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여당에 대한 처절한 평가”

평화뉴스
  • 입력 2006.05.3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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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당 일색, 안타깝지만 이게 민심"

“5.31지방선거,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녁 6시. 투표가 끝나기 무섭게 지상파 TV 3사가 출구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여.야 1:15, 잘해야 2:14. 한 앵커는 “싱거운 결과”라고 말했다.

선거기간 내내 이어진 여론조사와 거의 다르지 않은 투표 결과.
‘한나라당’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이야 당연히 “잘됐다. 만족한다”고 할 것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을 무척 싫어하는 사람들은 “꼴 좋다”고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낙선자’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은 어떨까?
예전 같으면, ‘지역감정’이니 ‘TK정서’니 하는 말들도 나올 법 하지만, 이번에 그렇지 않다.
시민단체 활동가 몇 명에게 물어봤다. 이들 대부분은 ‘낙선자’에게 표를 던졌다고 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중앙정치에 묻힌 지방자치...정권과 여당, 더 철저하게 반성해야"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전국적으로 ‘하나 마나’ 한 선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전국적으로 높게 나온 건 눈여겨 볼만 하다”면서, “지난 2002년 총선 때처럼 대구경북의 표심만 한쪽으로 쏠렸다면 모를까, 한나라당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높게 나온 건 이 자체가 전국의 민심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장 선거만 그런 줄 았았는데, 한나라당 서울시장.경기도지사 후보의 지지율도 60%대나 되는 걸 보고 놀랐다”고 조 처장은 말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권혁장 사무처장은, “대구를 비롯해 전국의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번 선거는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처절한 평가”라고 말했다. 또, “지역정서니 뭐니 하는 핑계를 대지 말고, 대통령과 여당이 더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또 다시 한나라당 일색으로 끝난데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말로 대신했다. 또, “대구시민이 뽑은 후보가 4년동안 어떻게 해나가든, 그것은 유권자인 대구시민의 몫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참여연대 윤종화 사무처장은, “우려했던대로 중앙정치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어놨다”고 진단했다.
특히, ‘박근혜 피습’과 ‘정권 심판론’ 같은 논리에 지방자치의 주요 의제들이 묻혀 버렸다며 아쉬워했다.


"5.31지방선거, 시민운동의 활동과 숙제...'정치학교' 같은 새 모델 고민해야"

한편, 이번 5.31지방선거와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의 유권자 활동에 대한 생각도 들어봤다.
지역 16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006지방선거대구시민연대’를 꾸려 대구시장 후보들의 ‘헛공약 검증’과 ‘정책의제 제안’, ‘유권자 캠페인’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예전 ‘낙선운동’을 펼 때와는 달리 언론과 후보들의 별 관심을 받지 못했으며 지방선거의 쟁점을 만들지도 못했다는데 대체로 공감했다.

윤종화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바라는 정책의제를 제안하고 후보들의 헛공약도 검증해 발표했지만, 이런 활동이 선거에 어떤 의미를,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쳤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분명한 것은 시민단체의 이같은 활동이 예전과 달리 그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처장은 “조만간 시민연대의 활동을 평가한 뒤 선거에 대처하는 시민운동의 방향을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장 사무처장도 특히, “후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선거 판에서, 정책의제 제안이나 공약 점검 만으로는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 밖에 없다”면서 “시민단체들이 직접 시민후보를 내세우거나 마땅한 후보를 찾아 일찍부터 선거를 준비하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처장은 특히, “지역의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시민운동을 시민정치로 풀어 갈 수 있는 ‘정치학교’ 같은 모델도 검토해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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