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문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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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통일] "선행에도 냉전의 망령...비통한 역사, 우리 모두가 품고 가야"

 배우 문근영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8억 5천만 원을 기부한 사실에 대해 군사평론가 지만원씨 등 악플러들이 상식이하의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몇몇 주장을 살펴보면 지만원씨의 경우 ‘배우 문근영은 빨치산 슬하에서 자랐다’, ‘문근영은 빨치산 선전용’ 따위 제목으로 문근영 씨의 기부행위를 왜곡하고 폄하하였다.

지씨는 “저들이 문근영을 최고의 이상형으로 만들어놓고, 빨치산에 대한 혐오감을 희석시키고 호남에 대한 호의적인 정서를 이끌어내려는 다목적 심리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악플러들도 “좌파들의 위장전술에 앞장서는 문근영”, “전라도놈들 … 영웅 만들기”, “빨강이 자식이네, 쥐이라” 따위 악성댓글이 따라붙었다고 한다.

문근영(사진.SBS)
문근영(사진.SBS)
 대다수 상식적인 이성을 가진 국민이라면 이번 영화배우 문근영에 대한 지 씨의 주장과 악플 사건에 대해 혀를 차고 개탄하겠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여전히 지씨 또는 악플러들처럼 반공반북이데올로기를 앞세워 근거없는 왜곡주장을 펼치는 세력이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실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논리의 근거없는 모욕

 45년 8.15 광복이후 남과 북에 외국군대가 진주하고 곧 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우리는 민족상잔의 비극적인 아픔을 겪어 왔다. 남과 북은 남침이니 북침이니 평행선을 달리며 여전히 역사적 논쟁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전쟁시기에 적과 아로 나뉘어져 남은 북에게 북은 남에게 총부리를 겨누었고 목숨을 앗아갔다.

60여년 세월이 흐른 지금 한국전쟁이 우리 모두에게 주는 교훈은 다시는 우리 땅에서 이와 같은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질시와 반목, 대결과 대립을 넘어 화해와 단합, 평화적인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 남북이 공히 비통한 아픔으로 안고 있는 역사는 우리 모두가 품고 가야한다고 믿는다. 몇 해 전 8.15 남북공동행사에 온 북녘 대표단이 우리 현충원을 참배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씨와 같은 세력은 여전히 냉전시대의 망령에 사로잡혀 적과 아를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일관하고 있고, 존경받을 만한 행동을 하고도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으려고 한 문근영에게 60년 전 외할아버지 세대의 냉전논리로 근거도 없는 모욕을 준 것이다.

사돈의 팔촌까지 빨치산 뒤져야 하나?

문근영의 기부행위가 그의 외할아버지 영향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는 본인에게 물어볼 일이나 외할아버지 또는 작은 외할아버지의 삶의 이력으로 보아 문근영의 부모님과 자신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근영 씨는 처음 자신이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하자 부모님은 "출연료를 받으면 수익금의 일부를 반드시 불우이웃과 북한 동포를 돕는데 사용하자"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 연예인 지망생을 둔 부모 또는 자신들 중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졌더라도 실천하기는 더욱 어려운 법인데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문근영의 행동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사회가 권장해야 할 일이다.

 지만원씨나 악플러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 주려면 모든 공익단체에 익명의 기부자 실명을 공개시켜 그들의 직계가족 사돈의 팔촌까지 빨치산은 없는지 친일파는 없는지 다 뒤져야 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해야 하지 않은가?

"힘겨운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내 딸아이가 이제 다섯 살인데 감정이 풍부해서 울고 웃고를 잘 하는데 연예인 기질이 있어 보인다(?). 청소년이 되어 자기 미래를 고민할 나이가 되고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면 나는 어찌해야 하나? 이번 사건을 보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얘야 혹시 연예인이 되고 인기가 있어 돈을 많이 벌면 절대로 기부 같은 것은 하지 마라. 아빠가 통일운동한다고 너 까지 빨갱이 자식으로 몰릴 수도 있으니....얘야 절대로 너는 기부같은 것은 하지 말고 그 돈 너 혼자 잘 먹고 잘 살아라" 이렇게 얘기 해야 하나?

 오늘 밤 딸아이와 함께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서 말해야 겠다. 문근영이 어떤 좋은 일을 했는지, 너도 자라면서도 성인이 돼서도 그늘진 곳에서 힘겹게 사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살자고... 그러면 기부가 뭐야? 8억 5천만 원은 얼마나 되는 거야? 왜 기부했데? 문근영은 누구야? 에 이어지는 수많은 질문 스토킹에 시달리겠지만 그래도 꼭 얘기해야겠다.

 딸아이와 함께 소중한 얘기꺼리를 만들어준  문근영! 힘내세요!

 

 

 

글. 평화뉴스 오택진 객원기자(6.15실천 대구경북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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