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한 아파트에서 휠체어 탄 장애인의 통행을 막아 장애인단체의 비난을 사고 있다.
대구에 사는 지체1급장애인 김모(39)씨는 지난 5월 9일, 대구시 동구 ㅅ아파트 뒤에 있는 모교로 가던 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김씨가 휠체어를 타고 아파트 단지 사이로 들어서자, 이 아파트 관리소장이 나와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으니 아파트 안으로 다니지 마라”고 했다는 것.
김씨의 모교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로, 이 아파트 단지 사이로 가면 먼 길을 돌아가지 않아도 돼 장애인에게는 훨씬 수월하다. 그런데,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며 다니지 말라는 관리소장의 말에 기가 막혔다.
김씨는 “심지어 장애인 여러 명이 떼지어 다니지 말라는 말도 들었다”며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뿐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비상식적인 일”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ㅅ아파트 관리소장은 이에 대해 “주민들이 아이들 교육상 좋지 않게 본다”며 “특수학교 학생 여러 명이 아파트를 다니는데, 후진하던 차와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대구DPI(장애인연맹) 부설 [맥(脈)자립센터]는 오늘(5.28) 성명서를 내고 “아파트 단지는 사적 공간이어서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해야 하는 건 인장하지만,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에 대해서만 출입을 금지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마치 장애인 안전을 걱정하는 것처럼 포장한 것도 납득할 수 없다”며 “이런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을 공식 사과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이 단체 관계자와 김씨는 이 아파트를 공식적으로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다음달 동 대표회의에서 이 일을 다시 논의해 ‘아파트 단지내 전동휠체어 출입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맥(脈)자립센터] 서준호 소장은 “이 일이 단지 이 아파트 문제만으로 보지 않는다”며 “전동휠체어장애인 출입여부를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장애인의 현실을 보여 주는 씁쓸한 일”이라고 말했다.
글. 평화뉴스 오현주 기자 pnnews@pn.or.kr / uterin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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