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선물 줄 '산타'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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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앞둔 대구지역 복지시설 후원금 '뚝'..."아예 없거나 예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

대구 성서지역 사회복지사와 직장인들이 산타로 변신한 '몰래몰래 크리스마스' 2007년 행사(사진.신당종합사회복지관)
대구 성서지역 사회복지사와 직장인들이 산타로 변신한 '몰래몰래 크리스마스' 2007년 행사(사진.신당종합사회복지관)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전해 줄 산타할아버지 어디 없습니까?"

겨울바람 같은 경제한파에 사람들의 마음까지 얼어붙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사람들의 마음은 들떠 있으나 대구지역 복지시설은 쓸쓸하기만 하다.

성탄절을 전후해 들어오는 후원물품과 후원금이 크게 줄어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과 어르신, 장애인 등은 날씨만큼이나 추운 성탄절을 보낼 상황에 놓였다.

23일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A아동복지시설의 한 직원은"3~4년 전까지만 해도 적은 돈이나마 아이들 성탄절 선물 구입에 쓰라며 기부금이 들어왔으나 작년과 올해는 후원금이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올 성탄절은 아이들에게 조촐한 음식 밖에 줄 선물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직원은 "성탄절이 다가오자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정작 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산타할아버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성구 두산동의 B아동복지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복지시설 한 직원은 "민간에서 들어오는 후원금은 거의 없다"면서 "그나마 기업에서 주는 후원금이 있기는 해도 그것마저 30% 가량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수성구 중동 C아동복지시설 원장은 "최근에 기업체에서 준 피자세트와 구청의 생필품 후원 빼고는 기부금이 하나도 없다"면서 "대신, 자원봉사자들은 그다지 줄지 않고 꾸준히 찾아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있다"고 했다.

동구 덕곡동 D노인요양시설의 직원도 "작년에는 60만원 정도의 후원금이 들어왔으나 올해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면서 "정기적으로 후원해 주시는 분들이 없었더라면 어르신들의 선물도 못 살 뻔 했다"고 말했다.

서구의 E보육원 김모 사무국장은 "성탄절 전후해 지난해에는 200만원 정도의 후원금이 모아졌는데 올해는 50만원도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사무국장은 "간식과 생필품을 주는 후원인은 가끔 있지만 현금으로 기부하는 사람은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남구 봉덕2동의 F아동복지시설 역시 예전에 비해 온정의 손길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후원물품을 전달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주는 지역 복지관에 들어오는 후원도 크게 끊겼다.

달서구 신당종합사회복지관 정재우(31.남) 사회복지사는 "경제가 워낙 어려운 탓에 후원물품량이 작년과 비교해 50% 정도 줄어들었다"면서 "다른 복지관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임시아 부장은 "경제불황으로 기부의 손길이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나 이럴 때일수록 작은 정성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면서 "기부도 하나의 습관이자 문화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나눔에 대한 교육을 꼼꼼히 시키면 아이들 세대에서는 경제위기가 와도 온정의 손길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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