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공공성, 산업.시장 논리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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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이영대 노조위원장, "언론악법 밀어붙이면 언제든 총파업"

대구MBC 이영대 노조위원장
대구MBC 이영대 노조위원장
13일동안 파업을 벌였던 대구MBC 노동조합이 1월 8일 06시 업무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결방되거나 차질을 빚었던 프로그램이 8일 아침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

대구MBC는 전체 140여명 직원 가운데 103명이 노조 조합원으로, 방송 운영을 위한 최소 인력을 뺀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전면 파업을 벌이며 서울 집회와 대구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

대구지역에서는 CBS만 이틀간(12.30-31) 파업했고 KBS와 TBC, 매일.영남을 비롯한 지역 신문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구MBC는 언론노조의 총파업 방침에 따라,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비롯한 △신문법 △ 방송법 △IPTV법 △정보통신망법 △언론중재법 △전파법 △DTV전환특별법 등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한 '7대 언론 관련법'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였다. 업무에 복귀한 8일 오전, 대구MBC 이영대 노조위원장에게 파업과 관련한 얘기를 들어봤다.

- 13일간 파업했다. 프로그램 운영에 문제 없나?
= 정상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다만, 파업으로 제작을 중단한 프로그램이 많아 일주일 정도 고생할 것 같다.

- 파업의 완전 중단인가?
= 아니다. 공식적으로 '파업 잠정 중단'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다시 밀어붙이면 언제든지 파업에 들어간다. 2월에도 똑같이 국회가 파행 운영되거나 한나라당이 악법을 밀어붙일 경향성은 남아있다. 협의든 합의든 마찰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파업은 잠정 중단이며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 이번 파업 투쟁은 언론악법안이 전면 철회될 때까지다.  국민적 합의 없이 언론악법이 강행 처리된다면 총파업은 계속된다. 

- 이번 파업을 평가하면?
=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악법의 위험을 국민들에게 알렸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조중동.재벌방송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거리선전전과 파업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렸고,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 또,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언론악법을 막아낸 것도 의미 있다. 그리고, 친이계나 특정세력이 정책을 일방적으로, 힘으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사실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각인됐다고 본다. 

- 방송사 내부적으로는 어떤가?
= 우리 MBC의 연대감과 동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언론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단결된 모습을 보였고, 앞으로 또 다른 싸움이 있을 때도 그럴 수 있다는 자세를 확인했다.

- 대구 TV3사 가운데 대구MBC만 파업했다. 어떻게 보나?
= 지역민방인 TBC는 언론노조 조직으로 파업 찬반투표도 가결됐기 때문에 당연히 파업에 참가했어야 했다. 그러나, 민영방송이 갖고 있는 어려운 점을 십분 이해한다다. 특히, 노조위원장이 투병중이라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대구방송 쪽에 파업에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 점은 우리 조합원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다만, '보도'에 대해서는 아쉽다. 보도를 통해 파업의 정당성과 언론 문제 알린다는 언론노조의 '보도투쟁' 지침도 있었는데, 파업이나 언론악법에 대한 부분가 거의 나가지 않았다. 다른 민방과 달리 대구는 좀 안된 것 같다.

- 대구KBS에 대해서는?
= KBS는 언론노조를 탈퇴한 상황이라 특별한 결의와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KBS 내부의 여러가지 인식과 문제 제기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지 않겠나. 지금 KBS를 비판하기 보다 앞으로 언론 공공성 수호 투쟁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KBS가 언론노조 소속은 아니지만 언론노조 중에 가장 규모 크기 때문에 언론 공공성 수호에 나서야 한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언론 공공성 수호'라는 대의명분에 같이 가자는 노력은 KBS 내부에서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파업과 관련해 대구KBS와 공식적이나 비공적으로 만나거나 논의한 적은 전혀 없었다.

- 매일신문.영남일보를 비롯한 지역 신문은 어떤가?
= 뭐라 말하기 그렇다. 다만, 언론공공성 수호 투쟁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대해서는?
= 몇 차례 촛불문화제나 기자회견을 같이 했고,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줬다. 이번 파업과 연대를 계기로 노조 차원에서 언론 공공성을 확장시키는 여러가지 활동을 할 생각인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일상 생활 속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

- 시청자와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역의 보수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언론위기 인식에 대해 같이 해 주신 부분에 대해 감사한다. 파업에 따른 프로그램 차질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언론과 방송은 공공성을 갖고 있다. 공공성의 가치를 산업적인 논리나 시장주의 논리로 바라본다면 언제라도 공공성을 해치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지역방송은 서울처럼 시청률이나 광고보다 지역성과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산업.시장 논리로 보면 맞지 않다. 이번 파업에서 방송 종사자들은 이런 '언론 공공성 수호' 싸움에 열심히 참여했다. 또,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얘기할 수 있었다. 앞으로 방송을 통해 지역 시청자와 지역방송이 좀 더 친근감 있고 의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대구MBC 노조 기자회견...(2008.12.29.한나라당 대구경북시.도당 앞 / 사진. 유지웅 기자)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대구MBC 노조 기자회견...(2008.12.29.한나라당 대구경북시.도당 앞 / 사진.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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