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사회적 책임"

평화뉴스
  • 입력 2007.03.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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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교수 등 경북대 새 교수모임 '복현 콜로키움' 3.29 창립

경북대에 새로운 ‘교수모임’이 뜬다.
김윤상(행정) 교수를 비롯한 20여명은 오는 3월 29일 (가칭)‘복현 콜로키움’이라는 이름의 교수 모임을 창립한다.

경북대 김윤상 교수(행정학과)
경북대 김윤상 교수(행정학과)
이 모임에는 김석진(경제) 교수와 김규원.이동진(사회학과), 김석수(철학). 정규식(수의대). 김사열(생명공학) 교수를 비롯해 ‘진보 성향’의 교수 20여명 운영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김윤상 교수가 ‘좌장’격인 대표를, 김석수.정규식 교수가 창립과 관련한 실무를 맡고 있다.

특히, ‘복현 콜로키움’ 창립 교수 가운데 절반가량이 ‘민교협’ 회원이다.
김윤상 교수는 경북대 민교협 창립회원이고, 김석진 교수는 지난 해까지 민교협 회장을 맡았다. 때문에, ‘민교협’을 대체할 ‘진보성향의 교수 모임’이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민교협'과 달리, '운영위원'만 둘 뿐 '회원제'로 운영되지는 않는다.
'세 확산'이라는 오해를 피하고 논의의 폭을 학내외로 개방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오는 3월 29일 저녁 7시 경북대 수의대에서 창립총회를 갖는다.
'복현 콜로키움'은 4월 중순 첫 토론회 시작으로 1년에 4차례정도 정기 토론회를 갖고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해 공론의 장을 연다. 첫 주제로는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 같은 포괄적 주제나 '국립대 법인화'를 비롯한 현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1일, 대표 격인 ‘좌장’을 맡은 경북대 김윤상 교수를 만나 ‘새 교수모임’과 관련한 여러 얘기를 들었다.
김 교수는 1949년 태어나 1976년부터 31년째 경북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 새 교수모임의 ‘좌장’을 맡았는데?
= 이제는 새로운 관점을 가진 젊은 교수가 주역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새 교수모임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여러 교수들이 내게 ‘좌장’을 맡기는 이유는 새 교수모임에 대해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르는 외부의 ‘오해’를 막는 방패가 되어 달라는 뜻인 것 같다. 나는 그 역할 만 할 뿐이다.

- 새 교수모임 ‘복현 콜로키움’, 어떤 성격인가?
= 교수사회를 비롯한 지식인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 그런 사회적 책임을 공론으로 풀어내고 함께 고민하기 위한 모임이다. 성격으로 보면 ‘진보’쪽에 가까운데, 요즘 ‘진보’란 말이 ‘보수’와 편가르는 느낌도 있고 해서 ‘전향적 교수모임’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 전향적 교수모임...기존 ‘민교협’도 비슷한 성격이지 않나?
= 새 교수모임의 운영위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민교협’ 회원이다. 때문에 성향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 비슷한 성향이라면 굳이 ‘새 교수모임’을 할 필요가 있나?

= 현재 ‘민교협’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교협은 지난 1997년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뒤부터 특별히 할 일이 없어졌다. 그 때 이후 ‘민주-반민주’ 구도는 사라진 것도 한 이유다. 오히려 ‘민교협’이라는 간판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기도 했다. 민교협 회원이 늘면서 대학 총장 선거나 학내 여러 사안에 영향을 미친다는 식의 오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민교협’과 다른 교수 모임이 필요하다는데 많은 교수들이 공감하고 있다.

- 기존 ‘민교협’과 불편하지는 않나?
= 그렇지는 않다. 새 교수모임 운영위원 가운데 상당수가 민교협 회원이고, ‘민교협’은 민교협 대로 전국 조직으로서 제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 또 다른 ‘학내 세력’으로 비칠 우려도 있지 않나?
= 새 교수모임은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순수한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 뜻과 달리 ‘학내 세력화’라는 오해나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
▶학내 각종 선거나 보직 인선 문제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중립을 지킨다.
▶학내에 국한된 문제는 ‘교수회’에 맡기고 다루지 않는다
▶모임의 고유목적과 거리가 있는 단순한 친목활동은 자제해야 한다
▶고정 회원을 늘리는 등 세력 확장으로 오인될 만한 행위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한다.

- ‘회원제’로 하지 않는 이유도 그런 오해 때문인가?
= 그런 이유도 있다. 회원제로 운영하면 ‘세 확산’으로 비칠 우려가 분명 생기기 마련이다.
20여명의 ‘운영위원’이 프로그램을 짜고 홍보하면 된다. 또, 회원제로 하면 회원 관리나 회원 확대나 그런 데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게 굳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우리 모임의 논의를 학내외로 개방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회원’들 만의 담론이 아니라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폭넓게 고민하고 싶다.

- 요즘도 ‘진보’와 ‘보수’를 많이 말한다. 어떤가?
= 김대중 정부 때부터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새로운 장벽이 생겼다. 그 전의 ‘지역감정’ 벽보다 더 높아졌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장벽은 더 높아지고 있다. 진보와 보수, 각 진영이 모두 자신의 정당성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가 정말로 화해할 수 없는 것일까? 한쪽은 반드시 옳고 상대방은 틀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이념은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 따라서, 이념을 주창한 사람이나 깊이 있는 동조자는 입장이 다르더라도 서로 통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해 관계와 정서로 뭉친 현실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다. 안타깝다.

-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이란?
= 지식인은 공정한 태도와 따뜻한 애정으로 사회를 잘 살피고,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때로는 직접 행동도 해야 한다. 교수 집단은 지식인 계층을 대표하고 있다. 교수는 연구와 교육이라는 고유 업무 외에 이런 사회적 기능을 맡을 수밖에 없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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