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수, “4년 참 열심히 했는데...”

평화뉴스
  • 입력 2006.06.0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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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 낙선자] 장태수(민노당)
...“좀 더 잘하지 못한 내 잘못이겠지요..”

"의정활동 4년 하고도 떨어졌으니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대구시 서구 비산동 일대 ‘라’선거구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민주노동당 장태수(35) 후보의 말이다.
“너무 겸손한 말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이런 저런 이유도 있겠지만, 좀 더 잘하지 못한 내 잘 못이 큰 것 같습니다”고 스스로 책임 지운다.


현직 구의원인 그는 “4년동안 참 열심히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주민들에게 많이 서운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많이는 아니고 조금은...”

5.31지방선거 이후 신문과 방송은 연일 ‘한나라당’ 일색인 ‘당선자’ 소개로 채워졌다. 낙선자 한명에게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어 어제(6.1)부터 장 의원에게 전화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현직 구의원으로, 그것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성실하고 ‘눈에 띄는’ 활동을 했다는데 주위의 별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는 3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선거구에서 4위로 떨어졌다. 10.7% 지지율. 3위와 차이는 2.3% 500여표. 물론 당선자 3명은 모두 ‘한나라당’ 후보들이었다.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 왜 떨어진 것 같나?

= 좀 더 잘하지 못한 잘못이 큰 것 같다. 의정활동은 열심히 했지만, 조직이 너무 없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조직을 활용해 ‘박근혜 피습’을 알리며 ‘한나라당’ 정서를 불러일으켰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나 ‘박근혜 바람’도 컸지만, 결국 ‘조직’에서 밀렸던 것 같다.

- 선거운동을 해보니 어떻던가?

= 솔직히, 합리적인 판단이 거의 마비된 선거가 아니었나 싶다.
의정활동에 대한 잘잘못이나 후보들의 정책, 공약 같은 건 전혀 얘기되지 않았다.

- 민주노동당 후보의 한계도 있었나?

= ‘반(反) 여당’ 정서가 반사적으로 한나라당에 쏠린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반(反) 여당’ 정서가 한나라당으로만 가고 민주노동당으로는 오지 않았다.
주민들은 개혁이니 진보니 하는 것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과 다른, ‘진보정당’으로서 주민들에게 뚜렷한 대안이 되지 못한 게 현실인 것 같다.

- 지난 4년 의정활동을 돌아보면?

=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보람도 컸다.
낡은 주택에 있던 할머니들을 보상 받아 이사하게 했고, 그 분들의 집을 얻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구의원 활동을 하며, 공무원들에게 민주노동당의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자랑스럽다.

- 이제 뭐 할건가?

= 구의원 임기가 6월까지다. 아직 한달 남아 있으니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잘 마무리할 생각이다.
그리고, 현재 ‘민주노동당 서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만큼 정당 활동도 계속 열심히 해야 한다.
솔직히 씁쓸하고 서운하고 그렇지만, 빨리 마음 추스려 7월부터 적극적으로 주민운동을 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구정이나 의정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원외’에서도 할 일이 있지 않겠나.

- 좀 이르지만, 2년 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나?

= 구의원도 떨어진 마당에...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고민은 된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마구 출마하는 게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구청장’을 하고 싶다. 의정활동의 경험을 살려 정말 주민들을 위한 행정을 펴고 싶다.

-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에 나설 생각은 없나?

= 선배님들도 많이 계신데...나이도 아직 어린데 좀 더 있다...

장 의원은 대학을 졸업한 뒤 ’97년 대통령 선거 때 권영길 후보 캠프에 들어가면서 ‘민주노동당’과 인연을 맺었다.
대선 후 ‘서구문화복지센터’에 상근하며 주민운동과 민주노동당 창당에 힘을 쏟았고, ’99년 민주노동당 대구창당준비위원회 활동을 했다. 민주노동당이 창당한 2000년 1월부터 대구시지부 기획국장을 맡았고 2002년 지방선거 때 서구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이번 5.31선거 때 자전거에 홍보물을 매달아 다니는 이색적인 선거운동을 펴기도 했다.
그는 소탈한 웃음으로 “조만간 막걸리나 한잔 하시죠”했다. 웃고 있어도 '떨어진' 마음이 오죽할까.
술 한잔 사야겠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장태수 의원이 선거운동으로 쓴 자전거...(사진제공. 장태수 의원)
장태수 의원이 선거운동으로 쓴 자전거...(사진제공. 장태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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