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전단지로 전락한 언론, 이대로 좋은가?

평화뉴스
  • 입력 2004.05.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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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홍보 전단지로 전락한 언론, 이대로 좋은가?
-계명대학교 개교 50주년 관련 언론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지난 5월 20일은 계명대학교가 개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이 △ 인재의 양성과 이를 통한 지역발전 △ 연구활동을 통한 정책개발 및 비전 제시 △ 민주주의 훈련장 및 사회 민주주의 견인차라는 점을 고려했을 계명대학교는 최소한 세 번째 역할부분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언론은 개교 50주년을 맞이하는 계명대학에 대해 밝고 어두운 부분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명하게 밝혀줘야 한다.

전례 없는 특혜성 홍보, 광고에 대한 보답기사 의혹이 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계명대학교 측에서 보도한 홍보자료(ꡔ개교 반세기, 제 2의 도약 / 개교 50돌맞이하는 계명대학교, 50여 가지 다양한 기념행사 열려ꡕ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 언론의 역할이기보다는 특정단체 홍보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개교 90주년을 맞이하는 대구가톨릭대의 기사가 기념식 중심의 사진기사였던 점을 감안하건 데 계명대 관련 기사는 전례 없는 특혜성 홍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사 대부분이 계명대학교 개교 50주년 기념 광고를 게재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광고수주에 의한 보답성 기사‘라는 의혹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 계명대 개교 50주년 관련 신문 기사
- <연합뉴스> 개교 50주년 맞는 계명대학교 (5월 18일)
- <국민일보> "정보, 특성화 대학 자리 매김" (5월 21일)
- <영남일보> 자유성 “계명대 50주년“ - 이하석 논설위원 (5월 20일)
- <중앙일보> 10만여 인재 배출... 명문私學으로 '우뚝' (5월 20일)
- <경향신문> 계명대 오늘 개교 50돌 '명문사학으로 거듭날 터" (5월 20일)
- <동아일보> 계명대 오늘 개교 50주년 패션쇼 등 50가지 행사 개최 (5월 20일)
- <대구일보> 매머드급 종합大로 성장 (5월 20일)
- <영남일보> 계명대 개교 50주년 '제2도약' 선언 (5월 19일)
- <경북매일> "개교 50주년 계기로 세계적 명문사학 될 터"

■ 대구가톨릭대 개교 90주년(5월 15일) 관련 기사
- <대구일보> 대구가톨릭대 개교 90주년 기념식 (5월 17일 월) ; 사진기사
- <영남일보> 대구가톨릭대 개교 90주년 기념식 (5월 17일 월) : 사진기사
- <매일신문> 가톨릭대 개교90주년 기념식 (5월 17일 월) : 사진기사
- <매일신문> 대구가톨릭대 90주년 패션 컬렉션 (5월 19일 수) : 사진기사

대구방송, '열린 아침, 오늘이 좋다'
프로그램 제작 의도까지 위배하며 계명대 개교 50주년 기념 특집 방송.

또한 대구방송은 '열린 아침, 오늘이 좋다'(매주 월-토요일 오전 7:30 - 8:10)를 통해 계명대학교 개교 50주년을 특집으로 제작.방송하기도 했다. 특히 그 내용이 ‘지역사회에 대한 대학의 역할‘을 조명한다기보다는 △ 동문 축하인사 △ 지역과 함께 한 50년 △ 계명대가 나아갈 길 - 특성화로 승부한다 등으로 구성,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사사로운 목적에 사용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구방송은 '열린 아침, 오늘이 좋다' 의 본래 제작의도 “다양한 지역민의 참여기회 확대를 위해 요일별 특화코너를 마련, 다양한 정보와 재미로 활기찬 지역을 함께 만들어 간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5월 20일 특집으로 제작된 「계명대학교 개교 50주년」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우리는 의문을 제기한다.

뿐만 아니라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대구방송 문화재단 이사인 점을 감안한다면 결국 ‘자기 사람을 챙기기 위한 특혜성 편성‘이라는 의혹에 대해 대구방송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방송 전파는 대구방송만의 재산이 아니라 공공재로서 성격을 가진다. 하지만 대구방송은 방송전파의 공공성을 위배하고 그 구성내용을 특정대학에 할애, 홍보성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함으로써 방송의 공익적 가치를 스스로 위배하는 행위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언론과 현장기자들은 계명대학교 개교50주년의 어두운 이면 또한 살펴야 한다

계명대학의 경우 개교 5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에 일정정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 신씨 일가의 장기집권에 따른 학내 각종 비리문제 △ 학원 민주화 운동 등에 참여했던 교수의 대량 해고 △ 검찰수사 중인 지방자치단체장의 특임 교수 채용 △ 학내 신문사 편집국장 및 기자 제적 조치 등 대학의 사회적 역할과 위배되는 사안으로 지역사회 우려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현재 계명대학교 신일희 총장의 경우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바 있어 대학 총장으로서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명대 정상화 추진위원회와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계명대 문제는 단순히 사학재단의 문제만이 아니라 대구지역 언론, 지방권력, 정계 등 소위 지역 토호세력을 관리해오면서 자신들의 불안정한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내용은 「계명대학교 개교 50주년」관련 기사에서 찾아볼 수도 없었다.

특별한 시기 특정기관, 단체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거나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종합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계명대학교 개교 50주년 관련 기사를 보면서 '사회적 공기의 역할'보다는 ‘특정 조직의 홍보전단지‘로 전락한 언론의 모습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와 같은 보도 관행은 결국 지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 해당 언론사는 인식해야 한다.


2004년 5월 25일
참언론대구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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