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덮은 영남일보, '무료 공익광고'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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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보노운동'에서 착안...3월부터 매월 8회 게재...4월은 '환경', 5월은 '기아'

<영남일보> 2009년 3월 2일자 14,15면에 실린 '광고'(사진.영남일보)
<영남일보> 2009년 3월 2일자 14,15면에 실린 '광고'(사진.영남일보)

영남일보 3월 2일자 14면과 15면. 두 지면이 파란 이불로 덮혔다.
"오늘도 누군가는 이 신문을 이불로 써야 합니다"라는 카피 아래, '불우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세요'라는 설명과 함께 후원을 문의할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이같은 '이불신문' 광고는 5일, 10일, 14일자 신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불신문'으로 회자되며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광고는, 영남일보가 처음 시도한 <영남일보 2009글로컬 캠페인 - 이제석의 좋은 세상 만들기>로, 사회 공익적 주제의 무료 광고를 연중 게재한다. 올 12월까지 한 주에 2회, 한 달에 8회씩 신문에 낼 예정이다. 3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광고를 시작으로, 4월에는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지구온난화'를, 5월에는 '기아' 문제를 다루기로 하고 관련 단체와 논의하고 있다. 주제별 '광고'는 하나의 작품으로 반복 게재해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무료 공익광고...'프로보노운동'에서 착안

이 캠페인은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세계 주요 신문사가 비영리단체 광고를 지면에 무료로 실어주는 '프로보노(pro bono)운동'에 착안했다. 프로보노(pro bono)는 '공익을 위하여'라는 의미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온 말로, 주로 의사나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가가 의료봉사나 무료법률상담 등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영남일보의 이 광고 기획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트디렉터' 이제석(28)씨가 맡는다.
이제석씨는 지난 해 7월 뉴욕 심장부 맨해튼에서 일본의 독도 침탈을 비판하는 게릴라 광고 캠페인을 펼쳐 국내외 언론에 주목을 받았다. 계명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수석 졸업한 뒤 미욱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 3학년에 편입해 역시 수석으로 졸업했다. 현재 뉴욕에 있는 세계적인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세계적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일본의 역사 교과서를 권총 모양으로 변형시킨 게릴라 광고를 올려 또 한번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절실하지만 쉽게 지나치는 공익적 문제"

<영남일보> 3월 2일자 신문 3면(뉴스&이슈)
<영남일보> 3월 2일자 신문 3면(뉴스&이슈)

이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는 영남일보 백승운 기자(주말섹션팀장)는 "사회적으로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들을 우리 동네와 지역을 넘어 인류 공동의 이슈로 보고 같이 풀어보자는 뜻으로 이 기획을 시작했다"면서 "소외계층 돕기와 환경, 헌혈, 자살 예방, 마약 퇴치를 비롯한 공익적 주제 뿐 아니라 독도문제와 경제살리기 같은 사회적 이슈도 포괄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절실하고 시급하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리는 공익적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게 이 기획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우리나라 신문사에서 '공익 캠페인'을 한 적은 많았으나, 이처럼 '무료 광고' 형태로 연중 기획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독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도 이 기획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눔과 사회 이슈...관심과 참여를"

실제로 '이불 신문' 광고가 나간 뒤 "파격적이다", "신선하다", "우리 단체도 광고해 줄 수 있느냐" 같은 문의가 많았다고 백 기자는 소개했다. 4월로 예정된 '환경' 광고 역시 이런 반응의 하나로, '식목일'과 관련한 '나무'와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대구환경운동연합과 기획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 캠페인은 영남일보가 지난 해 10월 뉴욕에 있는 이제석씨와 전화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시작하게 됐다. 영남일보의 '공익광고' 취지와 이제석씨의 '아이디어'가 맞아 떨어져 연중 캠페인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주제에 따른 '광고' 기획과 디자인은 이제석씨가 '무료'로 맡고 영남일보는 '무료'로 광고를 싣는다.

백승운 기자는 "우리 사회에 참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도 돈이 없어 신문에 광고를 하지 못하는 비영리 단체들이 많다"면서 "이번 기획이 '좋은 일' 하는 사람들에게는 힘이 되고, 독자와 지역민들에게는 이웃 돕기 같은 나눔과 사회 이슈에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남일보> 2008년 10월 10일자 신문 W7면(위클리 포 유)
<영남일보> 2008년 10월 10일자 신문 W7면(위클리 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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