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취수원 이전'보다 '대체 상수원'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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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석(경북대 교수)..."댐 방류량 줄어 취수량 부족..생태복원도 어려워"

  대구시는 반복되는 유해물질에 의한 수질오염사고에 대비하고 수돗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약 8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안동댐에서 대구 매곡정수장까지 171km의 지하관거을 매설하여 하루 60만톤의 안동댐 물을 직접 대구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로써 대구시는 안전한 상수원을 확보할 수는 있겠으나, 안동댐 방류량의 감소로 낙동강에서 상수원수를 취수하는 지자체는 취수량 부족이 예상되며, 수량 및 하천자정능력 감소로 수질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생태복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매일신문, 영남일보 2월 21일자 1면
매일신문, 영남일보 2월 21일자 1면

  작년 대구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낙동강 취수원이전 타당성 검토용역를 의뢰하였다. 연구결과 막대한 이전비용이 소요되고, 구미, 칠곡 등에서의 취수량 부족이 예상되어 취수원 이전은 불가하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한 구미상류 이전대상지역에 대한 수질분석 결과,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는 물론 상류지역에서도 퍼클로레이트와 같은 유해물질 등의 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요되는 경비에 비해 취수원 이전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심각한 겨울 가뭄으로 낙동강의 수량이 크게 감소되어 발생된 1.4-다이옥산 문제와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가뭄 등을 계기로 백지화되었던 취수원 이전에 대한 검토가 다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대구시가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할 경우 예상되는 가장 문제는 수량부족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취수원 이전으로 안동댐의 하루 방류량이 158만톤에서 100만톤 정도로 줄어 안동댐과 대구사이에 위치한 지자체의 상수원수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도 낙동강은 갈수기 때 하천유지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수질악화 등의 문제가 있는데, 취수원 이전으로 이러한 문제는 가중될 것이다.

앞으로 하천관리는 인간중심이 아닌 생태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하천 생태복원과 수질개선을 위한 필수조건은 바로 수량확보이다. 취수원 이전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먼저 낙동강에 충분한 양의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수량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겨레신문 2월 24일
한겨레신문 2월 24일

  수량확보 방안은 농업용 저수지의 제방을 증고하거나 개량하여 저수량을 확대하는 것과 중소규모의 댐을 신설하는 것이며, 또한 다목적 천변저류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량확보 방안은 하천 수질개선과 생태복원뿐만 아니라, 홍수 및 가뭄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유해물질에 대한 완충능력 확보를 통해 상수원의 안전성 및 하천 생태의 건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대구에서 유해물질에 의한 수질오염사고로부터 수돗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상수원수를 점차 댐용수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대체 상수원으로 중소규모의 상수전용댐을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대구지역에는 댐건설의 적정부지를 찾기는 매우 힘들다. 그래도 인근 경북지역에서 광역상수전용댐의 건설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또한 현재 저수용량 부족으로 상수원수로서 비중이 적은 가창댐과 공산댐의 제방을 증고하여 저수용량을 확대할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운문댐의 경우는 가장 깨끗한 상수원으로 대구시는 30만톤/일의 수리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높은 원수값으로 사용을 제한 받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와의 원수값 조정을 통해 사용량을 확대해야 한다.

  경북지역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가용한 상수원이 한정되어 있고, 취수원에서의 수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광역상수원을 확보해야 한다. 중소규모의 상수전용댐을 건설하여 광역상수원으로 사용하거나 기존 댐의 잉여수량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깨끗한 물에 대한 욕구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일부지역의 이익을 위해 다른지역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되도록 낙동강 유역의 모든 지역민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와 경북지역은 광역 및 대체상수원을 개발하여 먹는 물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누구나 찬성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할 것이다.

[기고] 민경석(경북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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