5천만원의 10%도 채 못 쓴다.


보육.여성.장애인 공약 촘촘하게 준비

민주노동당 이 후보는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자랐다. 전두환 정권이 시작되던 1981년 경북대 철학과에 입학했다.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보면서 사회현실에 눈을 떴다고 한다. 학생운동과 강제 징집, 제적, 구속을 겪고 노동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진보정당 추진위와 국민승리 21을 거쳐 1999년부터 민주노동당 창당 준비위원으로 활동했다. 대구에서는 민주노동당 멤버로서 맏형격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해 떨어졌고,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역경 속에서 핀 꽃은 아름답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공약은 한권의 책으로 펴내도 모자랄 만큼 다양하고 분량도 많다. 공공보육시설 확충과 여성, 장애인 관련 공약이 돋보인다. 그는 시장이 되면 현재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앞산 터널 공사와 수창공원 고층 빌딩 건립을 당장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


글. 한겨레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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