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공약, 너무 많아 정리도 힘들었다”

평화뉴스
  • 입력 2006.05.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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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후보 15대 헛공약 발표...
“공약 절반이 개발.건설..다 지킬려면 30조원”

대구시장 후보들의 '헛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2006지방선거 대구시민연대](사진 왼쪽부터) 문혜선(대구참학 대표), 안이정선(대구여성회 회장), 이두옥(대구여성의전화 대표) 윤종화(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대구시장 후보들의 '헛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2006지방선거 대구시민연대](사진 왼쪽부터) 문혜선(대구참학 대표), 안이정선(대구여성회 회장), 이두옥(대구여성의전화 대표) 윤종화(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5.31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시장 후보들이 낸 공약 상당수가 ‘막개발.헛공약’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구참여연대를 비롯한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2006지방선거 대구시민연대]는 오늘(5.24) 오전 대구여성회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장 후보들의 공약 가운데 대표적인 ‘막개발.헛공약’ 15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대구시민연대가 선정한 15대 막개발.헛공약은, 김범일(한나라당) 후보가 7개로 가장 많고, 이재용(열린우리당) 후보가 6개, 백승홍(무소속) 후보가 2개로, ▶후보들 공약의 50%가 개발이나 건설투자 쪽에 쏠려 있고 ▶이들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정대책이 없는 점 ▶황당한 공약, 재탕 공약 ▶ 환경과 문화를 비롯해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위약 공약이 부실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대구시민연대가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받아 분석한 98개 공약 가운데, 대규모 개발을 전제로 하는 공약이 50%에 해당하는 49건이 됐을 뿐 아니라, 그나마 이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정대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18%에 해당하는 18건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민연대 은재식 공약팀장은, “이들 후보가 낸 개발공약을 지킬려면 대구시 1년 예산의 9배에 해당하는 무려 30조4천억원이 필요하다”면서 “과연 대구시가 감당할 수 있는 재원인 지, 반드시 투입해야 할 재원인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30조원대’ 개발공약은, 이재용 후보 16조2천억원, 김범일 후보 9조8천억원, 박승국(국민중심당) 후보 2조7천억원, 백승홍 후보 1조6천억원, 이연재(민주노동당) 17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민연대의 후보별 ‘헛공약’ 특징>
이재용 - 뉴타운 개발 사업 등 거대 개발성 공약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개발된 공약
김범일 - 대부분의 공약이 현재 대구시의 계속사업과 추진중인 사업. 개발성 공약이 대부분을 차지
백승홍 -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으나 금호강개발공약 등에서 구체적 실현가능성이 낮음.
박승국 - 육가공센터 공약은 이행계획이 부실
이연재 - 막개발을 지양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기준에 대부분 부합. 법적 추진여부와 재정계획은 다소 추상적.

또, ‘일자리’ 공약의 경우, 이재용 후보는 7만개, 김범일 후보는 6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내세웠지만 이들 모두 구체적인 이행게획이 부족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일자리’보다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어 사회양극화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이재용.김범일 후보가 모두 공약한 ▶‘도시철도 3호선 조기건설’을 비롯해, 이재용 후보의 ▶‘신대구 프로젝트(뉴타운 개발)’와 ▶‘동대구센텀시티(역세권)개발계획’, 김범일 후보의 ▶‘대구경제살리기 펀드 조성’과 ▶‘동대구 역세권의 대구 관문 랜드마크화’, 백승홍 후보의 ▶‘금호강 유역개발’ 등은 하나같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나 가능성, 재원조달계획이 부족하거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막개발.헛공약’으로 꼽혔다.

이밖에, 이재용 후보의 ▶‘학군제 폐지’나 백승홍 후보의 ▶‘통합학군제’는 실현가능성이 낮을 뿐 아니라, ‘교육자치제’의 현실에 비춰볼 때 ‘대구시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헛공약’으로 지적됐다.

대구시민연대 윤종화 집행위원장은, “대구시장 후보들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 낮은 대규모 개발.건설사업으로 채워졌을 뿐 아니라 알맹이 빠진 장밋빛 청사진이나 선심성 ‘막개발.헛공약’에 그쳐 공약을 정리하기도 힘들었다”면서, “이런 헛공약들이 제대로 알려지거나 선거쟁점이 되지 못한 채, 정치적 논리나 정당에 따라 선거가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민연대는 지난 2일 ‘유권자대회’를 통해 각 후보들에게 ‘27대 정책과제’를 제시했지만, 모든 대구시장 후보들이 이들 정책과제를 거의 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아 지역 시민사회의 목소리와 크게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2006지방선거 대구시민연대가 선정한 15대 '막개발.헛공약'>
-이재용 후보
▶ 신대구 프로젝트 : 뉴타운 개발 ▶동대구센텀시티(역세권)개발계획
▶일자리 7만개 창출 ▶대구 읍성 재현 ▶학군제 폐지 ▶도시철도 3호선 조기건설(김범일 후보 공통)
-김범일 후보
▶지역경제의 변화를 주도할 우수 국내외 기업유치 ▶대구경제 살리기 펀드 조성
▶도시경쟁력을 강화할 도시형 서비스산업 창출 ▶동대구 역세권의 대구 관문 랜드마크화
▶대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문제 해소 ▶도시철도 3호선 조기건설
-백승홍 ▶금호강 유역개발 ▶통합학군제 실시


유권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우리는 오늘 대구시장 후보들의 대표적인 막개발ㆍ헛공약 사례들을 발표하면서 착찹한 심정입니다. 250만 대구시민들에게 지역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하면서 창의적이고 신선한 공약보다는 재정계획이나 이행계획이 부실한 개발정책과 대규모 건설사업 일색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평가내용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수요나 기대감 또한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후보자 또한 이 같은 지역 유권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충분히 이해되지만, 제시한 각종 개발공약이 과연 지역사회의 고용증대나 사회양극화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어질 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알맹이 빠진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거나 선심성 공약을 남발해서는 대구경제를 살릴 수도 없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도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대표적인 막개발ㆍ헛공약 사례를 발표하면서, 이러한 내용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토론되어 시정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나 지역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지, 후손에게 물려 줄 환경을 무계획적으로 파괴시키고 실현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는 막개발ㆍ헛공약에 대해 적극적 비판의 목소리를 내 줄 것을 유권자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후보자 중 지역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반드시 투표에 참여합시다.

유권자 한명 한명이 우리 지역을 바꿀 수 있습니다. 지역과 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참일꾼을 뽑읍시다. 유권자들의 냉소와 무관심 속에 지역은 점점 활기를 잃어왔고, 그 결과 이번 선거는 관심과 기대보다는 실망과 우려가 더 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자치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 유권자들의 힘으로 대구지역을 바꿀 수 있도록 합시다.

2006.5.23

[ 2006지방선거 대구시민연대 ]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연합, 대구DPI, 도시공동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회대구지부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 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교육학부모회대구지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대구지회, 함께하는주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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