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앰범에 '주소' 꼭 넣어야 하나요?"

평화뉴스
  • 입력 2007.11.08 00: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원 홍보에 '보이스피싱' 범죄 악용도..
참학 "통신 발달로 이젠.." / 교육청 "학교가 판단할 일"


졸업앨범 맨 뒷쪽에 빼곡히 적혀 있는 주소록.
먼 훗날에도 학창시절을 그리워하며 옛 친구를 찾는 연락처가 되기도 했지만, 통신이 발달한 지금은 본래 목적과 달리 사설학원 판촉이나 범죄의 빌미가 되고 있다. 때문에, 학부모다체가 졸업앨범에서 '주소록'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을 내놨다.

대구참교육학부모회는 "학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졸업앨범 주소란을 삭제하자"는 제안을 7일 대구시교육청에 전했다. 또, 시교육청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 각급 학교에도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띄워 '주소록 삭제'운동을 펴기로 했다.

대구참학 김정금 사무국장은 "일부 사설학원들이 졸업앨범을 이용해 학생들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확인한 뒤 이를 수강생 유치 정보로 활용하거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단)에 악용하기도 한다"며 "이제는 통신수단이 발달해 졸업생들끼리 충분히 연락할 수 있는만큼 졸업앨범에 굳이 주소록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참학에는 이같은 '졸업앨범 주소록'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월, 중학생 딸을 둔 대구의 한 학부모는 "딸을 납치했으니 돈을 준비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다행히 딸이 납치되지 않은 '가짜 협박'으로 밝혀졌지만, 이 학부모는 '집 전화'로 협박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딸 아이의 출신학교와 나이, 집 전화번호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이런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있는 초등학교 졸업앨범을 본 게 분명하다"며 대구참학에 '주소록 삭제'운동을 요청했다.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게 이 학부모와 참학의 주장이다.

또, '졸업앨범'을 미끼로 한 학원 홍보도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참학은 "심지어 졸업앨범을 가져오는 학생에게 수강료를 받지 않거나 깍아주는 학원도 있다"며 "마구 걸려오는 학원 전화에 시달린다는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김갑상 장학관은 "졸업앨범에 주소를 넣거나 빼는 문제는 전적으로 학교측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학부모 단체의 이런 제안이 있으니 의논해보라는 정도의 공문은 보낼 수 있지만, 교육청이 어떤 지침이나 결정을 내릴 사안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장학관은 또, "졸업앨범 주소록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 즉 졸업예정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