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들, 범어역에서 소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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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범어역, 전국 첫 지하철역 수화통역센터 개소
생활 민원 상담, 인권교육, 수화반 운영

전국 첫 지하철역 수화통역센터인 수성구수화통역센터...대구농아인협회에서 나온 수화통역사가 영상전화기를 통해 수화를 하고 있다.(2008.10.23 대구지하철 범어역)
전국 첫 지하철역 수화통역센터인 수성구수화통역센터...대구농아인협회에서 나온 수화통역사가 영상전화기를 통해 수화를 하고 있다.(2008.10.23 대구지하철 범어역)
국내 첫 지하철 수화통역센터가 23일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사안에 문을 열었다.

대구시농아인협회수성구지부 부설 '수성구수화통역센터'.
이 센터는 한국농아인협회 부설 '대구수화통역센터지역본부'와 '달서구수화통역센터'에 이은 대구지역 3번째 수화통역센터지만, 지하철역사 안에 수화통역센터가 들어서는 것은 전국 처음이다.

센터가 첫 선을 보인 23일 오전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사 지하 3층. 청각장애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구시농아인협회에서 나온 수화통역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청각장애인과 수화를 모르는 시민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통역하느라 바쁜 손놀림을 보였다.

김청심(대구농아인협회수성구지부장) 수성구수화통역센터장은 "수성구는 달서구에 이어 대구에서 가장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살고 있지만 수화를 통역해 주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 청각장애인들은 수화통역센터가 있는 남구나 달서구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그러나 범어역에 수화통역센터가 생겨 이 지역의 청각장애인들이 마음껏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지하철역사 안에 수화통역센터가 생긴 경우는 처음"이라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구농아인협회는 대구지역 청각장애인을 1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1천500여명이 수성구에 살고 있다.

수성구수화통역센터는 앞으로 직원 5명을 두고 청각장애인과 시민 사이의 소통을 돕는다. 비상근인 김청심 센터장을 제외한 공채를 통해 뽑은 수화통역사 4명이 상근하며 청각장애인들을 상대로 생활 속 민원상담과 청각장애인 인권교육, 공과금 납부 돕기 등의 활동을 편다. 또, 영상전화기 1대와 화상캠 2대, 컴퓨터 5대, 팩스밀리 등을 갖추고 다른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과 센터를 찾은 장애인을 연결시켜 준다. 특히, 영상전화기는 직접 얼굴을 보며 전화통화와 수화가 가능하다. 청각장애인이 어딘가 급하게 연락을 해야 할 때 등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작은 공간의 교육장을 둬 수화를 보급하는 역할도 한다. 센터는 오는 28일부터 매주 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기초수화반을 개강한다. 무료로 들을 수 있으며 20명이 접수, 이미 신청이 마감됐다. 또 수화 통역을 필요로 하는 곳에 출장.내방통역을 하고, 수화 강사를 파견해 교육을 벌이는 활동도 하기로 했다.

수화통역사 양혜정(24.여)씨는 "수화도 언어"라면서 "수화교육에 대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여 많은 시민들에게 수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줘 나가겠다"고 했다.

이 센터가 문을 열기까지는 구청의 도움이 컸다.
수성구지역 1천500여명에 이르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센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기 못했기 때문이다. 소식을 접한 수성구는 대구지하철공사와 협의해 범어역사안 50여 ㎡ 면적을 임차계약, 이날 센터를 개소했다.

수성구수화통역센터 하승미 부장은 "수화통역센터 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생했는데, 수성구청에서 지원해줘 문을 열게 됐다"면서 "접근성이 좋아 수성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청각장애인들도 많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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