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일째 천막농성, '경북과학대' 비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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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투위.시민단체 "검찰 공정한 수사" 탄원..."대학 존립 위태로운 상황"

재단 비리와 관련, 천막농성이 진행 중인 경북과학대학의 비리의혹에 대해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공정한 수사를 검찰에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경북과학대학 비리척결과 민주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2일 대구지검에 이 학교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의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국가기관 어느 곳 하나 넋두리 할 데가 없어 국가 최고 권력기관에 이글을 올린다"면서 "경북과학대학과 관련한 고발사건을 신중하게 검토해 공명정대한 수사를 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종춘 위원장
이종춘 위원장
공투위 이종춘 상임집행위원장은 "재단 측이 비리를 저질러 경북과학대는 10년 동안 국고 200억원이 투입되고도 대학경쟁력에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대학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라면서 "두 차례 교육부 감사와 세 차례 검찰 수사를 받고도 처벌 수위가 낮아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단 측은 비리 자정보다는 비리를 숨기는 데 급급한 채 학생들과 교직원에게 '모든 게 해결됐다'고 속이고 있다"면서 "결국 모든 피해는 학생들과 교직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투위는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지난 3월 23일부터 대구지검 앞에서 해 오는 한편, 지난 해 11월 4일 시작된 학내 천막농성도 150일째 이어가고 있다.

경북과학대학은 경북 칠곡의 사학재단으로, 횡령과 불법급여 지급을 비롯한 비리의혹이 나와 최근 3년 동안 두 차례의 교육과학기술부 감사를 받았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적사항과 처분내용이 검찰에 고발돼 세 차례의 검찰 수사를 받았고, 현재도 공익제보에 따른 새로운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2005년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에서는 국고횡령을 비롯한 29건이 지적돼, 37억원 환수조치를 받고 대구지검에 고발됐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6억5천만원만 추징한 채 대학 설립자를 집행유예로 풀어주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해 '축소수사'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검찰은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에 앞서, 공투위 측이 고발한 비리의혹 11건에 대한 수사에서 '교원 확보율 허위보고에 의한 국고지원 수혜'와 '탈세 추징금 교비로 보상' 등 2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을 들어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공투위는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에 감사를 요청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는 같은 해 11월 감사를 벌여, 검찰 조사결과와는 다르게 18건의 비리정황을 적발하고 30억원 환수처분을 내렸다.

공투위 소속 경북과학대학교수협의회 이영진 운영위원은 "교육부의 감사결과는 검찰 수사결과를 대부분 뒤집었다"면서 "이는 검찰이 수박 겉핣기 식의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비리에 대해 검찰은 전면 재수사해 모든 것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3월에는 사학법인 이사장과 학장 등이 대학노조를 비롯해 비리의혹을 제기한 교직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이 학교 비리를 둘러싼 갈등은 숙지지 않고 있다.

공투위는 특히, 지난 해 공익제보에 따른 새로운 비리혐의를 입수하고 지난 2월 17일 재단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공투위는 "지난 해 8월, 지난 10년간 경북과학대학의 모든 비리가 담겨있는 자료를 입수했다. 횡령 금액만 해도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지금까지의 대구지검의 수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 또한 대구지검에 배당되자 공투위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2일 오전 대구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나온 경북과학대학 비리의혹의 전면 재수사와 함께 공정한 수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국내 교육기관의 83%를 차지하는 사학이 공공성을 잃고 비리와 탈법으로 이익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면 우리 교육의 토대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면서 "검찰의 엄정한 사학비리 수사만이 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과학대학 비리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2009.4.2 대구지검 / 사진.남승렬 기자)
경북과학대학 비리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2009.4.2 대구지검 / 사진.남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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