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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숫자놀음, 그만 좀 합시다”
경신.대륜.덕원고 진학부장이 본 ‘서울대 합격자 보도’...“그게 다는 아닙니다”
2006년 09월 14일 (목) 10:17:52 평화뉴스 pnnews@pn.or.kr
지난 9월 7일, 영남일보와 대구일보는 200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를 보도했다.
대구지역에서는 경신고등학교가 19명, 대륜고 18명, 덕원고 15명으로 1,2,3위를 차지했다.

   
▲ 영남일보 9월 7일자 7면(사회)
 
영남일보는 7일자 신문 6면(사회) 기사에서 “평환주화지역 일반계 고교로는 선두권을 형성, 전국 명문고교의 명맥을 잇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구일보도 같은 날 5면(사회면)에 대구경북지역의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를 현황을 표로 정리해 싣고, “서울대 합격자 최다 배출 지역, 대구 수성구-경북 포항시”라는 제목을 붙였다. 대구일보는 나흘 뒤 12일자 신문에 ‘대입돌풍’이란 꼭지를 달아 경신고와 경일여고를 ‘명문고’라며 소개하기도 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서울대 합격자’ 보도.
상위 성적을 거둔 경신.대륜.덕원고 진학부장 교사는 이를 어떻게 봤을까? 언론에 크게 부각됐으니 꽤 기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의 말은 달랐다. 이들 3명의 교사에게 ‘서울대 합격자’ 보도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시대는 변했다. 서울대만 대학이냐?"

   
▲ 대구일보 9월 7일자 5면(사회)
 
경신고 최성용 진학부장 교사는 “서울대 숫자놀음, 이제 그만 좀 합시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시대는 변해 서울대보다 ‘의대’를 더 선호한다. 서울대 합격자 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진짜 원하는게 뭔지 언론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진짜 공부 잘하는 학교를 따지려면 ‘수능성적 평균 점수’나 ‘과목별 평균점수’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면 된다”면서 “서울대 몇 명 들어갔느냐 하는 숫자놀음, 언론에서 정말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세대에 22명, 고려대에도 21명이나 합격했고, 경북대에도 많은 학생들이 들어갔다”면서 “맨날 서울대 합격자만 따지면 이런 상위권 대학이나 의대는 대학도 아니냐”면서 “중요한 건 학생들이 제가 가고 싶은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는 것”이라며 언론보도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최 교사는 “서울대 1차 합격자 보도는 더더욱 의미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지역 언론이 보도한 ‘합격자 수’는 지난 해 서울대 최초 합격자일 뿐, 최종 합격자나 등록자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경신고의 경우, 1차 합격자는 19명이지만 ‘복수합격’에 따른 선택으로 최종 합격자 수는 이와 다르며, 최종 합격해 입학한 학생 가운데도 벌써 재수를 하고 있는 학생도 있다”면서 “서울대 1차 합격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보도에 교사들은 정말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


"왜 서울대만 보도하나?"

   
▲ 대구일보 9월 12일자 7면(대구)
 
대륜고 옥정윤 진학부장 교사는 ‘서울대 합격자 보도’에 대해 긍정과 부정적 면을 함께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만 따지는’ 보도를 넘어 고등학교의 대학진학 보도를 더 구체적으로 해주기를 바랐다.

“솔직히, 우리 학교가 서울대에 많이 합격했다고 언론에 나왔으니 기분은 좋은 일이다. 모든 게 정보공개 차원에서 알려지고 있으니 더 숨길 일도 아니다. 일부 학교에서 합격자 수를 부풀리기도 하는데, 언론이 있는 그대로 보도해 좋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옥 교사는 그러나, “이런 서울대 합격자 보도가 고교 경쟁을 부추길 뿐 아니라, 인성교육보다는 서울대 입시교육에 치우치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대 합격자만 보도해서는 안된다”면서, “서울지역 상위권대학이나 지방국립대 합격자 수도 정확하게 밝혀야 하고, 이들 대학의 의약계열이나 인문계열 합격자의 성과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합격자 몇명? 양적인 면만 부각해 학교 이미지 왜곡"

덕원고 한상복 연구부장 교사는 “대학에 좋고 나쁨이 없으며, 중요한 건 학생들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많이 합격했다는게 학교 홍보에는 좋을지 몰라도 교육적인 면에서는 절대 좋지 않다”면서 “우리 교사들도 서울대 합격자 보도를 좋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양적인 면만 부각해 학교의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학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아이들의 장래 비전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 “서울대 몇 명 합격이라는 식의 보도, 이제 제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참교육학부모회 문혜선 회장은 “언론에서 서울대로 장난치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합격자만 강조하는 바람에 다른 학생들은 버려지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공교육정상화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한의대 가고 싶은 학생을 서울대 가라고 독촉했다는 제보가 들어온 적도 있다”면서 ”아이들의 앞날 보다는 서울대 몇몇이 더 중요하냐“고 되물었다.

또, ”예전에 대구 수성구 학교가 서울 강남 학교보다 못할게 없다고 교육청이 자랑한 적이 있는데, 그건 대구 사교육시장이 강남을 따라잡았다는 말과 똑같은 것“이라면서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언론이 ‘서울대 부추기기’를 정말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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