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숨진 대구C병원 여간호사...

평화뉴스
  • 입력 2006.09.0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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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동안 7번 인사조치...병원,"업무스트레스 사과"
보건노조, “중소병원 문제 심각, C병원은 빙산의 일각”

지난 8월 14일, 스스로 약물을 투여해 의식을 잃었던 대구 C병원 황OO(30) 간호사가 9월 1일 저녁 끝내 숨졌다.

"황 간호사는 3년6개월동안 이 병원에서 일하며 무려 7번이나 근무 부서를 옮겨다녀야 했고, 병원 관리자들에게 인격적 무시를 당했다”고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측이 밝혔다. 대구시 수성구에 있는 C병원은 병상이 200여개인 중규모 병원으로, 한 종교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숨진 황간호사는 이같은 인사조치와 함께 ‘책임간호사’에서 ‘평간호사’로 강등되기도 했는데, 약물을 투여하기 이틀 전에도 간호부서가 아닌 기획실 성격의 QI로 인사 통보를 받았으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나가라’는 얘기와 ‘평간호사로 강등시키겠다’는 말을 병원 관리자에게 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황 간호사는 심한 스트레스와 인격적 모욕을 당했으며,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 이유가 됐다고 보건의료노조측은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황 간호사가 의식을 잃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이 병원 동료 간호사들을 만나 들은 이같은 얘기를 종합해 9월 2일 보도자료와 성명을 냈다.

황 간호사가 숨지자, 이 병원측은 “개인적인 이유로 숨졌을 뿐”이라며 업무 연관성을 부인하다, 이틀 뒤인 9월 3일 오후 “황 간호사에게 업무스트레스를 준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황 간호사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유족들은 병원측의 이같은 사과와 보상 약속을 받아들여 합의했다.

그러나, “황 간호사의 죽음은 이 병원 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보건의료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김경희 조직국장은, “이번 일은 중소병원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폭력적인 노무관리와 인격적 모독, 부당한 대우를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열악한 근무환경과 병원측의 탄압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대구지역 중소병원에 대한 철저한 근로감독을 대구지방노동청에 촉구하는 한편, 중소병원의 부당행위를 자체 조사하고 이들 병원의 노조와 산별노조를 꾸리는데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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