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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여 잘 들어줌으로써...
[주말에세이] 김민정 변호사..."도대체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2009년 02월 13일 (금) 10:46:08 평화뉴스 pnnews@pn.or.kr
“도대체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법률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하소연을 하는 상담의뢰인이 많다.

상담의뢰인 자신이 돈을 받지도 쓰지도 않았는데 왜 자신이 돈을 변제해야 하느냐 억울하다, 자신이 폭행을 한 적도 없고 오히려 폭행을 당했는데 왜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느냐 억울하다, 배우자가 간통을 해서 상간녀 집에 가서 따졌을 뿐인데 배우자와 상간녀는 간통으로 처벌받지 않고 왜 자신만 주거침입, 상해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느냐 억울하다, 등등 자신의 억울한 처지를 하소연하는 상담을 종종 듣게 된다.

억울하다는 상담의뢰인의 이야기를 들은 후 이러한 부분은 법적으로 이렇게 문제되고, 법적으로 이렇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상담을 하면 “아~그래서 그랬군요.” 하고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 법이 잘못된 것이죠.”라는 사람도 있다.

상담의뢰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자신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상담의뢰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법이 그렇게 규정되어 있어 어쩔 수 없습니다.”이다. 물론 상담의뢰인도 사람인지라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거나 언급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잘못은 크게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원래 자신의 눈에 들어간 티끌은 바위처럼 느껴지는 법이니까.

이런 부분이 있음을 감안하고 상담을 하다 보니 법률적 조력자 역할 이외에도 상담의뢰인의 인생 상담, 하소연, 한풀이를 들어주는 카운슬러가 되기도 한다. 억울하다며 나를 찾아온 상담의뢰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 또한 그들에게서 인생을 배우기도 한다. 가령 이혼소송에서 이런 부분이 부부간 불화를 유발시키는구나, 이런 부분에서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대립될 수 있구나 하고 대리경험을 하기도 한다.

법이란 것은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것에 대해 나름 객관화하여 판단하는 잣대이다. 법률적 잣대가 모든 이해당사자에게 만족을 줄 수 없고 누군가는 전부든 일부든 패소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 각자의 입장에서는 상당부분 억울할 수도 있고 결코 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법은 그물망과도 같아서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는 없다.

상담의뢰인과 상담을 하면서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그들 입장에서 때로는 제3자나 대립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들으면서 법적 조언이외에도 경험칙에 의한 조언을 하기도 하는데,  법률적 조력자 역할이외에도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귀 기울여 잘 듣기라고 생각한다. 귀 기울여 잘 들어줌으로써 법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그들의 마음의 앙금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으리라 믿고 싶다.

   




[주말에세이]
김민정(변호사)

*김민정 변호사 / 법무법인 대구하나로 근무.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조정위원. 국민권익위원회 전문상담위원. 대구여성 전화 법률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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