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편에서 사랑 실천한 큰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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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대구 조문.추모.."가난한 이들 뜨겁게 안으셨는데.."

故 김수환 추기경(사진.남승렬 기자)
故 김수환 추기경(사진.남승렬 기자)

"우리 민족의 살아있는 지혜, 주님의 품 안에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16일 선종(善終)한 김수환 추기경의 고향 대구에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또,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17일 오전 11시 계산성당에 김 추기경의 분향소를 차리고 추모 미사를 거행했다.

분향소가 설치되자, 1천여명의 신자들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국화꽃으로 둘러싸인 영정사진을 보며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했다. 대구대교구장 최영수(요한) 대주교의 추모사를 하성호 사무처장이 대독하자 신자들은 눈을 감은 채 고인을 추모했다.

최영수 대주교는 추모사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은 우리 민족의 살아있는 지혜였다"며 고인을 기렸다.

특히, "언제나 진리와 정의, 양심의 편에 계셨으며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의 생존권을 되찾아 주기 위해 일생을 주님께 바치신 시대의 살아있는 말씀"이라며 김 추기경을 추모했다. 또, "김수환 추기경님은 한 사람의 삶이 이렇게 고귀하고 가치있음을 모범으로 보여주셨다"며 "주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라고 애도했다.

故 김수환 추기경 추모 미사에서 기도하는 신자들(2009.2.17 대구 계산성당 / 사진.남승렬 기자)
故 김수환 추기경 추모 미사에서 기도하는 신자들(2009.2.17 대구 계산성당 / 사진.남승렬 기자)

신자들도 고인의 선종을 슬퍼했다.

계산성당 손순란(힐데가드.57.여) 사목부회장은 "항상 약한 자들 편에 서신 그야말로 가장 큰 별이셨다"고 했다. 또,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평생을 그렇게 헌신하실 분이 어디 있겠느냐"며 김 추기경의 명목을 빌었다.

정인환(발도로메오.70.남)씨는 "가깝게 보진 못했어도 참 인자하신 분이셨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역사를 쓰신 분이자 가난한 이들을 뜨겁게 안으셨는데 이제 우리 곁에 없다니 슬픔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이해도(안젤로.59남)씨는 "지역 출신으로 대구의 정신적 지주이자 천주교 신자들의 거목이셨던 분"이라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김 추기경을 한번 만나봤다는 이재덕(모니카.60.여)씨는 "너무나 슬프다. 불의에 숨죽이지 않으시고 정의 편에 서서 평생을 사신 지성인의 큰 어른"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신자는 "대구 계산성당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으신 분이셨는데 선종해 참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제는 주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애통해 했다.

계산성당은 김 추기경의 장례 기간 동안 매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3시, 7시 하루 3차례에 걸쳐 추모미사를 올리기로 했다. 고인의 입관식은 19일 오후 명동성당에서 치러지고, 장례미사는 오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서울대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의 천주교 성직자 묘역이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은 1922년 대구에서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막내로 출생해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당시 추기경 중에서는 최연소 서임이었다. 1951년 9월 대구 계산동 주교좌 성당에서 사제로 서품된 뒤 경북 안동성당에 부임해 사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또, 김천성당 주임신부와 대구에 본사를 둔 가톨릭신문 사장을 지내는 등 대구경북과의 인연은 각별했다.

故 김수환 추기경 추모 미사(2009.2.17 대구 계산성당 / 사진.남승렬 기자)
故 김수환 추기경 추모 미사(2009.2.17 대구 계산성당 / 사진.남승렬 기자)
故 김수환 추기경 추모 미사(2009.2.17 대구 계산성당 / 사진.남승렬 기자)
故 김수환 추기경 추모 미사(2009.2.17 대구 계산성당 / 사진.남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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