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파장 커지자 '발뺌'했다" (07.3.19)

평화뉴스
  • 입력 2007.03.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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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WBC 유치' 보도 전말]..
"로고 찍힌 공식자료, 대구시 의견으로 판단"


영남일보가 이례적으로 ['WBC 유치' 보도의 전말]을 실었다.
언론이 '취재수첩' 같은 형태로 취재.보도 과정이나 후기를 쓰는 적은 있지만, 특정 내용에 대해 보도의 전 과정을 기사로 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것도 1면에 '보도의 전말'을 실었다는 점에서 영남일보가 'WBC 유치' 파문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영남일보는 3월 19일자 1면 우측에 [영남일보 'WBC 유치' 보도의 전말]을 싣고, "기사의 신속보도에 못지 않게 보도 내용의 진실여부를 독자들에게 밝혀주는 것도 신문의 사명"이라며, 지난 14일자 영남일보 1면에 [대구시 WBC 유치 나선다]는 1면 머릿기사를 내게 된 ‘보도의 전말’을 자세히 전했다.

당시(3.14) 대구일보와 대구신문은 ‘WBC 유치’가 ‘해프닝.소동’이라며 대구시를 비판한 반면, 영남일보는 [대구시 WBC 유치 나선다]는 제목으로 대구시의 입장을 그대로 전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대구시가 “사무관 개인 의견이 대구시의 공식적인 견해로 잘못 전해졌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영남일보는 ‘오보’의 멍에를 쓰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영남일보는 지난 15일자 30면(오피니언)에 <‘WBC 유치’ 대구시 갈팡질팡>이라는 제목으로 [취재수첩]을 쓴데 이어, 19일자에 다시 ‘보도의 전말’을 내며 대구시의 ‘총체적 난맥상’을 비판했다.

영남일보는 19일자 1면 기사에서, <공식 발표 후 파장 커지자 “검토한 적 없다” 발뺌 / 대구시 조직.지휘체계 총체적 난맥상 드러내>라는 제목으로, 이번 ‘WBC 유치’ 파문의 발단이 된 지난 13일 ‘한국야구발전포럼’ 당시 상황과 보도 과정을 전했다.

"대구시 체육시설담당(사무관)은 지난 13일 서울에서 개최된 ‘2007한국야구발전포럼’에 참석해 ‘대구야구장 건립(안)’을 설명하면서 제3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적극 유치한다는 내용을 공개했다"고 전한 뒤, "당시 자료에는 유치의향서 제출시기와 함께 추진전략과 기대효과 및 건의사항 등도 담겨 있었다”며 대구시 자료를 사진으로 실었다.

영남일보는 이어, "발표자는 체육시설담당이었지만 대구시 로고가 찍힌 공식자료인만큼 대구시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보도매체들은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공식발표된 자료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 대구시 명의로 발표한 자료인 만큼 최종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 그럼에도 시는 발표된 자료의 사전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은 일절 거론하지 않고 발표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업비만 해도 1천500억원(노천형) 또는 4천억원(돔형)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 및 WBC 유치문제는 시장도 쉽게 결단하기 어려운 사안인데 시는 사무관이 개인적으로 구상, 발표했다고 해명하고 있다"며 "이 보다 더 큰 기강해이가 어디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영남일보는 끝으로, “대구시는 이번 일을 작은 소동이나 해프닝 쯤으로 여기는 분위기지만 조직.지휘체게의 총체적 난맥상이 드러났다는 데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무관의 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부터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고위공직자들은 서로 책임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시 ‘로고’가 찍힌 ‘공식 자료’를 보고 쓴 영남일보.
그러나, 대구시가 다음 날 ‘발뺌’하면서 결과적으로 ‘오보’가 돼버렸다.
대구시가 고의로 ‘WBC’를 흘렸는 지, 아니면 그들의 해명처럼 진짜 ‘오해’였는 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영남일보의 지적처럼 ‘대구시의 조직.지휘체계’나 ‘책임 떠넘기기’ 행태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다만, ‘공식자료’가 나온 그 날, 대구시의 의도(?)를 좀 더 확인했더라면 ‘오보’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글. 평화뉴스 유지웅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영남일보 3월 15일자 30면(오피니언)
영남일보 3월 15일자 30면(오피니언)




(이 글은, 2007년 3월 13일 <평화뉴스>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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