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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입맛따라 무한변신, 영혼없는 통일부
남북 정상선언 '주무'에서 '외면'으로..원칙도 소신도 없나?
2009년 01월 14일 (수) 16:18:36 평화뉴스 pnnews@pn.or.kr
'정상선언', 언급도 없는 통일부 업무보고

 2008년 12월 31일 대통령에 대한 통일부의 업무보고가 있었다. 보통 부처 업무보고를 3월에 받는 것과 달리 이명박 대통령이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 해를 넘기기 전에 업무보고를 받는다는 취지였다. 통일부는 업무보고에서 [새로운 남북관계로의 전환]을 위한 2009년 통일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18쪽 분량의 파워포인트로 작업된 통일부 추진계획을 보고 또 봐도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대한 내용, 아니 단 하나의 숫자도 없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탈바꿈을 한 통일부의 입장에 비추어 볼 때 크게 놀랄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혹여 의례적 차원에서의 언급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역시나였다.

   
▲ 2009 통일부 업무보고 관련 기자간담회(2008.12.31 / 사진. 통일부 홈페이지)

 이명박 정부 들어 북측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본입장은 1, 2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대한 이행 실천의 입장을 명백히 밝히라는 것이었고 이는 누구보다 통일부가 잘 알고 있다. 또 남측의 통일운동단체들과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각계 인사들이 1년 내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합의사항을 지키자고 요구한 것 또한 통일부가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통일부가 2009년 추진계획에서 ‘6.15, 10.4선언’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남북관계를 풀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는 통일부의 존재자체에 대해 심각한 저항을 가져올 지도 모른다.

통일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6.15, 10.4선언

 이명박 정부 들어 통일부에 들어간 국민의 세금이 얼마나 아까운지 모른다. 통일부 보도자료 발행수(통일부 홈페이지 www.unikorea.go.kr참고)를 보면 2007년 10.4 선언 이후 노무현 정부 집권 말 5개월 동안 보도자료가 162개가 나왔고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오늘까지 10개월 넘는 동안 88개가 나왔다. 보도자료는 조직의 활동전반을 대내외에 알리는 문서로 행사, 활동, 인사, 기타사항등이 담기게 된다. 수치로만 단순비교해 보면 현재 통일부가 노무현 정부 때보다 대략 1/4정도의 일 밖에 안 한다고 볼 수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10년 동안 햇볕정책, 평화번영정책의 기조아래 펼친 통일사업중에 가장 많은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받은 것은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의 합의 발표다. 이는 물론 주무부서인 통일부가 주도적으로 앞장서서 진행해왔다. 그런 통일부가 10년 동안의 화해협력정책의 결과 그리고 남북관계개선의 주요 좌표가 된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외면하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2008년에는 형식적으로라도 6,15. 10.4선언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부정한 적이 없다’, ‘북한도 지키지 않는 것이 있다’,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하더니 올해는 그 마저도 하지 않는 것인가?

남북경협, 대화도 없이 가능한가?

   
▲ 김하중 통일부장관
 추진계획의 내용을 보면 사실상 통일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더욱 명백해진다. 2009년 추진계획의 목표로 총적인 방향을 [새로운 남북관계로의 전환]으로 잡고 안정적 남북관계, 생산적 남북관계, 호혜적 남북관계로의 목표설정과 추진과제로 1)남북당국간 대회 추진 2)남북경제협력 추진 3)인도적 문제의 실질적 해결노력 4) 상생공영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대 강화로 잡고 있다.

 남북관계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이 모든 것이 현재적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남북당국간 대화는 작년 5차례의 대화 요청을 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았고, 남북경제협력추진도 어떤 당국자간의 대화도 출입도 없는 조건에서 남북정부가 경제협력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도적 지원문제도 이산가족 상봉, 국군포로 납북자문제 해결, 대북 인도적지원인데 유일하게 가능한 것 같은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의 요청이 있을 경우로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이 또한 불가능 할 것이다. 사실상 통일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가져오게 한 상생공영정책(비핵개방 3000구상에 포장을 씌운 것)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인데 이는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정상선언 외면하고 딴 짓하는 통일부

남측에서 남북관계의 대상은 북이며 북과의 타협과 협상을 통해야 그 다음이 있는 것이 아닌가? 북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도 경제협력을 위해서도 이산가족 상봉 등의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도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그 모든 것의 핵심적 문제는 남과 북의 정상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의 이행 실천문제이다. 6.15, 10.4선언 안에 남북대화도 남북경협도 인도적 지원문제도 다 있는데 왜 이를 외면시하고 딴 짓을 하는 걸까?

통일부가 이를 몰라서라면 가르쳐 줄 수 도 있지만 누구보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와 입장은 통일부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알면서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을 알기에 철저히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카멜레온 처럼 스스로를 무한 변신하는 것이다. 영혼없는 그들에게 민족의 장래와 운명을 맡겨도 될 것인가?

통일부의 무한변신과 달리 꿋꿋이 자기 지조를 지키고 있는 외교통상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 미국과 체결한 한미FTA를 국회비준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미 두 정상의 동의를 얻어 합의한 것 만틈 국회비준 처리를 하자는 것이다. 이 정부의 기준은 왜 이리 다른 것인가? 오바마가 당선되고 부시와는 또 다른 대외경제정책을 펼칠 것이 분명한데 이에 대한 고려는 안해도 되고 10.4선언은 무시, 외면하면서 이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의 편향되고 무원칙한 국정철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혼 있는 통일부가 될 수 는 없는가?
 
백번 양보해서 남북관계의 경색이 우리에게 국익을 가져다주면 우리 국민들 중 일부는 동의할지도 모르겠다.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우리에게 오는 어떤 국익이 있는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한국의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것은 늘 상존하고 있는 남북대결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위협이 아닌가?

13일 정부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비전으로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을 확정하였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첨단융합사업, 서비스 산업 등이 그것이다. 10.4 선언의 이행을 통한 남북경협의 전면적 확대는 명백히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비전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개성공단의 확대는 중소기업에게 출로를 열어줄 것이다. 한반도 종단철도외 러시아 횡단철도를 연결하여 얻는 우리의 경제이익은 얼마나 클 것인가?   왜 통일부는 6.15, 10.4선언의 이행이 우리의 신성장동력임을 떳떳하게 얘기하지 못하는가?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입장 바꾸기를 하는 통일부보다 평화통일을 위해 원칙과 소신있는 영혼있는 통일부가 될 수 는 없는가?
 
현재의 남북관계를 보면서 94년 김일성 주석 사망이후 김영삼 정권시절의 남북관계를 떠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명박 정부도 집권 말까지 단 한차례의 공식적 대화 접촉이 없는 정부로 기록될 것인지 지켜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면 오바마 바짓가랭이라도 잡고 말릴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제발 좀 약속한 것은 지키자.

   





[평화와 통일]
글. 오택진(평화뉴스 객원기자. 6.15실천대경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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