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겨울 집 주남저수지.
처음에는 산남 늪, 용산 늪, 가월 늪이라 불렀고 더러는 강이라고도 불렀다 한다.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머리를 멍하게 만드는 바람, 텅 빈 논에 까맣게 앉은 새들, 엉덩이를 빼어 올리고 망원경에 눈을 붙인 사람들, 조잘대는 아이들, 작음 걸음에도 파다닥 날아오르는 예민한 새들, 카메라 앞에서 망부석처럼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
저수지 맞은편 논을 가로지르면 좁고 얕게 흐르는 주천강, 멋들어지게 놓인 주남 돌다리가 있고, 다리를 건너면 온통 파란 고등포 마을이다. 옛 이름은 고동게, 황무지인 높은 벌판 위에 집을 일렬로 지었다 한다. 마을 중앙에는 주성 슈퍼가 있다. 막걸리를 마시면 할머니는 김장김치를 손으로 북북 찢어 주신다.
글.사진 평화뉴스 류혜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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