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활동가에게 묻는다”

평화뉴스
  • 입력 2006.08.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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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남 칼럼5]...
“활동가의 문제 의식은 공개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1. 문제 : 생활정치인의 그물망이 절실하다.

생활정치인이란 ‘당대 그곳의’ 인물이다. 활동가는 오늘 대구의 인물이다.
그는 주민통제의 행정, 주민통제의 치안, 주민통제의 의료, 주민통제의 교육이 되게 하는데 소매를 걷어 올린다. 그는 여기 대구에서 관치를 물리치는 일, 여기 대구에 촘촘히 짜인 연줄의 그물망을 해체하는 일에 나선다.

이 힘겨운 일을 하기 위해, 활동가들이 먼저 생활정치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서 이렇게 반문한다.
활동이 너무 영세하지 않은가, 주변으로 밀려나 있지 않은가.

다시 묻는다.
FTA를 반대하는 생활정치인다운 이유를 찾는데 밤잠을 설치는가.
서울의 이유가 아닌 대구의 이유를 가지고 FTA 반대에 나서고 있는가.

정세분석이나 하면서 활동가연 하지나 않는가.
스스로의 활동경험에 의거하여 서로간 토론하고 있는가.
따로 무슨 유별난 전문가를 불러 놓고 그에게서 뭘 들으려 하지 않는가.


2. 문제를 함께 의식한다.

여기 대구의 활동가들이 ‘그 하나의’ 활동과제를 함께 설정함으로써 문제를 명확하게 의식한다.
그 하나(같음)는 도대체 무엇인가. 일단 이렇게 말하자.

주민을 일상의 주인으로 내세우는 생활정치, 그 생활정치는 관 우위의 관행에 反하는 영원한 ‘문화적’ 싸움이 된다. 관과의 싸움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눈에 띄게 하는 것이다. 그 싸움에 활동가가 있다. 그 싸움에 비켜서 있는 어떤 사람도 생활정치인일 수가 없다.

- 활동가(단체)들은 생활정치인임을 자임함으로써 하나의 같음이 된다.
다시 활동가들은 각자의 현장, 말하자면 교육의 현장에서, 의료의 현장에서, 행정의 현장에서 생활정치를 구체화한다. 같음과 다름을 고민하는 활동가의 경험이야말로 논리와 정보의 보고다.

- 마땅히 집중할 바의 것에 집중한다. 집중성은 표적물을 겨냥하는 자세를 취함이다.
교육의 관치, 의료의 관치, 세금의 관치를 표적물로 삼는다. 물론 이것 아닌 다른 것을 공동의 과제로 설정할 수 있다.


3. 생활정치인의 면모를 드러냄으로써 대구의 지도자가 된다.

먼저 활동가들(단체들) 스스로 자신에 대해 고백하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대중의 신뢰를 얻는 도덕적 기반을 마련한다.

- 각 시민단체에 적체되어 있는 ‘관료적 행태’, 무기력, 관습, 서류, 실적, 비분강개, 울타리치기, 대강대강하기, 침소봉대...를 비판한다. 관료적 분위기에 젖어 활동가 스스로 탈정치화 되었음을 비판한다.

- 자아 비판한 경험을 밑천삼아, 대구사회에 만연되어있는 행정편의주의, 관료권위주의를 자료수집하고 분류하고 정리하고 항의한다.

- 자신을 방법론적으로 ‘위기 속에’ 몰아넣음으로써 방책을 구한다. 그는 사실관계에 밝다. 그는 기록에 도사이다. 그의 기록이 활동의 준거가 된다.

- 관의 反생활정치의 관행을 세밀하게 밝히는 것만으로, 능히 의료전문가, 교육전문가, 행정전문가가 된다. 그는 사실관계(통계수치)를 꿰차고 있어야 한다. 해석은 그 다음이다.


4. 모든 게 그러하지만, 특히 운동은 문제를 명확하게 의식하는 사람에 의해 구성되고 수행되는 아주 특별한 인간사이다.

문제 의식이 바로 그 활동가이다.
활동한다는 것은 그가 문제를 의식하고 있음의 증거이다.
그의 활동이 다른 사람의 것과 특별히 다르다는 것을 그의 문제 의식에서 찾는다.

이런 의미에서, 활동가의 문제 의식은 공개적이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그 자신의 것이어야 하고 동시에 단체의 것이어야 한다. 활동가로 자임하고 나선 그 사람들을 서로간 존중케 하는 ‘공적’ 자리를 마련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포럼의 형태로 그 공적 자리를 준비하는 것도 그 일책이 된다. 포럼은 활동가들을 활동하도록 이끌어주는 ‘문제 의식’을 다시 의식하는 특별한 자리이지 않으면 안 된다.
포럼은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가득하다.

그 문제가 도대체 어떤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가.
그 문제를 의식하는 그는 스스로 어떤 난관에 겁 없이 마주 하고 있는가.
그 문제의 의식이 그의 운동(활동)을 그의 삶(일상)이 되도록 규율하고 있는가.
이 물음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있는가.

일은 사람이 한다.
그 일이 운동이라면 문제 의식이 투철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운동의 중심에 활동가가 있고 활동가네트웍이 있다. 그 이외 모든 것은 운동의 울타리이다.
이 위상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동가 먼저 있고 그 활동가가 운동을 만들어낸다.

김민남(평화뉴스 칼럼니스트. 교수. 경북대 교육학과. mnkim@knu.ac.kr )

(이 글은, 2006년 7월 31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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