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단 채 왜 기어다닐까"

평화뉴스
  • 입력 2008.07.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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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친화적 학교만들기 토론회.."학생을 관리 대상이 아닌 교육 주체로 인식해야"

"학생과 교사는 교육적 관계로 만나야 합니다. 때문에 수업은 앎을 매개로 교사와 학생간의 교류를 통해 탐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안미향 (사)청소년교육문화센터 '우리세상' 상임이사는 15일 오후 대구시교육정보원에서 열린 '인권친화적 학교만들기 방안 모색 지역순회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와 대구시교육청이 함께 연 이날 토론회는 지역 교사와 교육단체 활동가, 대학생, 시민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인권친화적 학교만들기 방안 모색 지역순회 토론회(7.15 대구시교육정보원)
인권친화적 학교만들기 방안 모색 지역순회 토론회(7.15 대구시교육정보원)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의무규정인 '초중등교육법 제18조 4항(학생의 인권보장)' 신설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각 권역을 돌며 이 신설 조항을 알리고, 교육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고 있다.

나영희 국가인권위 인권교육본부장은 "학생의 인권보장 조항이 학교현장에서 살아있는 조항으로 자리매김해 학생인권이 제대로 보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는 임재홍 영남대 법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안미향 우리세상 상임이사, 문혜선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대구지부 상담실장, 이재익 전교조 경북지부 학교인권국장, 권진영 경북 의성공고 교사, 이수남 대구 영진고 진로상담부장, 류문숙 대구 와룡고 교사가 토론자로 나섰다.

(왼쪽부터) 안미향 상임이사, 문혜선 상담실장, 이재익 교사, 권진영 교사, 이수남 교사, 류문숙 교사
(왼쪽부터) 안미향 상임이사, 문혜선 상담실장, 이재익 교사, 권진영 교사, 이수남 교사, 류문숙 교사


안미향 상임이사는 '교육의 눈으로 학생인권을 바라보자'라는 내용의 발제를 통해 "교사와 학생은 교육적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적만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한 교육현장에서 차별과 인권침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면서 "수업은 교사와 학생간 교류를 통해 탐구하고, 발견하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상임이사는 또 "교사들은 권력이란 이름으로 학생들을 강제해서는 안된다"면서 "교권은 학생들을 강제하고 통제하는 것에서 오지 않고 가르칠 것을 가르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고 언급했다.

문혜선 상담실장은 "학생을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하는 교육의 한 주체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문 실장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규정에 맞는 행정적 서류만 갖추는 '행정학교'가 아닌 교육 주체간 '다자간 통행'을 하는 학교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 메뉴얼'의 교육현장 도입이 우리 교육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익 학교인권국장은 청소년 인권에 대해 말하면서 '날개를 단 채 왜 기어다닐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국장은 "학생 자신이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면서 "대운하 반대, 민영화 반대, 0교시 부활 반대 등 반대만 외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학생 자신이 원하는 걸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교육 공동체 구성원 가운데 가장 약자인 학생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된다면 교권도 자연스럽게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진영 교사는 '학생은 어떻게 차별받는가"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학생인권'이라는 말, 그 자체에서부터 이미 학생들은 차별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학생 두발규제를 예로 들며 "2000년과 2005년 두 차례의 학생들의 저항이 이 규제가 완화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피해자인 학생 스스로가 인권에 대한 의식을 기르고, 저항을 통해 극복하는 것도 학생인권 신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사는 학교 인권 개선 방안으로 ▶입시교육 해소 ▶'표준학칙' 제정 ▶학생인권 파수꾼 제도 도입 ▶학생인권 보장에 앞장서는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수남 진로상담부장은 '학생의 안전, 건강 등 복지권 실현을 위한 방안 모색'에 대해 발제했다. 이 상담부장은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밑바닥에 깔려 있으면 좋은 말이 나온다"면서 "배려와 이해를 통해 그들의 인권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문숙 교사는 "인권은 어느 한 단체나 한 사람의 힘으로 신장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주체로서 한 축을 이루는 모든 사람과 단체가 실천으로 옮길 때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pnnews@pn.or.kr / pdnams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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