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차별을 넘어 새로운 공동체사회를"

평화뉴스
  • 입력 2008.03.05 11:48
  • 수정 2024.02.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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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남은주
<세계여성의날 100년 - 3.8 대구경북여성대회>
대구에서 '위안부 수요집회'...이용수 할머니. 정

남은주(대경여연 집행위원장)
남은주(대경여연 집행위원장)


올해는 여성의 날을 기념한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이라 함은 카운트 100년이 아니라 맥락적인 의미이다. 한세기 동안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와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투쟁해 왔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08년, 미국 맨하탄에서 여성의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행진이 시작되었고, 이를 계기로 정당에 소속된 여성들이 1909년 2월 마지막 일요일에 여성선거권 획득을 위한 집회를 개최하여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1909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뉴욕의 의류산업 여성노동자들의 대대적인 파업과 투쟁은 일하는 여성의 존재와 비중을 미국사회에 뚜렷이 부각시킴으로써 여성의 날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데 기여했다.


한편, 1910년 8월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2차 ‘국제사회주의여성회의’에서는 모든 나라에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국제여성의 날’에 관한 결의가 채택되었다. 이후 1911년부터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에서 국제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으며, 1922년부터 매년 3월 8일에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관행이 국제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 중반인 일제시대부터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열리는 등 일제 탄압 속에서 명맥을 유지하기도 했으며, 해방 후 ‘조선부녀총동맹’은 1946년과 1947년 3월 1일부터 8일까지 부녀해방투쟁 기념주간을 설정,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다. 1948년 이후 사회적 격변과정에서 맥이 끊어 진 후, 1985년 3월 8일에 전국 14개 여성단체가 주축이 되어 '민족 민주 민중과 함께 하는 여성운동'을 주제로 한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1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으며, 1987년 2월 18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창립한 후, 매년 3월 8일을 전후하여 2007년까지 제23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편, 1988년부터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주최하는 3.8 여성대회 기념행사가 시작되었으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000년부터 독자적으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1996년부터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전국 각 지역에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하여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위안부' 수요집회(3.5)...대구경북여성대회(3.6)

대구경북지역에서는 94년부터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왔으며 올해로 15회 째가 된다.
2008년 세계여성의 날 100년 기념 3.8 대구경북여성대회는 전국의 맥락과 함께 주최 단체를 열어 19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사전행사로 3월5일 수요일 오후 6시~7시 2.28 기념공원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행동주간 대구지역 수요시위를 하고, 3월6일 오후4시30분에서 8시30분까지 영진전문대 앞 들샘공원에서 거리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경북대 백호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

올해의 슬로건은 ‘여성! 빈곤과 차별을 넘어 새로운 공동체 사회를 열자!’이다.
여성노동자의 67.6%가 비정규직이며 42%가 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가부장적 관행이 그대로 통용되는 현실에서 여성의 법적 제도적 지위는 많이 높아졌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또한 이제 여성주의적인 의식화 사업과 법제정, 제도화 사업의 단계를 지나 생활적인 실천운동을 진행하던 여성운동은 ‘성찰적 여성운동’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또한 전체 운동의 흐름이 대안적인 담론의 마련과 대안제시로 가고 있는 흐름에서 여성주의적 감성과 내용을 함께 하는 대안적 사회,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고자 한다.

여기서 ‘공동체 사회’라 함은 물신주의를 극복하고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세상,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 이주민 등 소수자들의 노동권, 인권, 복지가 보장되는 세상,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 좋은 일자리 창출, 돌봄노동의 사회화로 돌봄과 나눔의 생활공동체가 살아있는 세상, 생명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상생의 세상을 말한다.


이용수 할머니. 정안농산 <성평등디딤돌상> 수상
올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지역에서의 성평등디딤돌상을 수상하는 것이라 하겠다.
수상자는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에서 활동하시는 이용수 할머니와 생존권 투쟁을 펼치고 있는 정안농산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1993년 일본군‘위안부’로 세상에 밝히신 이후,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매주 대구에서 서울에서 열리는 수요시위에 참여하고 계시며, 2007년 4월~ 5월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위안부’피해자 첫 증언 및 일본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하셨고 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등을 비롯한 세계 여러국가에서 결의안 채택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으며, 할머니의 이러한 활동들은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항거이며, 여성인권에 대한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계신다.

정안농산은 지난해 2005년 3월 임금교섭 시 사측이 노조 교섭위원수를 핑계삼아 교섭을 회피함에 따라 투쟁을 시작하였는데 2006년 1월31일 56명 조합원 전원이 일방적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회사는 문을 닫았다. 이에 조합원들은 새롭게 시작된 회사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한 생존권 투쟁을 현재까지 벌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운동현실은 아직도 척박하다. 10년을 넘기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여성단체연합의 현실도 녹녹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운동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더욱 연대의 틀을 공고히 하고, 각 단체의 상황에 맞는 공동사업과 역량강화를 이루어내야 할 때이다. 또한 올해 더욱 많은 단체들과 함께 연대하여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제안과 노력을 기울여야함을 깨닫는다.


글. 남은주(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집행위원장. 대구여성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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