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동 미사일의 진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택진..."북의 미사일 실험 발사는 도발인가?"

있지도 않은 '대포동 미사일'의 이름

 정보당국의 내용을 받아 언론들이 연일 대포동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내용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에게 대포동 1호, 2호 등의 이름은 익숙하다. 그러나 북한이 예전에 발사한 미사일의 이름은 대포동 미사일이 아니다. '대포동'이라는 명칭은 미국 국방성이 공중 정찰로 이 미사일을 발견한 '대포동'(大浦洞:지금의 무수단리)지명을 따서 붙인 코드명이다. 즉 대포동 1호, 2호 미사일은 실재하는 이름이 아니며 미국 국방성이 명명한 것이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1998년 8월 31일 쏘아올린 광명성1호의 운반체 미사일은 백두산 1호이고 발사체는 광명성1호라고 한다.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LA에서 쏘아 연습하면 LA미사일로 부르고, 러시아의 스커드 미사일을 모스크바에서 쏘면 모스크바 미사일이 되고, 한국형 지대지 미사일 현무를 경북 점촌에서 쏘면 점촌 미사일이 되는가?

 사람의 이름이나 사물의 명칭은 작명 또는 제작한 주체가 정하는 데 따라 그것을 불러주는 것이 보통의 이치다. 미사일 명칭 하나에서도 세계유일패권국 미국 국방성이 쓰는 명칭을 그대로 받아쓰는 우리의 가벼움을 돌아보아야 하지 않나?

왜 사람들은 대포동 미사일에 흥분하는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때 마다 국방당국은 비장한 자세로 국토안보의 결의를 다지며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며 국민불안을 부추긴다. 물론 남과 북이 여전히 군사적 대치상태에 있고 북한의 군사적 행위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말고 안보의 태세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특히 다른 단거리 미사일에 비해 유독 대포동 미사일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은 왜일까?

 여러 가지 분석에 따르면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사거리가 6천700km에서 1만km 정도의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보기관은 대포동2호 미사일을 1기 개발하는데 는 250억 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 한국국방연구원(KIDA) 전경만 박사의 2006년‘동북아안보정세분석’자료에 따르면 사거리 6천5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기는 재래식 사단 10개와 맞먹고 최신예 전차 화력 20배에 가까운 전투능력을 지닌다고 소개했다. 또 이지스 구축함 전투능력의 16배, 아파치 공격용 헬기의 18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 탄두에 핵 폭탄이나 생화학탄을 탑재해 인구밀집 대도시로 날려 보내면 10만 명의 보병과 이지스 구축함, 전차, 헬기 등으로 공격했을 때보다 10~20배에 가까운 대량살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 박사의 이런 가치분석은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혀 그 신뢰도를 가늠케 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대규모 군사력 운용체인 항공모함 보다 정밀 군사력 자체의 투사능력, 특히 장거리미사일의 전략적 가치가 오늘날 더욱 강조되고 있다"면서 그 같은 분석치를 내놨다고 그는 전했다. <통일뉴스 2007.12.6>


전 세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6개국 정도이고 북한이 대포동2호의 시험발사를 성공하게 될 경우(이미 성공했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에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가지면서도 핵무기를 보유 했을 수도 있는 국가로 이른바 군사강국으로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국내외의 군 당국과 정보당국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300km 이상의 실전용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중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제한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상당히 비교되는 것이다.

미사일 실험 발사는 도발인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법을 어긴 불법적 행동인가? 아니면 합법적인 군사행동인가? 상식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미사일의 성능을 확안하기 위해서 시험발사를 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일을 만들어놓고 그 성능을 확인하지 않는 나라는 없지 않은가? 현실적으로도 미사일 발사는 수많은 나라에서 정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또한 군사훈련에서 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하고 심지어 핵실험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하였고 우리정부도 크루즈 미사일 개발과 발사시험을 꾸준히 진행해왔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이처럼 미사일 발사는 모든 주권국가에서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군사훈련의 하나이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미사일 시험 및 발사훈련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국제조약은 유일하게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뿐인데, 이것은 미사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 주도로 서방 7개국이 1987년 4월 16일 설립한 비공식 협정으로 현재 34개 회원국들이 참가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MTCR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것에 구속되지 않는다.

