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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착잡한 심정으로 돌아봅니다.."
문창식..."아쉬움 많은 대구 시민운동,
...'끼리'의 문화 극복하고 '함께'의 문화를"

2007년 01월 08일 (월) 11:51:23 평화뉴스 pnnews@pn.or.kr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시민운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겸허하게 한해를 돌아봅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일일이 말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시민단체가 했습니다.
그리 풍요롭지 못한 환경에서 열심히 뛰어준 활동가들의 노고는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또한 활동가 못지 않게 현장에서 함께 활동해 주신 많은 분들로 인해 시민단체의 활동이 더욱 풍성하고, 빛이 났습니다. 이런 지면을 통해 그 고마움을 표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이 지나고 나면 아쉬움이 더 많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대구 시민운동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앞산터널' 반대운동이 많은 단체가 힘을 보탰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5.31 지방선거를 통해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희망을 갖기도 했지만 대구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종료, 대구시의회 보고 절차 종료 등 필요한 행정절차가 이루어졌습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입니다.

시민단체가 제기한 논리와 내용이 부족했는지, 아니면 일을 풀어가는 방식이 잘못 되었는지 착잡한 심정으로 반성합니다.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활동방향을 정해 내년에 더욱 매진할 일입니다.

새로운 시민운동 영역을 개척해보자는 연초의 결심도 말로만 그친 것 같습니다.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누가 해결해 주기 만을 막연히 바라고 있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시민운동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시민단체가 가진 공동의 문제를 힘을 모아 해결해 보자는 연대회의의 활동도 그리 활발하게 진행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왜, 연대인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연대론은 정곡을 찌릅니다.
“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바로 연대성입니다. 연대는 아래로 내려가는 겁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은 연대가 아닙니다. 그것은 추종이라고 하지요. 종속이라고 부릅니다.
자기보다 낮은 쪽으로 흐르는 것, 그래서 결국 가장 큰 것, 바다를 이루는 것이 연대입니다.
바다는 연대성의 최고 개념입니다. 바다의 어원이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작은 강물도 거절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여서 가장 큰 걸 이루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바다입니다.
모든 역량을 받아들이는 연대성이야말로 약자의 정서이며, 동시에 우리 삶의 관계성을 승인하는 것입니다.”

운동의 현장을 지키는 활동가들의 한해도 뒤돌아보게 됩니다.
힘든 조건 속에서 활동하는 그들을 대할 때 마다 조금 일찍 시민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동시에 활동가에 대한 아쉬움도 없지 않습니다. 운동은 움직이는 것, 즉 변화를 전제합니다.

한편으로 운동은 사람, 즉 활동가가 하는 것이다.
활동가가 변화해야 운동이 성립되고, 그래야 세상이 바뀝니다.

진보 속에도 수구가 있다고 합니다.
변화와 비판을 거부하고 운동 판에서 안주하려는 사람을 따갑게 질책하는 말입니다.
혹시 우리 활동가가 그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볼 일입니다.

박노해 시인의 시가 생각납니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밀운불우(密雲不雨)로 선정했습니다.
대개는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함'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곧 비가 되어 내릴 정도로 하늘에 구름이 빽빽하다,
즉, 세상을 바꿀 여건이 충분히 성숙되었다는 뜻도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운동이 작동해야 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것입니다.
끼리의 문화를 극복하고 함께의 문화를 회복해야겠습니다.

연대만이 희망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올해를 돌아보며 다시금 새기는 이 말이 내년에 길 찾는 이정표로 삼겠습니다.

[시민사회 칼럼 90]
문창식(대구환경운동연합.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이 글은, 2006년 12월 28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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