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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그랜드디자인, 상상을 바꿔야 한다"
[시민사회칼럼] 문창식(대구환경운동연합)
"밀어붙이는 앞산터널.의제21...'문제 있어도 만들고 보자'는 게 문제"
2007년 06월 26일 (화) 16:23:44 평화뉴스 pnnews@pn.or.kr
   

김범일 시장이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대구그랜드디자인'이 그것이다. 100년 뒤의 대구를 '디자인' 해보겠다는 것이다. 유래가 없는 먼 미래의 도시계획구상이라 시민들이 관심을 둘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눈 여겨 볼만한 일 두 가지가 있었다.
'앞산터널 공동협의회(이하 앞산협의회) 활동 종료' 와 '대구광역시 의제21 관련 조례 제정 토론회'다. 2011년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유치처럼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지 않아 대부분 시민들은 무심코 넘길 수밖에 없는 사안 이었지만, 두 가지 모두 먼 훗날 대구 모습을 좌우하는 중요한 현안 문제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앞산협의회 활동이 종료되었다는 것은 이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앞산협의회를 제안하고 참여했던 대구환경연합 등 3개 단체가 중심이 되어 이루어져 온 반대운동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합의점 찾지 못한 '앞산협의회'...그러나, 사업 실패의 책임 소재는 분명히"


지난 1월 말, 대구시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앞산협의회는 60일간 ‘대구 4차 순환도로(상인~범물간) 건설 사업’에 대해 제기되었던 몇 가지 쟁점에 대해 토론하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협약에 따라 양측은 각각 보고서를 작성하여 대구시장에게 제출하는 것으로 활동을 마쳤다. 시민단체 추천위원들은 보고서로 제출한 공동의견서에서 ‘대구광역시가 현재 추진 중인 대구광역시 4차 순환도로(상인-범물간) 건설 민간투자사업의 시행을 반대한다.’는 의견과 ‘이 사업의 시행을 반대하는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했다.

시장은 양측 보고서를 검토한 후 사업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다. 사실 시장이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결정을 기대하기는 힘든 분위기이다. 그래서 사업을 원천적으로 막아내지 못하는 결과가 현실화 되었을 때 앞산협의회에 참여한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 사업이 첨예한 찬반 논란을 빚을 때 충분히 논의된 양측 의견을 검토하여 시장이 최종적으로 사업 추진 여부를 다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겠다.

한편 앞산협의회 활동과는 별개로 대구시의회, 지역 주민, 해당 지역의 풀뿌리 시민단체 및 기타 다양한 주체들에 의한 반대 활동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추측컨대 공사가 본격화되면 해당 지역 주민 등에 의한 더욱 격렬한 반대 활동이 일어날 것이다. 대구시가 더욱 열린 자세로 대처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대구 의제21...환경을 개발의 저해 요인으로 생각하는 주체들의 문제"

또 하나, 며칠 전 대구시의회에서 ‘대구광역시 의제 21 실천협의회의 운영과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말하는 대구의제 21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일반 시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의제21은 ‘아젠다(AGENDA) 21'을 번역한 말로, 1992년 리우환경선언에 따라 그해 6월 유엔환경개발회의가 범지구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채택한 실천과제를 의미한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1997년에 대구시는 맑고 푸른 대구를 만들기 위한 대구의제 21을 작성하고, 그 실천 주체로 맑고 푸른 대구 21 실천협의회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작년 말에 맞이한 10주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주체에 의한 평가가 수차례 이루어졌는데, 긍정적 평가보다는, 대구의제 21의 내용이 지나치게 선언적이다, 의제 21의 원래 내용과는 다르게 환경 분야에 국한되어 작성되었다, 실천협의회가 실질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즉 현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조례 제정이 아니라 지속가능발전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한 통합형 대구의제 21을 재작성하고, 이를 실천하는 주체를 제대로 구성하는 것이다. 대구시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환경을 개발의 저해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의 의제21 담당부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의제 21과 관련하여 언급한 국내외 흐름과 평가를 아예 무시하는 담당부서의 태도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문제가 있더라도 일단 조례부터 제정해 놓고 보자는 식이다. 또한 대구의 수준을 고려할 때 의제21에 대한 대구시의 이 정도 관심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지속가능발전 개념을 앞 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대구의 발전 방향을 수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한해 백만명 이상 찾는 스페인 빌바오...그곳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다"

2002년 세계 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환경 지속성 지수(ESI)에서 한국은 142개국 중 136위를 차지하여 129위를 차지한 중국에도 뒤졌다. 2005년에도 146개국 중 122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 지표에 의한 대구의 환경지속성은 몇 위나 될까?

또한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휴면 리서치 컨설팅(MHRC)의 2006년 ‘살기 좋은 도시 보고서’에서 세계 215개 도시 가운데, 서울이 90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도쿄와 싱가포르가 공동 34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구는 과연 몇 위나 될까?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는 세계 시민들이 대구로 찾아오도록 만들 수 있는 분명한 기회다. 그래서 대구그랜드디자인에 더욱 관심이 간다. 그런데 100년 뒤의 대구를 디자인한다면서 제시하는 사업들이 4차 순환도로 건설을 비롯한 개발 사업 일색이다.

과거 제철소, 광산 등으로 우중충한 도시였던 스페인 북부의 도시 빌바오가 한 해에 1백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미술의 도시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건축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도시에는 자연과 문화와 예술이 자리 잡고 있다.


"대구 그랜드디자인...미래 세대를 위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대구를 위해"


평생에 꼭 한 번은 가고 싶은 대구를 만들기 위해 이런 상상을 해 보면 어떨까?

구겐하임 미술관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공간으로 수창공원을 조성하면..
앞산순환도로를 폐쇄하여 세계에서 제일가는 인라인스케이트대회장으로 만들면...
도심의 미군기지 땅을 반환받아 샌트럴파크에 버금가는 공원으로 조성하면...
낙동강변-금호강면-신천변-앞산공원을 연결하는 마라톤 코스를 만들어 전국에 개방하면...
유람선이 떠다니는 신천을 만들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속가능발전은 ‘현 세대의 개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미래 세대의 개발 능력을 저해하지 않는 발전’을 의미하였으나, 2007년 4월 13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지속가능발전기본법에서는 ‘지속가능성은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 사회, 환경 등의 자원과 여건을 낭비하거나 저하시키지 않고 이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정의했다.(나는 Sustainable Development 를 지속가능발전으로 번역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떠받치다, 지탱하다’는 sustain 의 뜻을 살려 지탱가능발전으로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

현대 사회의 도시 경쟁력은 지속가능성이다.
대구그랜드디자인도 지속가능성에서 출발해야 성공한다.


[시민사회 칼럼 93]
문창식(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이 글은, 2007년 5월 9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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