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유급제? 10명 중 7명이 ‘겸직’

평화뉴스
  • 입력 2006.09.07 00: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해관계' 상임위원도 11명이나...
“상임위 바꾸고 '의원 영리행위' 제한해야”

올해부터 ‘의원 유급제’가 시행됐지만, 대구경북 광역의원 10명 가운데 7명은 여전히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겸직’ 의원 가운데 11명은 현 직업과 관련 있는 상임위원회에 배치돼 ‘이해관계 충돌’에 따른 공정성 시비를 낳고 있다.

대구참여연대가 최근 대구시의원 29명과 경북도의원 55명 전원을 대상으로 겸직현황을 조사한 결과, 의원 당선 뒤에도 여전히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의원이 전체 84명 가운데 60명(71%)이나 됐다. 특히, 경북도의원의 겸직 비율이 78%(55명 중 43명)로 대구시의원의 겸직 비율 58%(29명 중 17명)보다 훨씬 높았다.

게다가, 직업과 관련있는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이해충돌’ 의원도 대구 1명과 경북 10명을 포함해 11명이나 됐다.

대구시의회 ▶도이환 의원은 운송업체인 ‘고려운송’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경제.교통 등을 다루는 ‘경제교통위원회’에 배정됐다. 또, 복지재단인 ‘전석장애인스포츠단 소장’을 맡고 있는 정순천 의원도 보건.문화 등을 다루는 ‘교육사회위원회’에 배정돼 '이해충돌'로 지적됐지만, 지난 9월 4일 '경제교통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또, 경북도의회는 더 심해, ▶기획과학위원회 박진현.나규택 의원 ▶교육환경위원회 김만용 의원 ▶농정위원회 박노욱.남종식 의원 ▶경제문화위원회 이재철.장경식.이상효 의원 ▶건설소방위원회 김영택.장길화 의원이 각각 ‘이해충돌’ 상임위원으로 꼽혔다.

직업과 관련있는 '이해충돌'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대구시의원 2명(9월1일 기준)...이 가운데 정순천 의원은 지난 9월 4일 '경제교통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겼다. (자료. 대구참여연대)
직업과 관련있는 '이해충돌'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대구시의원 2명(9월1일 기준)...이 가운데 정순천 의원은 지난 9월 4일 '경제교통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겼다. (자료. 대구참여연대)


‘의원 유급제’는 지난 5.31지방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실시됐는데, 대구시의원은 올해 5천42만원, 경북도의원은 4천248만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지방의원들이 별도의 직업이나 수입원을 갖지 않더라도 의원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의원 유급제’의 취지다.

대구참여연대는 “의원 유급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의원이 겸직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직업과 관련있는 상임위원회를 차지하는 것은 지방의회의 공정성과 역할에 큰 문제”라면서, “지방의원들의 겸직을 통한 영리행위를 제한하고 이해관계 의원들의 상임위원회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의원들의 영리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면서 ① ‘직접적 이해관계’ 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 사적이익 추구에 따른 의사결정의 공정성 침해를 사전에 방지할 것 ② 공공기관과 영리를 목적으로 한 거래 제한을 강화할 것 ③ 자치단체 선출직 공직자의 겸직 등록을 의무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지방의원 스스로 윤리강령과 윤리실천규범 조례를 제정해 자기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 규정위반 제재조항 마련과 강제력 있는 윤리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 ② 본인 및 배우자, 직계 존·비속 영리/비영리관련 직업사안 등록을 의무화할 것 ③ 지방의회 자체의 윤리심사기구설치와 별도로 외부독립기구로써 의회윤리심사기구를 설치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8월 21일부터 9월 1일까지 대구경북 시.도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의 ‘의원 프로필’을 통해 의원들의 직업을 정리한 뒤, 해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프로필의 사실 여부와 변동 사항을 확인했다고 조사 과정을 밝혔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직업과 관련있는 '이해충돌'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경북도의원 10명...(자료. 대구참여연대)
직업과 관련있는 '이해충돌'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경북도의원 10명...(자료. 대구참여연대)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