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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만극'과 '지방경제 고사정책'
[분양원가 공개] 조광현(대구경실련)
"우방.청구가 영화 누린 때는 주택시장 규제 시기였다"
2007년 01월 29일 (월) 10:43:42 평화뉴스 pnnews@pn.or.kr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1월 11일에 발표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개편 방안’에 대한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국민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낸 ‘국민기만극’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공급부족 사태를 야기하여 오히려 집값을 올리는 조치, 심지어 ‘지방경제 죽이기’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어떤 평가가 맞는지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올 9월부터 공개하기로 한 민간아파트 분양원가를 중심으로 따져보자.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발표에 의하면 공개되는 항목은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용, 가산비용 등 모두 7개 항목이다. 그리고 공개방법은 시.군.구에 설치되는 ‘분양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방자치단체장이 공개하고, 택지비는 평가기관이 산정한 감정평가 금액을 적용하게 되어 있다.


“허위신고 처벌 못하고 택지비도 감정가격?...실효성 없는 정책, 국민 우롱하는 일”


그러나 현재에도 민간아파트의 분양원가는 법에 따라 58개 항목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건설업체가 허위로 신고하여도 처벌할 수 없고, 지방자치단체가 분양원가를 아예 검증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형식에 그쳐 실효성이 없을 뿐이다. 따라서 검증능력과 책임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한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겨우 7개 항목을 공개하면서, 더구나 택지비를 매입가가 아닌 감정가격으로 하면서 이를 원가공개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건설업자들의 택지비와 건축비 허위 신고를 예방하기 위한 처벌조항을 마련하지 않고, 오히려 분양원가와 관련된 분쟁을 방지한다는 핑계로 분양공고문에 원가공개 내용의 법적 효력이 제한된다는 문구를 명시하도록 한 것이다. 이럴 경우 소비자들은 건설업체들이 설계와 다른 시공, 가구 등의 바꿔치기 등에 따르는 손해배상청구나 하자보수 등 법률적 권리마저 제한받을 수도 있다.


분양원가 공개로 분양값 인하?...건설업체가 엄청난 폭리 취했다는 확실한 근거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무늬만 공개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총리는 1.11대책(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다는 아니지만)을 내놓으면서 ‘공공아파트는 25%, 민간아파트도 최소한 20%의 분양값 인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만일 경제부총리의 기대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그동안 민간건설업체는 물론 공기업마저도 엄청난 폭리를 취했다는 확실한 근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건설업체 등 개발세력과 우리사회의 지배이념화 되고 있는 ‘시장지상주의’ 신봉자들은 1.11대책을 반시장적 정책으로 규정하며, 시민들에게 이 때문에 민간 주택공급이 줄어 집값이 오르고, 품질저하, 날림공사 등 각종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지역건설업체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1.11대책을 ‘지역경제 고사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일부 지역신문들을 이를 대서특필하여 시민들에게 불안감마저 조성하고 있다.


‘국민기만극’에 불과한 1.11대책, 이를 '반시장적'이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현상


주택은 공공재가 아니라는 시장지상주의의 관점에 따르더라도 주택시장은 시장경제논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영역이다. 주택보급률92.5%, 자가보유율 60.5%(2005년도 인구주택총조사)에 불과한 대구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내리지 않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리고 시장경제논리를 내세워 1.11대책을 ‘지방경제 고사정책’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을 시장주의자로 보기도 어렵다. 외지의 대형건설업체들이 지역 건설시장을 싹쓸이 해 간다며 지역 건설업체를 우대해야 한다고 앞장서서 외쳐온 것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얼치기 시장주의자들이 ‘국민기만극’에 불과한 1.11대책을 반시장적이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들에게 지난날 우방과 청구가 영화를 누린 때는 주택시장 규제 시기였다고 말해 주고 싶다.

[시민사회 칼럼 91]
조광현(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이 글은, 2007년 1월 14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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