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을 42년만에 처음으로 공개 모집한다.
'도시계획위원회'는 대구시 산하 위원회 77곳 가운데 '가장 힘에 센' 위원회로 손꼽힌다.
지구단위 계획과 개발제한 구역 해제, 건축물 고도제한 해제 등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어떤 '개발'이나 '재건축'도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위원들 명단도 공개되지 않고 위원 위촉도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사상 첫 '공개모집'에 대한 평가와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대구경실련도 11일 "이런 '공개모집'이 위원회 자체 뿐 아니라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물론, 전문가 집단 등 민간부문의 책임성도 높이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하며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공개모집의 대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시는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대구시 각종 위원회 구성 및 운영조례'에 따라, 어제(5.10)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전체 25명의 위원 가운데 건축.교통.환경.방재.문화.정보통신 등 도식계획 관련 분야 전문가 14명을 공개모집을 통해 위촉한다고 밝혔다.
현재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은 25명으로, 당연직 2명(행정부시장.도시주택국장)과 시청 공무원 2명(기획관리실장.방재국장), 시의원 3명, 유관기관 2명(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 대구환경청장), 언론인 2명(매일신문.대구MBC)을 포함해 11명은 지금처럼 시청에서 자체 위촉하겠다는게 대구시의 방침이다.
그러나, 현행 '도시계획조례'에는 공무원 등을 뺀 '관련 전문가' 수를 전체 위원의 2/3이상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25명 가운데 적어도 16-17명을 공개모집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대구시는 이 보다 적은 14명만 '공개모집'하기로 했다. 이유는 '언론인' 때문이다. 언론인 2명을 공개모집 하지 않고 대구시가 자체 위촉하기로 했다.
대구시 도시계획과 담당자는 "언론인이 도시계획의 직접적인 전문가는 아니지만, 시정에 대한 홍보와 여론수렴을 언론인을 위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언론인은 매일신문과 대구MBC 간부가 도시계획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기자와 시민단체의 시선은 곱지 않다.
대구지역의 한 40대 기자는 "보도.편집국 간부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면 후배 기자들이 위원회 결정에 대해 비판하기 쉽지 않다"면서 "언론은 지면이나 방송을 통해 여론을 전달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가 위원회에 언론인을 포함시키는 것은 행정에 대한 일종의 '방패막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중요한 결정을 하는 위원회에 언론이 꼭 들어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설사 언론이 위원회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대구시가 특정 언론사에 대해 자의적으로 위촉하기 보다, 다른 전문가 위원들처럼 '공개모집' 하는 게 그나마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구시 도시계획과 담당자는 "지금 도시계획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신문.방송사를 지역의 다른 언론사로 바꿀 수도 있다"면서 "언론인을 공개모집하는 문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실련은 11일 대구시 도시계획위원 공개모집과 관련해 '제안서'를 내고, ▶공개모집 인원을 14명에서 20명선으로 늘이고 ▶공무원 및 관계기관 공무원 수를 현재 3/1에서 1/5로 줄일 것 ▶ 대학.협회.단체.연구기관에 소속된 자와 '학위' 소지자로 제한한 참여자격을, '소속되지 않은 개별적' 시민이나 도 '학위'가 없는 관련 경험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완화할 것 ▶ 위원 선정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장치 마련 ▶위원 선정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도록 촉구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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