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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름 꼭 써야 하나?(07.07.12)
[시험문제 유출]
영남일보,지역신문.TBC 'OO중' 실명
KBS.MBC.한겨레.조선.연합 '한 중학교'
2007년 07월 19일 (목) 18:00:13 평화뉴스 pnnews@pn.or.kr

‘학교’ 문제가 터졌을 때, 그 학교명을 ‘실명’으로 써야 할까 ‘익명’으로 처리해야 할까?
‘좋은 일’이라면 당연히 ‘실명’을 쓰겠지만, 부정.비리 같은 불미스런 일에는 경우가 달라진다.
학생들이 겪게 될 ‘선의(善意)의 피해’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학교의 명예’도 따라 붙는다.

물론 ‘사안의 비중’에 따라 실명과 익명을 판단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해당 학교가 어떠한 ‘상징성’을 갖느냐도 ‘실명 공개’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선의의 피해, 사안의 비중, 학교의 상징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를 고려한 언론의 잣대는 어떨까?

   
▲ 영남일보 7월 11일자 6면(사회면)...(학교 이름은 숨김 - 평화뉴스)
 


최근 대구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시험문제 유출’이라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시 수성구의 한 중학교 기말시험 문제가 사설학원장의 컴퓨터 해킹으로 새나가는 바람에 학생들이 재시험을 쳤다. 이 학교 기간제교사를 지낸 사설학원장은 교사들과의 친분으로 학교를 드나들면서 교무실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해 지난 7월 2일 치른 기말시험 1학년 과학 문제를 빼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학교측은 7월 7일 재시험을 실시했다. 사설학원장이 학교에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이나 학교측의 내신 관리 문제나 여간 큰 사안이 아니다.

영남일보가 7월 10일자 사회면 머릿기사로 이를 처음 보도한 뒤, 같은 날 연합뉴스와 매일신문, 지역방송과 전국방송도 잇따라 이 뉴스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 보도는 이틀째인 11일에도 대구일보.대구신문을 비롯한 지역조간과 전국 일간지로 이어졌다. 영남일보는 12일에도 <학교-학원은 밀월중?>이란 제목의 후속 기사를 내보냈다.

문제는 ‘학교 실명’ 게재 여부다.
이를 처음 보도한 영남일보를 비롯한 지역신문과 지역민방 TBC는 첫 보도부터 ‘학교 실명’을 썼다.
반면, KBS.MBC, 연합뉴스는 10일 보도에 ‘한 중학교’라며 이름을 숨겼고, 11일 한겨레와 조선일보도 각각 ‘ㄱ중학교’, ‘한 중학교’로 익명 처리했다.

그런데, 영남일보는 11일 사회면에 <학교 내신관리 구멍 뚫렸다>는 제목으로, “구미 S고와 대구시 북구 A중, 달성군 B중학교도 문제 유출 등의 문제로 재시험을 치렀다”는 요지의 후속 보도를 내보냈다. 전날 10일, <대구 OO중 시험문제 학원원장에게 해킹당했다>며 큰 제목의 ‘실명 보도’와는 다른 모습이다. 매일신문 역시 11일 이런 내용을 보도하며 ‘구미ㅅ고’라고 학교 이름을 숨겼다.

영남일보는 먼저 ‘실명 보도'에 대해 ▶’시험문제 유출‘이라는 사안의 심각성 ▶재시험을 치는 바람에 수성구 일대 학교.학생들 사이에 많이 알려져 있는 점 ▶'ㄱ'이나 ’K‘ 등으로 보도할 경우 같은 이니셜을 쓰는 다른 학교가 불필요하게 오해 받을 수 있는 점 ▶첫 보도에서 ’익명‘으로 처리했더라도 다른 언론이 후속보도에 ’실명‘을 쓸 가능성이 있는 점 ▶해당 학교가 대구지역 중학교 가운데 ’학력‘이나 ’선호도‘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는 점 ▶사안의 비중으로 볼 때 경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실명 공개가 불가피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11일자 보도에서 다른 중.고등학교 이름을 ‘익명’처리한데 대해서는 ▶‘시험문제 유출’의 핵심이 대구 OO중학교인 점 ▶다른 중.고등학교는 ‘해킹’에 따른 OO중학교 문제보다 사안의 비중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남일보의 이같은 입장과 달리 ▶기사의 비중은 ‘어느 학교’가 아니라 ‘시험문제 유출’이라는 사건에 있으며 ▶이미 많이 알려져있다 하더라도, 언론이 ‘실명’을 쓰게 되면 소문이 사실로 굳어지고 더 많이 퍼지게 되는 점 ▶해당 학교 학생들이 ‘문제 학교’라는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되는 점 ▶후속보도할 다른 언론의 ‘실명 여부’는 해당 언론사가 판단할 문제며 ▶‘중학교’는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비해 그 ‘상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 등을 이유로 ‘실명’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학교의 ‘실명’과 ‘익명’ 여부는 절대적인 기준보다 사안의 비중에 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언론의 공신력과 파급력을 감안할 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선의의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
시험문제 유출, 그것도 ‘교무실 해킹’이라는 사안의 비중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한 언론의 실명과 익명.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 영남일보 7월 10일자 6면(사회면)...(학교 이름은 숨김 - 평화뉴스)
 



(이 글은, 2007년 7월 12일 <평화뉴스>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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