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마음,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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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모임 <아기천사의 합창>...봉사로 맺어진 아름다운 인연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봉사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07년 5월 5일. 직장인 이정애(32.여.대구시 동구 동촌동)씨는 어머니와 함께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의 장애아동 시설인 인제요양원을 찾았다. 어머니와 함께 봉사활동도 할 겸 어린이날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서였다. 장애아동들과 함께 하는 미니체육대회 도중 시설에서 생활하는 강미정(28.여.가명)씨가 이씨에게 말을 건넸다.

"아, 나도 엄마 있었으면 좋겠다"

이씨가 답했다. "그래? 그럼 우리 둘도 서로에게 엄마가 돼 주기로 할까?"

"봉사에 중독되고 행복을 전염시키는 날까지"

두 사람의 '아름다운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친구가 돼 서로의 안부를 챙겨주고 있다.

이정애씨(사진.남승렬 기자)
이정애씨(사진.남승렬 기자)
이씨는 "지금도 미정이가 수시로 전화를 해 밥은 먹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마치 엄마처럼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한다" 면서 "미정이를 통해 장애가 있는 분들이 '참 순수하고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내가 받은 사랑을 봉사를 통해 사회에 되돌려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금도 매주 인제요양원을 비롯한 지역의 장애아동 시설을 찾아 미정씨와 같은 장애아동을 만난다. 그가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2006년 5월. 이씨가 활동하는 온라인 모임에서 진행한 홀몸어르신 돕기 성금 모금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평소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나눔의 의미를 깨달은 그에게 봉사는 이제 일상이 됐다.

장애아동 시설에서 이씨가 하는 일은 식사도우미, 시설 청소.정리, 말벗 되어주기 등이다.이씨는 "내 노력을 조금 들여 봉사를 하면 얻는 게 훨씬 많아요. 큰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뜻있는 일이지만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이웃을 돕는 것도 그에 못지 않는 것 같습니다. 봉사를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어요"라고 했다. 그는 "모든 이들이 봉사에 중독되고 행복을 전염시키는 날까지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며 웃었다.

 '아기천사의 합창'...매주 요양시설 찾아 "사랑 노래"

경제위기 속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가운데 이씨와 같은 '봉사천사'들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 이들은 온라인에서 모임을 꾸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이씨가 속한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아기천사의 합창 대구경북'(http://cafe.daum.net/chunsa5)도 온라인 봉사 모임 가운데 하나다.

아기천사의 합창은 전국 단위의 온라인 봉사모임으로 대구경북 지역에는 2004년 7월에 처음 생겨나, 현재 1천80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지역 장애아동 시설을 찾아 4시간 정도 봉사에 나선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각각 경북 고령군 성산면의 성요셉재활원과 경북 군위군 효령면의 신망애원을 찾아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또, 둘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에는 대구시 동구 자유재활원과 수성구 인제요양원을 각각 찾아 나눔을 펼친다. 2월 1일에는 신망애집을 찾아 목욕봉사와 미용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어 7일과 14일에는 성요셉재활원과 자유재활원을 각각 방문, 봉사를 펴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성요셉재활원을 찾아 아동들과 산책을 하고 있는 '아기천사의 합창 대구경북' 회원들(사진제공.아기천사의 합창 대구경북)
지난해 11월 성요셉재활원을 찾아 아동들과 산책을 하고 있는 '아기천사의 합창 대구경북' 회원들(사진제공.아기천사의 합창 대구경북)

중.고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참여하는 사람들도 다양하다. 한 번 봉사활동을 갈 때마다 3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찾아와 봉사활동을 한 뒤 계속해서 나오시는 분들도 많다"면서 "봉사를 하자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구시자원봉사센터 정연욱 소장은 "경제침체가 어려울수록 소외계층의 외로움도 커져가고 있다"면서 "이들의 외로움을 없애주기 위해서는 학생과 주부, 기업인을 비롯한 모든 계층의 나눔실천 정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랑 나눔 에세이 엮어요"

한편, 아기천사의 합창은 '사랑나눔 에세이'를 공모하고 있다. 나눔의 실천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정신을 알리기 위해서다. 주제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겪은 따뜻하고 뭉클한 사연을 비롯한 봉사활동 에피소드. 아기천사의 합창 회원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응모기간은 오는 2월 15일까지며 수상작은 계간 '문학의 봄'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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