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시민 입장에서 악착같이 일하시오"

평화뉴스
  • 입력 2006.10.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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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 대구시]
"수요예측 부실, 적자 투성이..위기 탈출할 비장한 각오해야"

대구시에 대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국정감사.
김범일 대구시장은 10월 2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거듭 ‘사과’를 했다.

국정감사가 열린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 앞에 ‘공무원노조’가 시위에 나선 것부터 국회의원들을 자극했다.
정갑윤.강창일.이상배 의원은 한 목소리로 이를 비난했다. “공무원들이 국정감사장 앞에서 시위를 하다니”, “16개 시.도를 다녀봐도 이런 꼴은 처음본다”, “국회의원을 환영하고 로비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공무원노조는 이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 철폐’와 ‘대구시에 대한 국비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김범일 대구시장
김범일 대구시장
김범일 시장은 “시청 앞이나 1층 로비에서 한다고 들었는데, 노조가 국정감사장까지 와서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며 의원들의 질타에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이상배 의원은 “공무원노조는 대구시청 식구가 아니냐, 시장의 리더쉽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쏘아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대구시 부채 ▶대구지하철 부채와 운영적자 ▶대구시가 출자한 3섹터 법인(대구종합정보센터.대구복홥화물터미널.대구엑스코)의 경영부실 ▶밀라노프로젝트사업을 비롯해 대구시정의 재정운영과 경제에 대한 질의가 잇따랐다.

특히, 대구시의 잘못된 수요예측과 ‘부실한 사업 추진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강창일 의원은 “대구지하철 건설부채가 1조8천억원에 경영적자도 한해 1천억원이 넘는다”면서 “그런데 대구시장은 또 지하철 3호선을 뚫겠다는데, 도대체 무슨 대책이라도 있느냐”고 따졌다.

김정권 의원은 “대구지하철 2호선이 개통됐지만 하루 승객이 12만여명으로, 당초 예상한 21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대구시가 처음부터 수요 예측을 잘못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또 “지하철 역에 버스정류장이 없는 곳도 많다”면서 “환승체계를 비롯해 수송분담률(현재 7.1%)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이상배 의원도 ‘범안로’의 교통량 실례로 들며 “대구시가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일을 대충대충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부겸 의원도 “밀라노 프로젝트에 6천8억원이나 쏟아부었지만 무슨 성과가 남았느냐”고 따졌다.

김범일 시장은 의원들의 이같은 질문이 나올 때마다 거듭 “죄송하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과와 다짐을 했다.


"존경하는 의원님...내 존경 안해도 돼, 그저 일만 잘하면 돼"

의원들은 무엇보다, 대구시장과 공무원들의 ‘자세’를 촉구했다.

김부겸 의원은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대구시의 책임이 크다”면서 “정부와 국회에 막연하게 도와달라고 말하지 말고, 뭐가 어떻게 필요한 지 구체적으로 요구하라”고 질책했다.

이상배 의원은 “대구는 총체적인 위기”라면서 “위기를 탈출할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김 시장이 “존경하는 이 의원님의 말씀을 새겨서..”라고 하자, “내 존경 안해도 돼, 그저 일만 잘하면 돼”라고 잘라 말하며 “어떻게 하면 시민의 소득을 높일지, 시민의 입장에서 애정을 가지고 좀 악착같이 일하라”고 충고했다.

울산 출신의 정갑윤 의원은 방폐장 부지로 확정된 ‘경주’를 예로 들며, “요즘 경주에 가면 ‘개도 10만원짜리 수표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하면 지역을 발전시킬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이같은 질책과 달리 대구시정에 대한 새로운 주장 없이 기존에 알려진 시정 전반의 문제를 재론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국정감사장 안과 밖...(2006.10.20. 대구시청 10층 회의실)
국정감사장 안과 밖...(2006.10.20. 대구시청 10층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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