<매일신문> 2009년 2월 5일자 사설(27면)
<매일신문> 2009년 2월 5일자 사설(27면)

 아직 하지도 않은 미사일 실험발사에 대해 도발이라고 몰아붙이는 근거는 무엇인가?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2006년 10월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 제재 1718호에 따라 미사일 활동이 금지돼 있음을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 1718호는 북한의 핵실험이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와 관련한 모든 프로그램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북한이 가입한 국제조약을 어긴 것과는 무관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 제재 1718호가 전 세계의 핵보유국 또는 핵실험국가와 탄도미사일 보유 및 실험국가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유독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공정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는 마당에 이것을 근거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도발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매년 3월 한 미간의 대규모합동군사훈련에서는 상륙작전 등 대북공격계획으로 인식할 수 있는 훈련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다. 이는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북한에게는 도발행위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우리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바람피우는 것’이라는 식의 주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실을 얘기하자. 지금 쏘려고 하는 것은 정확히 미사일이 맞는가?


1998년 8월 31일 북한에서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쏘았다고 난리가 났었다. 그리고 국내외 언론들은 벌떼같이 달려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논조의 사설을 실었다. 그런데 정작 북한이 쏜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백두산1호라는 미사일에 광명성1호 인공위성을 실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것이다.


북측 해설원은 ‘광명성 1호는 1998년 8월 31일 12시 7분에 발사됐으며, 253km를 지난 위도 40도 51분, 경도 132도 40분에 위치한 동해상에서 1단계 분리가 이루어지고, 1,646km를 지나 위도 40도 13분, 경도 40도 13분에 위치한 태평양 상에서 2단계 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뒤 다시 27초 후에 궤도에 진입했다.’고 말한다.
<통일뉴스 2006.7.22>


미국은 처음에 3단계로켓에 의한 인공위성 발사라는 북측의 주장에 대해 부정하며 대륙간탄도탄(ICBM) ‘대포동 1호’로 명명하다가 나중에 ‘궤도 진입에 실패한 인공위성’으로 규정한 바 있다. 또, 고영구 전 국가정보원장도 '인공위성'을 인정했다.


고영구 전 국가정보원장은 2005년 2월 24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대포동 1호(2000㎞급)는 98년 8월 인공위성(광명성 1호) 발사시 운반체로 사용된 바 있고, 대포동 2호는(6000㎞급)는 현재 로켓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되는 대목은 '인공위성'이라는 용어를 쓴 부분. 국정원에서는 북한이 1998년 8월 31일 쏴 올린 물체가 인공위성이라는 사실을 고 국정원장의 발언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었다.
 1998년 북한의 `광명성 1호' 발사 당시 한.미.일 등은 그것이 인공위성 발사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길 꺼려했고 98년 9월 14일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은 아주 소형의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한차례 `인공위성'을 언급했을 뿐이고, 한국 역시 미측 발표를 인용해 그날 하루만 `실패한 인공위성'이라고 불렀고 그 후에는 정부 당국자든 언론이든 `대포동 1호 미사일'로 지칭해 왔다. <연합뉴스2005.02.26>


위의 내용을 보면 1998년 8월 31일 북한이 쏘아 올린 것은 그것이 성공했든 실패했든 간에 인공위성인 것이다. 남북의 적대적 대치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객관적 정보는 얻기 힘들고 대북정보는 대부분 미국 국방성이나 정보당국에 의존하고 있다. 언론 또한 이런 발표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보당국은 사실을 알고도 7년 동안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미사일 발사’로만 얘기하였고 언론들은 그 이후에도 ‘미사일 발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미사일 발사’는 우리 국민들에게 북한이 혹시라도 미사일을 우리에게 쏘지는 않을 까하는 두려움을 가져다주며 북한에 대해 호전적이라는 인상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나 하는 의문점을 가지게 하고 북한도 우주연구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일반적 인식을 가지게 된다. 이런 점을 잘 아는 한미일의 정보당국과 언론들은 왜 진실을 제대로 말하지 않는 것일까?

 지금 북한이 미사일 실험 발사를 하려고 하는지, 인공위성을 쏘려고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보당국과 언론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보당국은 정보공급자로 ‘팩트’를 제공하고 언론은 책임감을 가지고 보도해야 한다. 적어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평화와 통일]
글. 오택진(평화뉴스 객원기자. 6.15실천대경본부 사무처장)

(*.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 평화뉴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